[데스크칼럼]경제 난세(難世) 리더십

입력 2011-12-08 10:29 수정 2011-12-12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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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혁 부국장 겸 금융부장

취업 포털 사이트에서 직장인 776명에게 올해를 축약하는 사자성어를 묻자 가진 돈이 한 푼도 없다는 뜻의 ‘수무푼전(手無分錢)을 꼽은 응답자가 가장 많았다고 한다.

구직자(467명)를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는 가시를 등에 진 것처럼 편하지 않다는 망자재배(芒刺在背)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다고 한다. 사는 게 그만큼 힘들다는 얘기다.

인생을 살면서 힘들지 않은 때가 없었건만 요즘 느끼는 체감지수는 다른 것 같다. 예전에는 고진감래(苦盡甘來)라는 한 줄기 희망이 있었지만 지금은 한 치 앞이 안 보인다. 특히 뭔가 불길한 게 오고 있다는 막연한 불안감에 가슴이 답답하다.

세상이 힘들다보니 모두가 상실감에 빠져있다. 부자도, 서민도, 회사를 떠난 사람도, 남은 사람도 어느 누구도 만족하는 사람이 없다. 다들 자신이 피해자요,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다. 사회 구성원들의 만족도 합계가 최소한 제로섬은 돼야 하는데 마이너스를 보인다는 건 그만큼 사회가 건강하지 않다는 얘기다.

일례로 요즘 직장은‘생존자 신드롬’(survivor syndrome)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이는 살아남은 직장인조차도 생존자가 아닌 희생자로 여기는 현상이다. 회사에 다닐 뿐 직장에 대한 안도감은 예전과 같지 않고 자신의 위치나 역할에 대해 자신감을 잃어 버렸다.현실이 이렇다보니, 대박을 노리는 각종 복권이 불티나게 팔려나가고, 철학관에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고 한다.

◇경영자에겐 코스트 리더십이 화두 = 이것이 바로 2011년 12월, 우리들의 세상이고, 우리들의 삶이고, 우리들의 모습이다.

난세(難世)에 리더(경영자)들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 경영자로 똑같이 힘들 것이다. 심지어‘코스트 리더십(Cost Ledership)’이 화두가 될 정도 경영환경이 어려운 게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리더’라는 사회적 책임이 있기 때문에 난세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경영자로서 거대한 비전을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상 속에서 작지만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게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 한마디를 해도 희망을 담아야 한다. 임직원들도 경영자만큼 힘들다는 점을 감안 해 “잘 할 수 있다” “그 사업은 꼭 성공할 것 같다” 고 말하며 서로를 북돋우고 격려해야 한다.

그렇다고 현실을 왜곡시켜서는 안 된다. 위기 때는 좋은 소식보다 나쁜 소식이 더 많기 마련이다. 임직원들을 안심시켜야 된다는 생각에 나쁜 소식을 숨겨서는 안 된다. 웨런 버핏은 9?11테러 이후 간부들에게 편지를 보내 “경영이 악화될 것” 이라고 솔직히 밝히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감을 갖고 위기를 극복해 나가자” 고 호소했다.

송년사를 한다면 말하는 것보다 듣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모두가 힘들 때는 말을 줄이고 경청하는 것이 경영의 지혜이기 때문이다. 송년사에서 조차 직원들에게 어려운 상황을 장황하게 설명하는 건 경영자로서 센스가 없는 것이다.

혹시 직원을 정리해야 한다면 CEO로서 품위를 지켜야 한다. 해고해야 할 때는 가능한 한 빨리 통보하고, 진심을 담아서

◇거대한 비전보다 의미있는 메시지를 = 안타까움을 전달해야 한다. “상황이 이러니 어쩔 수 없지 않느냐”는 말은 떠나는 자의 마음을 감동시키지 못한다.

80만부나 팔린 자기계발서《무지개 원리》로 유명 강사가 된 차동엽 신부는 “어려울 때 일수록 불안한 생각과 부정적 말을 쓰게 되는 데, 이런 건 하면 할수록 불안이 가속회된다”며 “‘된다’‘어떤 경우에도 살아 남는다’ 는 자기다짐을 하면 그대로 된다”고 했다. 다소 설교처럼 들릴 수 있지만 희망을 얘기하고 격려를 해주고, 꿈을 품는 게 난국을 헤쳐나가는 데 도움이 된다는 얘기다. 꿈이 있으면 에너지가 생기고, 그것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한가지 더 제안을 한다면 송년 건배사에도 꿈과 희망을 담아야 한다. 아프리카 스와힐리어로‘하쿠나 마타타’(Hakuna matata)라는 말이 있다.“걱정 하지마, 다 잘 될거야”라는 뜻이다. 올 송년회에서는 ‘하쿠나 마타타’를 외쳐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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