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비메모리'에 대한 아픈(?) 기억

입력 2011-11-16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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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경영정상화 위해 분사, 사업은 있는 듯 없는 듯 쉬쉬…새주인 SKT, 비메모리 강화 방침

“예전에는 쉬쉬했지만, 모기업에서 비메모리 키운다니 한번 지켜봐야죠…”

최근 하이닉스반도체의 비메모리 사업부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하이닉스를 인수한 SK텔레콤이 비메모리 사업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이미 밝혔기 때문이다.

비메모리 사업에 대한 아픈(?) 기억이 있는 하이닉스가 이를 극복하고 메모리와 비메모리를 아우르는 반도체 기업으로 성장할 지 주목된다. 사연은 이렇다.

하이닉스반도체는 LG반도체와 현대전자를 거치며 메모리와 비메모리 부문을 함께 키워온 회사였다. 지난 2000년 현대전자는 비메모리 반도체 사업을 집중 육성, 전체 반도체 매출에서 비메모리가 차지하는 비중을 그해 10%에서 2003년에는 25%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하이닉스는 지난 2004년 말 비메모리 부문(현 매그나칩반도체)을 미국 씨티그룹 계열사인 씨티벤처캐피탈에 매각한다. 회사가 경영난에 빠지자 경영정상화를 위해 매각을 통한 선택과 집중을 할 수 밖에 없었던 것. 이같은 아픔을 겪으며 하이닉스는 메모리 중심의 회사로 변모했다.

하이닉스 관계자는 “당시 비메모리 사업을 그대로 가져갔다면 하이닉스 전체가 무너졌을 것”이라면서도 “경영난에 부딪치지 않아 그대로 사업을 가져 갔으면 지금쯤 비메모리 사업에서도 강해 졌을 텐데 아쉬운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물론 하이닉스가 비메모리 사업을 현재 전혀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비중은 전체 매출에서 약2% 정도로 매우 낮지만, 하이닉스에서 분사한 매그나칩반도체와 맺은 3년간 경쟁업종(경업)금지계약이 종료된 지난 2007년부터 충청북도 청주사업장 M8라인에서 이미지센서(CIS) 등 에 들어가는 비메모리를 생산하고 있다.

현재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새로운 IT 기기들이 쏟아지면서 비메모리의 성장 잠재력은 더욱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전체 반도체 시장 중 70% 이상을 비메모리가 차지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모바일로 재편되는 이같은 상황에서 하이닉스는 비메모리 사업에도 관심을 갖고 있었지만 외부에는 쉬쉬해왔다.

대주주를 못 찾은 상황에서 채권단과 투자자로 부터 잘 되는 메모리사업에나 집중하지, 경쟁력 없는 비메모리까지 하려 하냐는 비난이 컸기 때문.

하이닉스 관계자는 “대주주가 없어 과감한 투자가 어려운 상황에선 잘하고 있는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는 게 필요했다”며 “비메모리 강화 얘기가 나가는 걸 꺼려할 수 밖에 업었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하지만 SK텔레콤에 인수되며 상황은 급변했다. 하이닉스 인수 발표 이후 SK텔레콤이 공공연하게 통신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 하이닉스 비메모리 사업 역량을 강화시키겠다고 밝혀왔기 때문.

하지만 메모리 전문 업체인 하이닉스를 당장 비메모리 전문 업체로 변모시키는 것은 어렵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비메모리 반도체는 아직 미국 등 선진국과의 기술 격차가 크다”며 “짧은 시간 안에 투자와 기술개발로 원하는 성과를 내기는 쉽지 않다”고 밝혔다.

결국 하이닉스의 비메모리 사업 강화는 파운드리(반도체위탁생산) 역량을 강화하는 수순을 먼저 밟은 후, 중장기적으로 다른 사업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비메모리 뿐 아니라 메모리 중 모바일 기기에 많이 쓰이는 낸드플래시 강화도 예상된다.

송종호 대우증권 연구원은 “하이닉스는 D램에 너무 편중돼 있다 보니, 이 제품의 시황이 악화되면 실적 손실을 만회할 루트가 없었다”며 “신규 투자의 많은 부분을 낸드플래시에 책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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