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제로 하나은행은 채널A와 매일방송에 40억씩 투자했다. 하나은행이 속한 하나금융지주의 또다른 자회사인 하나대투증권도 40억원을 투자해 채널A의 지분을 확보했다. 국민은행 역시 두 종편에 9억9000만원씩 투자했다. 우리투자증권도 10억원치의 채널A 지분을 사들였다.
이들 금융회사들은 반기보고서를 통해 ‘투자’ 목적으로 종편 지분을 사들였다고 밝혔다. 민간기업이 순수한 이윤추구를 위해 투자를 추진하는 것이라면 탓할 명분은 없다. 하지만 하나은행·하나대투증권의 모회사인 하나금융의 김승유 회장과 국민은행의 모회사인 KB금융의 어윤대 회장, 우리투자증권의 모회사인 우리금융의 이팔성 회장은 모두 고려대 출신으로 금융계의 대표적인 ‘MB 인맥’으로 꼽히는 인사라는 점을 생각하면 사정은 달라진다.
그동안 금융회사들은 중소기업에 사업성이 없다며 대출을 해주지 않거나 조금만 어려워도 대출금을 회수해 왔다. 불과 얼마전에는 정부의 가계부채 억제책에 호응해 대출을 전면 중단하기도 했다.
하지만 금융권의 묻지마 종편 투자는 기존의 태도를 스스로 뒤집은 것이다. 없던 사업성이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지기라도 했는지 국민적 의혹을 드는 부분이다.
이들 금융회사들은 내년에도 경제전망이 불확실한 만큼 리스크 관리에 나선다고 한다. 이런 회사들이 어떻게 선뜻 수긍하기 어려운 ‘위험 투자’ 결정을 내렸는지 의아할 따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