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화려한 시절 다 가고…

입력 2011-11-03 10:17 수정 2011-11-03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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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원 그들은 누구인가]⑧외국계 은행원 잔혹사

국내의 한 외국계은행 입사 2년차인 A씨는 최근 이직을 준비 중이다. “우리 아들이 외국계 기업에 들어갔다”며 뛸 뜻이 기뻐하던 어머니를 생각하면 미안한 마음이 사무치지만 어쩔 수 없었다.

A씨는 “인수다 조직개편이다 해서 은행 분위기가 어수선하다. 임금도 다른 시중은행에 비해 낮다. 안정적인 직장으로 옮기기 위해 공부를 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우리나라에 영업을 하는 외국계은행들이 수난을 겪고 있다. 최근 이들은 인수·합병(M&A), 파업, 조직개편 등 녹록하지 않은 시기를 보내고 있다.

◇파업, 조직개편 내홍 겪는 SC제일은행= 스탠다드차타드(SC)제일은행은 지난 6월27일부터 성과연봉제 도입에 반대해 두 달여간 진행된 파업을 빼놓을 수 없다. 은행권 최장기 파업이었다. 2700여명이 참가한 이 파업에서 입사 2~4년차 직원 대부분이 참가했다.

당시 스마트폰용 모바일 메신저인 카카오톡은 파업에 참가한 노조원들 간에 화제였다. 한 번 방을 개설하면 1000여명에 달하는 직원들이 참가했다. 파업관련 소식 전달 통로였을 뿐 아니라 다양한 소식들이 오고갔다.

이 은행에 다니는 B씨는 이 때 다른 은행에서 온 계약직이 자신보다 연봉이 두배 가량 더 많은 걸 알았다.

B씨는 “전문 딜러로 온 계약직은 공채 출신에 비해 명확한 성과연봉제가 적용됐다. 성과주의 문화가 도입돼도 공채 출신에겐 기회가 적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SC제일은행은 홍보, 전문딜러, 기업금융 등 조직의 상당부분을 외부 계약직으로 채웠다. 옛 제일은행 출신은 상대적 박탈감에 빠질 수 밖에 없다.

지난달 실시한 임원 명예퇴직 결과 직원들의 허탈감은 더 커졌다. 김관진 부행장, 김선주, 부행장, 박홍태 부행장, 인경홍 상무, 이정강 상무 등 제일은행 출신들이 대거 명퇴를 신청했기 때문이다. 사실상 은행 고위직에서 제일은행 출신은 대부분 사라졌다. 내년에는 ‘제일’이란 명칭마저 사라진다.

◇비상경영 돌입한 한국씨티은행= 한국씨티은행은 최근 ‘비상경영’에 돌입했다. 최근 실적이 정체를 보이는 데다 내년 금융환경도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모든 행내 행사를 금지했을 뿐 아니라 경비절감을 실천하다록 했다. 직원들은 당분간 성과급이 나올 것이란 기대는 접었다.

씨티은행의 한 부장은 “올 상반기에 5년내 100개의 영업점을 신설할 계획을 세웠을 때만 해도 직원들 기분이 들떴다. 최근 조직이 정체되기만 했는데 씨티은행에 인수된 이후 처음으로 조직을 확대하는 만큼 자리도, 기회도 많아질 것이라 여겼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씨티은행이 보수적 경영으로 선회한 만큼 지점 확대 계획은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외환은행, 하나금융에 인수되면 어쩌나= 외환은행 직원들의 걱정도 깊다. M&A의 당위성을 떠나 하나금융에 인수되면 기존의 임금, 조직 체계가 완전히 바뀔 것이란 걱정 때문이다.

외환은행의 임금은 하나은행에 비해 1인당 평균 2000만원 이상이 많다. 하지만 하나금융에 인수된 뒤에는 하향 평준화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크다.

외환은행 6년차 직원은 “외국계은행은 성과에 따라 높은 보수를 받는 장점도 있었다. 외환은행은 다른 은행에 비해 외부에서 온 인사들이 많지도 않았다. 인수 뒤에는 많은 것이 변하지 않을까”라고 걱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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