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비극] (上) 대지진에 태국 홍수까지 ‘더블 펀치’…日 경제 돌파구가 없다

입력 2011-11-02 11:05 수정 2011-11-03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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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일본이 무너지고 있다. 지난 3월 동일본 대지진 이후 회복을 시도하던 경제는 태국 홍수 사태로 다시 만신창이가 되고 있다. 엔화 가치는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일본 기업들을 옥죄고 있다. 정치권에 대한 불신도 여전하다. ‘잃어버린 10년’으로 상징되는 일본 경제의 위기가 나아지기는커녕 악화일로다. 3회에 걸쳐 일본 경제를 긴급 진단하고 현안을 분석한다)

上. 태국 홍수로 ‘더블 펀치’...日 경제 돌파구가 없다

中. 슈퍼 엔고 시대...주식회사 일본 ‘휘청’

下. 리더십 없는 일본, 정치도 불안

장기 침체에서 벗어나려 안간힘을 쓰던 일본 경제가 잇단 악재로 맥없이 무너지고 있다.

지난 3월 동일본 대지진·쓰나미가 열도를 강타한 데 이어 이번에는 태국 전역을 덮친 50년만의 최악의 홍수로 서플라이체인(부품망)이 끊기면서 일본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

유럽발 재정위기 여파로 안전자산인 엔화까지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일본 경제는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이다.

불가항력의 자연재해와 시장의 흐름에 정부와 기업은 속수무책이다.

앞날도 어둡기만하다.

▲대지진과 태국 대홍수까지 잇단 자연재해로 장기 침체에서 벗어나려 안간힘을 쓰던 일본 경제가 맥없이 무너지고 있다. 지난 3월11일(현지시간) 동일본 대지진·쓰나미가 휩쓸고 지나간 자리에 일본 국기가 흉물스럽게 나부끼고 있다. 블룸버그

동일본 대지진에 따른 피해액만 17조엔(약 245조원) 정도로 추정된다.

당시 동일본 지역에 공장을 뒀던 기업들은 서플라이체인이 차질을 빚으면서 일본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 감산에 돌입했고, 생산이 정상화하기까지 6개월이 꼬박 걸렸다.

도요타 혼다 등 일본 경제 성장을 견인해온 수출 기업들은 생산이 차츰 정상 궤도에 오르자 암울했던 실적 전망도 긍정적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3개월간 이어진 태국의 홍수가 복병이었다.

수도 방콕을 비롯해 전역이 침수된 가운데 공업지대인 아유타야까지 물에 잠기면서 일본 기업들도 문을 닫았다.

특히 자동차 업계의 피해가 극심하다.

도요타는 일본 내 공장이 태국으로부터 자동차용 전자부품 등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해 감산에 들어가는 등 생산 차질이 장기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최근 발표했다.

앞서 도요타는 지난 달 24일부터 일본 잔업을 없애 이미 6000대 가량의 생산에 차질을 빚었다.

2일부터는 미니밴 생산을 중단했고, 이집트에서 계획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생산은 무기한 연기됐다.

시장조사업체 JD파워와 IHS오토모티브, PwC오토팩츠 등은 올해 도요타가 독일 폭스바겐에 세계 판매 1위 자리를 내주는 것은 물론 업계 4위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혼다도 태국 대홍수로 인한 피해가 만만치 않다.

혼다는 1일 북미 4륜차 공장에 이어 브라질 등 세계 각지에서 생산 조정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브라질 공장에서는 간판 차종인 ‘피트’와 ‘시빅’ 등을 포함해 연간 12만대를 생산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와 대만 공장은 일찌감치 감산에 돌입했고, 베트남과 인도 공장에서도 이달 안에 감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필리핀과 영국 공장은 3일부터 조업을 중단키로 했다.

북미 공장 6곳에선 일제히 감산에 돌입, 2~5일까지는 생산 규모는 50%로 낮추고 11일에는 아예 조업을 중단한다.

도요타 관계자는 “이번 태국 대홍수 피해는 동일본 대지진 때보다 더 심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태국은 동남아시아의 자동차 생산 허브로, 일본 기업들은 동일본 대지진 때 태국에서 부품을 대체 공급받았다.

태국의 서플라이체인마저 붕괴되면서 새로운 허브를 모색해야 하는 상황이다.

잇단 자연재해는 가뜩이나 침체된 일본 경제에 치명상을 입혔다.

일본은행은 지난달 27일 올해 일본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0.4%에서 0.3%로 하향 조정했다. 올 들어 두 번째 하향 조정이다.

사실상 제로 성장을 인정한 것으로, 일본은 이미‘잃어버린 20년’이라는 장기 침체의 터널에 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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