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다피 42년 철권통치 막 내리다…리비아 어디로

입력 2011-10-21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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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델 잘릴 NTC 위원장 차기 리더 첫손 장기 독재로 대체 세력 형성 못해...권력 공백 불가피 佛·英, 석유자원 개발 등 혜택 볼 듯

무아마르 카다피 전 리비아 국가원수가 사망함에 따라 42년간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른 독재 정권도 막을 내렸다.

국제 사회는 과연 리비아가 피의 내전을 뒤로 하고 민주주의 국가로서 경제 발전 기반을 다질 수 있을 지에 주목하고 있다.

각국은 리비아의 석유자원 개발과 복구사업을 둘러싸고 득실을 따지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카다피 전 국가원수는 리비아에서 민주화 시위가 시작된 지 약 8개월 만에 고향 시르테 근처 모래밭에서 굴곡진 일생을 마감했다.

리비아 과도 정부군은 20일(현지시간) 카다피의 고향이자 최후 거점인 시르테에서 수 시간의 격렬한 교전 끝에 그를 생포했으나 심한 부상으로 곧 숨을 거뒀다고 전했다.

카다피의 4남 무타심도 같은 날 사망한 것으로 밝혀지는 등 그의 가족들은 인근 국가로 피신하거나 나토군의 폭격에 목숨을 잃어 가문은 사실상 몰락했다.

카다피가 제거됨에 따라 포스트 카다피 시대의 윤곽을 잡아오던 과도정부는 본격적인 국가 재건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

전문가들은 포스트 카다피 시대를 이끌 인물로 압델 잘릴 리비아 반군국가위원회(NTC) 위원장을 영(0)순위로 꼽고 있다.

잘릴 위원장은 카다피 체제 아래에서 2007년부터 법무장관을 지냈으나 지난 2월 비무장 시위대에 대한 실탄 사격에 항의해 정부 각료로는 처음 사임했다.

그는 지난달 트리폴리를 방문한 자리에서 “카다피 이후 리비아는 온건 이슬람교에 기초를 둔 민주주의 국가를 지향한다”고 말했다.

NTC가 구상한 로드맵에 따르면 과도정부는 앞으로 8개월 내로 선거를 통해 의회를 구성한 뒤 새 헌법을 만들어 다당제 민주 국가를 건설할 계획이다.

하지만 포스트 카다피의 시대가 장밋빛인 것만은 아니다.

서방 세계는 무려 40년 넘는 장기 독재 체제 하에서 리비아에 야당이나 시민·사회·노동·종교단체 등 대체 세력이 형성되지 못했다는 점에서 상당기간 권력 공백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부족 수가 140여개에 이르는 만큼 대승적 화합을 이루기가 쉽지 않다는 점도 문제다.

카다피에 맞서 투쟁을 이끌어온 NTC 내부에서도 분란이 발생했고 반군 간 무력 충돌이 빚어져 사망자가 나온 것도 부족이 수 갈래로 나뉘어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부족들로 구성된 리비아가 구심점을 찾지 못하고 분열하면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이 등장해 ‘제2의 아프가니스탄’으로 전락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다만 카다피의 42년 철권통치가 그의 사망과 함께 막을 내리면서 시리아와 예멘 등 인근 독재국가의 민주화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더불어 아랍의 봄 열풍이 대륙을 넘어 3대 세습을 준비중인 북한에까지 전달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국제 사회는 우려섞인 관측을 내놓으면서도 뒤로는 카다피의 사망에 따른 득실도 따지고 있다.

특히 리비아 석유자원 개발과 복구사업을 놓고 프랑스와 영국, 미국 등이 가장 많은 혜택을 볼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들 국가는 막대한 비용을 쏟아부으면서 리비아 군사작전을 진두 지휘해온만큼 주도권을 쥘 강력한 명분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

프랑스는 리비아 전쟁에 약 2억유로를 투입했고, 영국도 내전 초기 석 달 동안 2억5000만파운드를 쏟아부었다.

프랑스의 경우,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의 추진력을 바탕으로 리비아 군사작전을 주도한 것 외에 NTC를 가장 먼저 합법 정부로 인정하고 리비아의 해외동결 자산 해제에 앞장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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