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다 죽는다" 아우성...왜?

입력 2011-09-26 08:50 수정 2011-09-26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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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뜩이나 어려운데 환율까지 폭등

#1. 경기도 시화공단에 자리 잡은 반도체 장비부품·판금·철 구조물 제조업체 A사. 기존에는 가만히 있어도 영업이 될 정도로 나름 업계에서 잘 나가는 중소기업이었으나 최근 경기가 안좋아지면서 영업 건수도 부쩍 줄었다. A사 대표는 ‘어디에서 어느 먹이가 움직이는지 주시하고 미리 준비하고 있다 바로 낚아챈다’는 표현을 쓸 정도로 동분서주 뛰어다니고 있다.

#2. 대기업에 전자부품을 납품하고 있는 B사. 글로벌 경기 악화로 완제품 조차도 판매 실적이 저조하다 보니 공장 가동률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내년 사업 계획서 작성도 엄두를 못내고 있다.

#3. 일본에서 원자재를 수입하는 부품업체 C사는 최근 무섭게 오르는 환율로 인해 원가 부담이 크게 늘었다. 그렇다고 납품 가격은 당장 올릴 수 없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중소제조업 공장들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원자재값 상승과 판매 감소를 겪게 되자 인력을 대폭 줄인 채 가까스로 공장 가동을 이어갔다. 사진은 독산동에 위치한 주석 생활용품 생산 업체인 한국퓨터 공장.
미국, 유럽 등 주요 국가의 경기 둔화 우려 등 대내외적 불안요인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중소기업의 70% 이상이 경영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게다가 연일 치솟는 환율로 인해 수입 중소기업들은 직격탄을 맞고 있지만 그렇다할 대책도 마련하지 못하는 등 상황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최근 292개 업체를 대상으로 환율 변동에 대한 대비책 여부에 대해 조사한 결과 응답 업체 중 37.3%가 “아무런 대비책을 세우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건설경기 악화도 중소기업을 힘들게 하고 있다. 최근 건설경기가 나빠지면서 건설자재를 납품하는 중소기업들은 대부분 경영 애로를 겪고 있으며 특히 지자체 예산 부족, 4대강 문제로 인해 공공기관에 납품하는 업체들 사정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다.

대내외적으로 전반적인 경기 상황이 안 좋다 보니 기업들은 경기상황에 대해 상당히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난 8월 한국은행이 전국 2774개 법인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8월 제조업계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80으로 전달보다 11포인트 급락했다. 이는 지난 2008년 11월 금융위기 이후 33개월 만에 가장 큰 낙폭이다.

BSI는 100을 넘을 경우 경기를 좋게 느끼는 기업이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많다는 의미며 100 이하인 경우는 그 반대다.

수출기업의 경우 지난달 91에서 이번 달 76으로 15포인트 떨어져 8포인트 하락한 내수기업보다 체감경기가 더 좋지 않았고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90에서 78로 12포인트 내렸다. 중소기업 BSI 하락폭은 2003년 월별 집계가 시작된 이후 가장 크다.

또 지난 23일 수원상공회의소가 수원지역 75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2011년 4·4분기 기업경기전망'을 조사한 결과 BSI가 '82'로 2분기 연속 기준치(100)를 밑돈 것으로 집계됐다.

4분기 경기가 전 분기보다 악화될 것이라고 예상한 업체는 44.6%로 경기 호전을 예상한 기업(26.8%)보다 월등히 많았다.

이처럼 환율 급등, 글로벌 경기 침체 등의 악재가 지속되다 보니 중소기업들은 결과적으로 회사 매출과 이익률이 급감하고 공장 가동률은 떨어지는 악순환을 겪고 있다. 새로운 아이템을 찾기에는 자금 융통이 원활하지 못해 위험 부담이 상당히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추자 경기중소기업연합회 부회장(한국여성경제인협회 경기지회장)은 “경기가 좋지 않은데다가 국내 제조업체 수는 이미 수요를 넘어선 상태”라며 “이러한 상황에서 수출쪽으로 돌리거나 아이템을 변경하는 게 하나의 방법이지만 계획을 세울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상황이 안 좋다보니 예전에는 제조업체들이 재고를 많이 쌓아뒀지만 이제는 주문생산제로 변했다”며 “그만큼 재고 자체가 중소기업들에게는 부담이라는 것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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