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손학규의 ‘통큰 선택’

입력 2011-09-22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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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가 오랫만에 정당정치의 본 모습을 보여줘 국민들이 박수를 보내고 있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자당 의원들에게 양승태 대법원장 임명동의안 처리를 부탁하고, 황우여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결정에 경의를 표하는 아름다운 장면이 연출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손 대표의 결정에는 정치적 목적이 깔려 있다.

민주당 입장에선 양 후보자 임명동의에 반대할 경우 사법부 수장 공백에 따른 여론 악화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대법원장 공석이 민주당 책임이라는 비판 여론과 함께 정기국회 일정 파행 및 급속한 정국 냉각은 정해진 수순이다. 이는 결과적으로 정기국회 회기에 열리는 10.26 재보궐 선거에도 결코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없다.

이를 의식한 듯 손 대표는 이날 국회 본회의 의사진행 발언에서 “내일 모레면 대법원장 임기가 끝난다. 한 나라의 대법원장이 공석이 되는 사태는 여러분이나 저나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임명동의안 처리에 반대할 경우 조용환 헌법재판관 선출안 처리에 대한 한나라당의 반대 기류가 확산될 수 있다는 손익 계산도 한몫했다.

이를 테면 양 후보자 임명동의가 통과됐으니 조 후보자의 선출안도 통과돼야 마땅하다는 논리이다. 김진표 원내대표는 본회의 앞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조 후보자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본회의에 참석하자”고 제안했다.

의원총회에서 자당 의원들의 거센 논쟁에도 불구하고 손 대표는 결국 용단을 내렸다. 그는 의사진행 발언에서 “제가 이렇게 나온데 대한 불만도 많을 것”이라고 말한 뒤 “그러나 우리가 우리나라 정치를 책임진다는 자세로 우리가 우리나라를 앞으로 책임지겠다는 결의를 갖고 오늘 삼권분립의 한 축인 사법부 수장을 우리 민주당 소속 의원들께서 축복 속에서 임명할 수 있도록 함께 협조해 주시기를 부탁한다”고 호소했다.

그는“솔로몬 왕 앞에서 친자식을 내주며 친자식을 살리려한 어머니의 마음이 되고자 한다”고도 말했다.

손 대표가 어떤 목적으로 양승태 대법원장의 임명동의안 처리를 부탁했든간에 국민은 정치권이 타협을 통해 진정한 정당정치를 보여주길 원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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