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강북 부자, 폭락장 투자성향은…

입력 2011-09-06 06:36 수정 2011-09-06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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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치동 큰손 "저점은 언제" … 평창동선 "아직은 글쎄"

프라이빗뱅커(PB)와 인터뷰를 진행하던 5일에도 우리나라 증시는 급락세를 보였다. 미국의 지난달 신규고용이 ‘0’을 기록했다는 소식에 더블딥(회복했던 경기 재침체) 염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돌다리도 두둘겨 볼 정도로 불안 심리가 커진 지금 돈맥은 안전자산으로 쏠린다. 금값은 하루가 다르게 뛴다. 미국의 국고채는 수익률이 거의 없어도 인기 만발이다. 부자들도 이 같은 큰 흐름에서는 비켜가지는 않으나 강남과 강북에는 미묘한 차이가 있다.

전통 갑부들이 밀집해 있는 평창동에는 이 정도 급락장은 별 개의치 않지만 강남 부자들은 호시탐탐 자산을 불릴 기회를 엿보는 중이다.

◇주식, 강남 “저점은 언제?”·강북 “우량주 중심 매입”= 우리은행 대치동 PB센터에는 최근 고객 문의가 부쩍 늘었다. 바로 “증시의 저점을 어디쯤으로 보느냐?”는 문의다. 쉽게 답할 수 없는 질문에 곤혹스럽긴 하나 그만큼 최근 강남부자의 증시에 대한 관심이 늘었다.

이상도 우리은행 대치동 PB센터장은 “강남부자들은 지난 외환위기와 금융위기 경험으로 주식이 급락한 뒤에도 다시 오른다는 학습효과를 얻었다”며 “이 정도 급락장에서도 파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까지는 전체적으로는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다”면서도 “안전자산을 증시 투자 대기자금으로 일부 옮기면서 저점 매수 기회를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남부자의 증시에 대한 관심이 높은데는 경기가 장기 침체로 빠질 것으로 보지는 않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이 센터장은 “경기 후퇴나 더블딥 같은 극단적인 상황까지는 가지 않을 것으로 보고 투자 상담이 늘어나는 추세다”고 말했다.

박승호 국민은행 방배 PB센터장은 “현재의 주가는 경기 침체 상황을 일부 선반영한 부분도 있는 것으로 본다”며 “금융시장이 심리적인 안정을 찾은 뒤 재차 진입할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반면 평창동 부자들은 더 여유가 있다. 금융자산이 규모가 워낙 커 위험자산에 쏠린 비중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또 대기업 최고경영자(CEO)를 비롯 연령대가 60~70대 이상으로 강남보다 훨씬 높다. 어느정도 주식이 하락했다고 해서 투자에 솔깃할 나이대는 아니다.

구수연 하나은행 평창동 골드클럽 PB팀장은 “고객 중에는 대기업의 CEO도 있는데 이들은 주식을 자주 매매하기 보다는 배당을 주로 받는 편이다”고 말했다.

구 팀장은 “평창동 등 강북 부자의 투자 성향은 강남에 비해 많이 보수적이다. 하락장에서 주식 투자를 해도 우량주 중심으로 매입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며 “아직까지는 주식 매입에 적극 나서진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강남이 들어갈 기회를 보고 있는 것과 달리 아직까지 증시가 덜 떨어졌다고 보는 견해도 많은 것으로 보인다”며 “대체적으로 투자 시기를 늦추며 때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은미 신한은행 서울파이낸스센터 PB팀장은 “평창동 등 강북 부자들은 당초 투자 구성 자체가 원금 보장형 주가연계증권(ELS) 비중이 가장 높다”며 “이에 비해 단순 주식형 펀드는 금융자산의 10% 내외 정도이다”고 설명했다.

이은미 팀장은 “특히 코스피200이나 홍콩H지수를 둔 ELS를 가장 많이 하는데 대부분 주가가 떨어져도 이익이 나는 스텝다운 형식이다”며 “투자 트렌드 자체가 공격적인 것 보다는 안정적인 것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강북 부자들이 기회를 놓치지는 않는다. 안전자산 중 일부를 투자형 자산으로 옮기는 분위기도 관측된다.

이은미 팀장은 “ELS 중 4개월마다 만기가 돌아오는 상품들에 대해서는 최근 조금씩 위험형 투자 자산으로 바꾸려는 시도가 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부동산은 한결같이 아직은 ‘NO’= 증시에 대한 상반된 분위기와 달리 부동산 투자에는 강남이나 강북이나 큰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박승호 센터장은 “부동산은 강남 지역도 거래가 활성화하지 않아 이에 대한 문의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은 아니다”고 밝혔다.

구수연 팀장은 “최근 강남에 30억원 정도의 주택용 부동산을 사는 경우가 있었지만 부동산에 투자하기 위해 다른 자금을 뺄 정도로 관심이 크진 않다”고 말했다.

반면 수익형 부동산에는 관심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특히 강남북 부자 모두 부동산은 역시 강남 지역을 최우선으로 꼽았다. 상권이 뒷받침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가와 같은 수익성 부동산은 물량 자체가 많지 않아 거래량이 크게 늘릴 정도로 아니다.

이은미 팀장은 “강북 부자의 강남 상가 대기 수요는 언제나 많지만 물량을 못대고 있는 실정이다”며 “특히 상권은 강북 사람들도 강북보다는 강남을 선호한다”고 전했다.

이상도 팀장은 “부동산 불황기에도 부자의 투자가 몰리는 지역의 부동산 경기는 다른 상황을 연출하기도 한다”며 “부동산 투자에 대해 관망은 하되 전세가 오르면 주택가격이 오른다는 전제 하에 관심을 보이는 고객이 늘고 있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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