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배우 류승수, 진지한 캐릭터도 웃음코드는 필수

입력 2011-08-24 09:38 수정 2011-08-26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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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고이란 기자 photoeran
“상황이 진지하면 진심을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류승수(40)는 “배우 류승수가 아니라 시대를 아우를 수 있는 한 작품의 상징적인 역할로 기억되고 싶다”고 말한다. 대한민국에서 이런 배우로 기억되고 싶다면, 지금까지 아무도 이루지 못한 업적을 이뤄내야 하는 일이다. 그는 “그래서 꼭 해보고 싶은 도전이다”고 말하며 웃었다.

그는 영화 ‘달마야 놀자’, ‘슈퍼스타 감사용’, 최근 개봉한 영화 ‘고지전’에서도 웃음기를 담은 비중있는 역할을 해왔다. 당연히 관객들은 그에게서 ‘코믹한 배역’을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다. 하지만 그동안의 캐릭터 중 의도되지 않은 웃음은 없었다.

“진지한 역할 안에서도 꼭 웃음을 만들고 싶다. 웃음기 없는 작품은 너무 삭막할 것 같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2004년 개봉한 영화 ‘슈퍼스타감사용’에서 인호봉 역으로 출연한 그는 흥분한 상태로 덕아웃에서 싸우기 위해 걸어나온다. 심각하게 화가 나서 일어나는 순간, 그는 바닥에 깔려있던 야구공을 밟고 넘어진다. 그가 순간적으로 참지 못한 웃음은 카메라 밖으로 전해졌다. 피식 나오는 웃음을 참고 싸우는 장면도 관객들은 알아챈다.

“그때 많은 사람들이 NG컷을 썼다고 오해하더라. 하지만 일부러 그 장면을 위해 15번을 찍었다. 정말 화가 나서 싸우다가도 의도치 않은 웃음으로 민망한 경우가 생기지 않나. 딱 그 장면을 의도했다. 이런 일상 생활에서의 감정이 리얼리티를 살린다고 믿고 있다”

그는 이어 “난 넘으면 안되는 선을 넘었다고 생각해본적 없다. 관객들이 내 감정을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했을 수는 있다. 하지만 내가 웃기는 연기를 할 때도 다음 연기에 지장 받을수 있는 사선을 넘지 않는다”는게 그의 철칙이다.

개인기에 의지하지 않고 철저하게 상황속에서 웃음을 선사하는 것은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을 그만의 연기코드이기도 하다.

1994년에 단역으로 데뷔한 그는 영화 단역배우 시절을 꽤 오래 거쳤다.

그는 “사실 연기는 단역이 제일 어렵다. 극 중간에 들어가서 한 장면만 찍어도 그 한 장면을 완벽하게 해야하는 게 단역이다. 분위기, 사람이 모두 낯설지만 한 신에 임팩트를 넣어야 한다. 고민이 가장 많고, 노력이 가장 필요한게 단역이다.”

그가 오랜시간 거친 단역시절의 고뇌가 느껴졌다.

그렇다면 다른 배우가 했던 역할 중, 본인의 연기로 더 큰 빛을 봤을 것 같은 작품은 없었을까. 그는 “세상에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한 배우의 연기와 작품이 만나 큰 빛을 봤다면 분명 그 배우가 그 작품만을 위해 노력했기 때문에 관객들이 그 작품을 알아봤다는 것. 요행을 바라고 역할만 바꾼다고 해서 대박이 터질 확률은 생각해 본적도 없는 그다.

올해로 마흔한살에 접어든 그에게 결혼계획을 물었다.

“결혼은 안 할 생각이다. 하지만 지금 내 생각이 틀렸다는 걸 가르쳐 줄 여자가 있으면 할 생각이다.”

연기도, 결혼도, 그의 확고한 생각이 지금의 그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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