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증시 왜 외풍에 약한가

입력 2011-08-10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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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시총 30%…쥐락펴락 연기금등 기관 역할 커져야

국내 증시의 상대적 취약성이 이번 미국 신용등급 강등 여파로 재차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대외 환경에 극도로 민감한 한국 증시의 고질병과 함께 지나친 외국자본 의존도에서 원인을 찾는다. 사태 해결과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수출처 다변화와 함께 국내 기관투자자들의 역할 강화 등 구조적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국내 증시에서 시가총액의 약 30%를 보유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영향력은 가히 절대적이다. 글로벌 금융시장이 불안해지자 외국인들은 지난 엿새 동안 무려 3조2517억원에 달하는 주식을 팔아치웠다. 원·달러 환율은 37원 급등했고 정부가 발행하는 5년 만기 외화채권의 CDS 프리미엄은 8일 1년2개월만에 최고치인 135bp(1bp=0.01%p)까지 치솟았다.

외국인들의 과민 대응 여파는 스탠더드앤푸어스(S&P)의 신용등급 조정 직후 개장한 8일 아시아 시장을 통해 여실히 드러난다. 세계 증시가 일제히 폭락하면서 ‘블랙 먼데이’를 면치 못했는데 아시아에서는 유독 한국만 대만(3.82%), 홍콩(2.49%), 일본(2.18%) 등 주요국가에 비해 하락폭이 컸다. 세계 최대 미 국채 보유국으로 이번 사태로 직접적인 손실이 예상되는 중국(3.79%) 증시 하락폭도 한국보다 작았다. 이날 국내에서는 코스피지수가 한때 140포인트나 폭락하고 코스닥지수도 10% 넘게 곤두박질쳤다. 매도물량이 폭주하면서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는 그야말로 ‘공포’가 지배하는 패닉장세였다.

외풍에 특히 취약한 한국 증시의 또 하나의 원인은 지나치게 높은 해외시장 의존도다. 2010년의 경우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가운데 51.6%는 수출에서 발생했는데 주요 수출 국가가 특정 지역에 지나치게 편중돼 있다.

라성채 한국거래소 시황분석팀장은 “외국인의 비중을 인위적으로 낮추는 조치를 취하기는 힘들다”고 전제하고 “국내 경제성장 구조가 수출주도형이어서 대외의존도가 높고 특히 유럽·미국·중국 지역에 집중돼 있는 만큼 수출지역의 다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금융분야에서도 문제가 있다. 한국 금융기관들은 유럽 은행들의 도매금융에 많이 의존하고 있는데 유럽 국가들의 위기 상황이 한국 금융시스템의 잠재적 불안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비중을 인위적으로 낮추기는 힘든 만큼 수급 측면에서 기관의 역할 강화가 필요하다고 분석한다.

홍순표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지난 7월까지 국내증시가 다른 신흥국에 비해 상당히 많이 올랐다”며 “세계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외국인이 이익실현이 현실화되는 측면이 컸다”고 분석한다. 또 “국내증시의 주도권을 외국인이 가지고 있어 대외 불확실성에 민감할 수 밖에 없다”며 “수급측면에서 기관의 역할이 커져야한다”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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