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찬의 그린인사이드]‘무관’ 신지애, 무슨 문제가 있길래

입력 2011-08-09 14:01 수정 2011-09-29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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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애(23.미래에셋)가 잠잠하다. 시즌 초반 2위를 4회 기록하며 뭔가 풀리는 듯 했다. 미국과 유럽, 일본을 오가며 정상의 문턱을 두드렸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이유는 두가지 중 하나다. 다른 라이벌 선수들의 기량이 더 좋아졌거나 아니면 신지애의 실력이 퇴보하거나. 처음에는 눈수술로 시력이 회복되지 않아서인가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도 마찬가지다. 그의 경기를 하는 모습을 보면 샷 감각은 이전과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이때문에 그를 아는 전문가들은 아마도 심리적인 요인이 그를 정상으로 끌어올린는데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 같다고 진단한다. 그동안 부친의 그늘아래 큰 힘을 얻었다. 항공스케줄도 스스로 챙기는 등 홀로서기에 나선 신지애. 부녀관계도 소원해졌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하지만 정작 자신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 여전히 성격은 밝고 쾌활하다. 우승해야 한다는 강박관념도 없는 듯하다. 휴식기간 동안 국내에 들어와 이벤트도 가졌다. 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통산 100승 신화’도 자신이 달성하고 싶다는 욕심도 숨기지 않았다. 그만큼 자신있다는 이야기다.

대회 중에 결정적일 때 자신의 장기인 몰아치기 샷이 나오지 않는 것은 결국 정신적인 요인에서 기인한다고 밖에 볼 수 없다. 심리학자와 상담을 받아야 할는지도 모른다.

골프가 얼마나 심리적인 운동인가는 하는 것을 증명해 보인 사람이 있다. 골퍼에게 늘 회자되는 골퍼다. 바로 미국 육군 대위 조지 홀.

월남전에서 군사작전중 포로가 됐다. 포로수용생활 6년3개월. 잔인한 고문으로 받은 상처는 오른쪽 청각상실과 트럭에 끌려다니가 생긴 머리상처로 머리카락이 나지 않았다.

2평 남짓한 독방에서 포로들은 정신병자가 됐다. 그런데 홀을 버티게 한 것은 골프였다. 포로가 되기전 홀 대위의 핸디캡은 7. 골프마니아였던 홀은 고향의 골프장을 그리며 매일 라운드를 했다. 노터치 플레이에 모든 골프규칙을 지켰다. 18홀을 돌면서 잔디 한 포기, 돌 한 조각, 개울 등 모든 것을 기억해 냈다. 거리, 그린의 경사와 빠르기, 바람, 러프 길이 등도 최대한 상상력을 발휘하며 플레이에 열중했다. 그는 맨손으로 연습스윙을 했다. 쪼그리고 앉아 라인을 읽기도 했다. 3퍼팅도 곧잘 나왔다. 컨디션이 좋을 때는 하루에 36홀을 돌았다. 이런 그를 보고 감시병들은 웃었다.

독방에서 풀려나기전까지 그는 머리 속에서 무려 4천 라운드나 했다. ‘상상골프’가 그를 지탱한 힘이 됐다.

귀환 후 3주만에 실제 그린을 밟았다. 7년만의 골프였지만 그의 골프는 완벽에 가까왔다. 뉴올리언스 아마추어 골프대회에 나가 우승도 했다. 그는 “감방 속에서 딱 한 번 울었다. 한 개의 버디도 잡지 못한 날이었다. 하도 분해 마음껏 울었다”고 토로했다.

신지애가 살아나려면 무한한 상상력을 키워야 한다. 또한 더 큰 목표를 세워야 한다. 특히 샷을 방해하는 가슴속 깊이 박혀 있는 뭔가를 제거해야 한다. 2009년 LPGA투어 루키시절 3승을 거두며 신인왕과 상금왕을 동시에 안았고 지난해 역시 2승을 올렸던 그다. 물론 에이스라 하더라도 한해 몇승을 챙기고 매년 승수를 추가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신지애는 LPGA투어 3년차로 시작에 불과하다. 때문에 다음 주에 열리는 LPGA투어 세이프웨이 클래식에서 거는 기대가 그만큼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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