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두절·영업 중단·배송 스톱…‘물에 잠긴 경제’

입력 2011-07-28 13:31 수정 2011-07-28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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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전사태로 통신기지국 한때 마비…인터넷 망도 일부지역서 작동안해

▲2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우면동 EBS방송센터에서 EBS 관계자들이 지난 27일 발생한 산사태로 입은 피해를 복구하고 있다. EBS측은 라디오 정규 방송이 중단되고 TV 일부 생방송 프로그램 제작 및 방송 송출에 차질을 빚었으나 현재는 긴급조치를 통해 모든 채널의 방송 송출은 정상화됐다고 밝혔다.(연합뉴스)
26일부터 3일 연속 서울 등 중부지방에 내린 기록적인 집중호우로 통신-물류-유통업체들의 피해가 속출했다. 서울 강남과 서초구 일부 지역에서 통신두절로 큰 혼란이 발생했고,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서초 사옥이 일부 침수되면서 인터넷 도메인 등록 업무가 올스톱되는 사태도 빚어졌다. 수도권 지역 교통망이 마비되면서 자동차 출고가 일부 지연됐으며, 택배회사와 당일 배송 서비스를 실시하는 인터넷 서점도 배송이 지연되면서 전 직원이 비상근무에 돌입했고, 저지대에 있는 대형마트와 편의점이 침수되는 등 유통업체들도 일부 피해를 봤다.

그러나 다행히 1만개가 넘는 중소업체가 입주해 있는 서울디지털산업단지와 인천광역시 남동구 논현동에 있는 인천남동공단의 경우 별다른 피해를 입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강남-서초 한때 통신두절…초고속인터넷·IPTV 차질 = 이번에 내린 기습 폭우로 서울 강남과 서초구 일부 지역에서는 한때 통신이 두절되는 등 혼란을 겪었다. 27일 오전 10시부터 서울 강남역 사거리 일대에서는 SK텔레콤 가입자의 통화 연결이 이뤄지지 않았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오전 8시께 강남 쪽에서 정전이 발생하면서 기지국에 공급하는 전원도 끊겼다"며 "이후 2시간여 동안 보조 배터리로 버텼지만 이마저 다 방전되면서 기지국 전원이 완전 끊겼고 통화 연결도 중단됐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오후 1시께 배터리 교체를 위해 발전차량을 강남역 사거리에 진입시켜 통신을 정상화했다. KT와 LG유플러스 통신망은 강남 일대에서도 큰 무리없이 작동했다. 다만 일부 중계기의 전원이 나가 기지국 전파가 닿지 못하는 건물 내 음영 지역에서는 통화 연결이 원활하지 않은 곳도 있었다.

기지국 전력중단으로 인한 서비스 불통 사태가 빚어지자 이날 통신 3사는 임시 배터리를 교체하는 등 복구 작업에 총력전을 펼쳤다. 방송통신위원회도 각 이통사들의 통신망 현황을 실시간으로 체크하며 사태 수습에 나서고 있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서초 사옥이 일부 침수되면서 인터넷 도메인 등록 업무가 올스톱되는 사태도 빚어졌다. 인터넷 사용에는 문제가 없지만 kr 도메인 등록과 연장, 정보변경 등의 서비스는 전면 중단된 것이다. 이 때문에 새로 도메인을 등록하려는 신청자들은 상당기간 불편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인터넷을 연결해서 쓰는 인터넷 전화나 초고속인터넷,IPTV(인터넷TV) 등은 정전의 영향을 받고 있다. 케이블은 정상 작동하더라도 인터넷 접속을 유지하기 위해 통신장비에 연결하는 전원 공급이 차단됐기 때문이다. 초고속인터넷에 연결해서 쓰는 와이파이망도 전원 차단에 따라 일부 지역에서 작동하지 않았다.

또 전국 곳곳에서 위성방송 끊김 현상이 발생하거나 내비게이션이 먹통이 되는 일도 발생했다. 비가 심하게 내리면 위성방송 신호가 약해지고 GPS 수신율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27일 오후 정부중앙청사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방문해 폭우 상황과 수방대책 등을 점검하고 있다.(연합뉴스)
◇수도권 교통망 마비…물류 업체 배송지연 사태 = 서울 등 중부권의 기습적인 폭우 때문에 물류업계도 큰 어려움을 겪었다. 수도권 지역 교통망이 마비되면서 자동차 출고가 일부 미뤄졌고, 택배회사에도 배송 지연 사태가 속출했다.

CJ GLS, 한진 등 국내 주요 택배업체도 종일 비상이었다. 서울 강남, 사당역, 우면산 등 비 때문에 교통이 통제된 지역에서 택배 업무에 지장을 겪었다. 한 택배업체 관계자는 "자연 재해인 만큼 딱히 마땅한 대책이 없다"며 "도로 및 교통 상황을 점검해 우회 도로를 이용하는 방법 밖에 없는데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고 말했다.

당일 배송 서비스를 실시하는 인터넷 서점도 큰 영향을 받았다.

예스24 관계자는 "오전에 주문받은 책은 모두 정상적으로 출고가 됐지만 배송 과정에서 다소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있다"며 "홈페이지에 배송 지연 가능성에 대해 공지했다"고 밝혔다.

1만개가 넘는 중소업체가 입주해 있는 수도 산업단지공단은 이날 별다른 피해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인천광역시 남동구 논현동에 있는 인천남동공단의 한 관계자는 이날 "오전 7~9시께 폭우가 쏟아지면서 출입구 쪽이 통제되기도 했다"면서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빗줄기가 약해져 오늘 오후까지 파악된 건물 붕괴 등의 피해는 전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중소기업중앙회는 폭우로 피해를 입은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재해 중소기업 지원대책단’을 긴급 가동했다.

◇유통업체 일부 피해…저지대 편의점 침수 = 집중호우로 인해 저지대에 있는 대형마트와 편의점이 침수되는 등 유통업체들도 일부 피해를 봤다.

이마트는 '물폭탄'이 쏟아진 27일 경기도 용인에 있는 동백점과 서울 사당동에 자리잡은 이수점이 침수되면서 제때 문을 열지 못했다. 이수점은 창고에 들어찼던 물을 다 빼낸 뒤 낮 12시30분께 점포 문을 열었지만 동백점은 안전점검 작업에 상당한 시간이 걸려 이날 하루 문을 닫았다.

이마트를 비롯한 대형마트와 롯데슈퍼 등 기업형슈퍼마켓(SSM)들도 이날 각 점포에 물품을 전달하는 배송차량이 1~2시간씩 늦게 도착하면서 정상적인 업무에 어려움을 겪었다.

저지대에 있는 편의점들도 침수 피해를 입었다. 세븐일레븐 · 바이더웨이는 한강시민공원에 있는 14개 점포의 문을 닫았다.

한강시민공원 잠실지구 등지에 4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는 훼미리마트도 이들 점포에 진열된 각종 제품과 집기를 모두 빼낸 뒤 문을 닫았다.

▲우면산 산사태로 토사가 덮친 서울 서초구 방배동 서울 남부순환도로가 처참한 모습을 하고 있는 가운데 긴급투입된 구조대원들이 복구작업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수도권 일부 지역 차량출고 중단 = 기아차는 경기도 광명시 소하리공장에서 수도권 지역으로 운송하는 차량의 출고를 일부 중단했다. 비 피해 지역으로 접근이 어려울 뿐 아니라 차량에도 무리가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침수 지역은 소비자가 제품 출고를 원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며 "침수 상황을 지켜보고 1~2일 후 차량을 배송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수입차 업계도 사정은 비슷하다. 물류망 가동을 1~2일 중단하거나 비가 다소 소강 상태를 보인 오후에 배송하는 등 물류 부문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부평에 위치한 한국GM과 쌍용차의 사업장이 경우에는 큰 피해는 없었다. 한국GM 관계자는 “인천 부평공장의 인근 부평대로가 침수되고 일부 파괴됐지만 공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삼성전자·LG전자·LG디스플레이디스플레이·하이닉스 등 주요 전자업체의 수도권 사업장은 폭우로 일부 직원들이 지각하는 사태가 빚어졌지만 특별한 피해 없이 정상 가동됐다. SK이노베이션·GS칼텍스·에쓰오일·현대오일뱅크 등 정유4사와 화학업체 등도 주로 남부 지방에 사업장이 위치한 까닭에 비 피해를 입지 않았다.

◇7개 시중은행 영업점 70여곳 피해 = 은행권에서는 전날 7개 시중은행의 영업점 70여곳이 폭우에 피해를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이 33곳과 22곳이었으며 국민은행 7곳, 외환은행 4곳, 하나은행 3곳, 한국씨티은행 2곳, SC제일은행 1곳이 정전이나 침수 사고가 났다.

특히 24개 지점은 전날 영업이 중단되는 사태까지 빚어졌다. 이 가운데 10여개는 밤샘 복구로 이날 영업을 재개할 계획이지만, 5∼6개 지점은 영업 재개가 어려운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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