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학칙 위반에도 '문제학생' 낙인…한해 7만명 등 떠밀려

입력 2011-07-25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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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를 떠나는 아이들]<上>서울지역 중·고교생 32.5% '자퇴 고민'

한해 초·중·고교에서 자퇴하는 학생들이 6~7만명(유학·이민 등 제외)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7년 부터 누적 자퇴생이 무려 3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학교를 더 이상 다녀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거나 자퇴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는 학생 역시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여기에 최근 체벌 등이 사라지면서 교사들 역시 아이들의 통제권을 잃고 자퇴를 부추기는 상황까지 발생하고 있다. 학생들이 왜 학교를 떠나고 대책은 없는지 알아본다.

# 경기도 남양주시 A고 1학년 박지민(가명)양은 지난 5월 중순 ‘복장이 불량하고 화장을 했다’는 이유로 벌점을 받았다. 결국 벌점 80점이 누적돼 울며겨자먹기 식으로 다니던 학교를 그만두어야 했다. 박양을 비롯해 올해 이 학교를 입학한 학생 18명이 한 학기도 채우지 못한 채 교칙을 어겼다는 이유로 자퇴를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 경기도 수원에 사는 고교 2학년생인 김유리(가명)양은 가정 형편과 경제적인 이유로 학교를 그만뒀다. 부모님 이혼 후 거의 혼자 지내는 김양은 불량학생들과 어울리다 결석은 물론 범죄까지 저질러 학교에서 소위 ‘문제아’로 낙인 찍혔다. 학교를 다녀야 할 이유를 느끼지 못한 김양은 학교를 관두고 아르바이트라도 해서 생활비를 벌겠다며 자퇴를 결심했다.

전국 초·중·고교에서 매년 6~7만여명(사망·이민·유학·유급 제외)의 학생이 학교를 떠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7년 부터 2010년까지 자퇴학생이 무려 3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김성기 협성대 교육대학원 교수는 “‘매년 청소년들이 6만명씩 등교를 중단한다’는 결과가 자칫 심각성을 덜 느낄 수가 있는데, 중도에서 학교를 그만둔 청소년의 누적 인원이 30만~40만명에 달할 정도로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서울지역 중·고교생 3명중 1명(32.5%)이 학업 중단을 고민한 경험이 있다는 조사 결과는 위기학생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시스템 구축이 시급한 상황이다.

특히 일반계고 학생보다 전문계고 학생들이 자퇴율이 월등히 높고, 자퇴 이유 역시 가정환경 및 청소년 범죄 문제 등에 의한 학업중단이어서 학교를 떠난 청소년들이 사회부적응자로 전락하거나 범죄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법무부가 발표한 작년 청소년 범죄율은 지난 2006년에 비해 45%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6년 청소년 범죄사범은 총 9만2643명이었으나, 지난해는 13만4155명으로 급증했다.

또 2006년 1055명이었던 청소년 흉악범 수가 지난해에는 1844명으로 증가했으며, 성폭력범도 2006년 1706명에서 지난해 2195명으로, 마약사범도 2006년 188명에서 지난해 547명으로 대폭 증가했다.

가정과 학교를 떠난 청소년들이 결국 길거리 범죄자가 전락하고 있는 것이다. ‘학교밖 청소년’들은 그 또래가 할 수 있는 쉽고도 보수가 많은 직업을 택한다. 남자청소년의 경우 유흥가에서 취객들을 유흥업소로 유인해 오는 소위 ‘삐기’를 하고 여자 청소년들은 성매매 피해자로 전락하는 경우가 많다.

충남의 한 고교 교장은 “학업 부진 차제가 학업중단으로 이어지는 직접적 원인이라기 보다 학생들이 관심의 대상에서 제외됐다는 생각 등으로 학칙 위반과 비행, 일탈로 이어지고 있다”며 “학교 안 위기학생에 대해서는 상담 및 멘토링을 강화해 학업 중단을 예방하고 학교 밖 청소년의 복귀를 돕기 위한 다양한 대책이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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