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코스닥, 무엇이 문제인가

입력 2011-07-19 09:19 수정 2011-07-19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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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옥석가릴 정보 없는데 뭘 믿고 투자하나

코스닥 10社 중 3社만 분석대상…옥석가리기 역부족

보고서“투자의견 없음”다수…투자자만 혼란 가중

스몰캡팀, 전체 인원 10%…아예 없는 증권사도 있어

코스닥 지수가 최근 나흘간 상승세를 보이며 500선을 재돌파했지만 코스닥 시장에 대한 개인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코스닥 시장에 대한 뿌리깊은 불신 때문이다. 물론 문제는 코스닥 시장 자체에 있다. 하루가 멀다하고 터져나오는 코스닥 기업 관련 비리들이 투심을 얼어붙게 만들고 있는데다 시원찮은 실적도 문제다.

그렇다고 코스닥 시장을 아예 외면할 수도 없는 일이다. 자금이 많지 않은 개인투자자들에게 코스닥 시장은 적은 돈으로 레버리지 효과를 누릴수 있는 투자처이기 때문이다.

가장 좋은 방법은 투자자들이 코스닥 상장사들에 대한 ‘옥석 가리기’를 통해 우량기업에 투자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마저도 쉽지는 않다. 투자자들에게 정보를 제공해야 할 증권사들이 스몰캡 종목 분석에는 다소 소홀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와 증권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18일 현재 코스닥증시에 상장된 기업은 모두 1024개사로 이 중 증권사에서 분석 대상으로 삼는 코스닥 상장사는 347개(33.7%)다.

반면 코스피 상장사의 경우 351개로 단순 수치로 비교했을 때에는 큰 차이가 나지 않지만 코스피 상장 기업이 784개라는 점을 고려하면 사정은 달라진다.

보고서 수에 있어서는 더 큰 차이가 있다. 코스닥 기업에 대한 분석 보고서는 2362개 불과했지만 코스피 기업들을 대상으로 발간한 보고서 수는 9400건인 것으로 나타난 것.

특히 코스닥 기업들에 대한 보고서들의 경우 ‘Not Rated’(NR), 즉 투자의견이 없는 보고서가 상당수였다. 전체 28.1%(665개)에 해당하는 보고서에 투자의견은 물론이고 목표주가 역시 제시하지 않은 것이다.

전문가들은 NR보고서의 경우 시장의 신뢰도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투자의견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는 단발성 리포트의 경우 모호한 표현으로 투자자들의 혼란을 가중시킬 수도 있다”며 “이는 결국 투자자들의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최근 한 증권사가 NR보고서를 낸 한 중소기업의 경우 최근 조회공시를 요구 받을 정도로 심한 변동성을 보였다. 그러나 이 기업과 관련한 보고서에는 투자의견이 없는 것은 물론이고 ‘안정적인 성장세 유지 전망', ‘신제품 출시에 따른 시너치 효과 기대’ 등과 같은 긍정적인 내용만이 실려있었다.

이처럼 코스피에 비해 코스닥 상장 종목들에 대한 분석이 잘 이뤄지지 않는 이유는 뭘까. 업계에서는 코스닥 종목들을 분석할 전문 인력들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고 지적한다.

현재 자기자본 기준 상위 15개 증권사들의 리서치센터 인력 현황을 살펴보면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전체 리서치센터 인력의 단 10% 만을 스몰캡 인력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 가운데 미래에셋증권과 키움증권 등 스몰캡팀을 별로도 운영하지 않는 증권사들도 있었다.

스몰캡팀 인원 수가 가장 많은 증권사는 삼성증권으로 삼성증권의 스몰캡팀 연구원수는 총 11명이었다. 그러나 삼성증권의 전체 리서치 인력이 104명이었다.

이어 한국투자증권이 8명 신한금융투자와 하나대투증권이 7명으로 그 뒤를 이었으며 동양종금증권과 대신증권은 5명, 교보증권은 4명이었다.

거의 모든 증권사가 10명 이내의 인력으로 스몰캡팀을 운영하고 있었다. 대우, 교보, 메리츠종금증권은 2명으로 가장 적었다. 특히 대우증권의 경우 전체 리서치 인원의 2%에 불과했다.

지난해 스몰캡팀 강화를 외치며 인력을 확대했던 우리투자증권의 경우 5명에서 4명으로 올해 들어 숫자가 감소했다.

우리투자증권 관계자는 “스몰캡을 담당하던 애널리스트 한 명이 반도체 섹터쪽으로 옮기면서 인력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코스닥 시장을 외면하는 것은 증권사들 뿐만이 아니다. 한국거래소가 KRX리서치프로젝트(KRP) 사업을 도입 5년 만에 중단하기로 잠정 결정한 것.

KRP란 거래소가 소외된 유망 코스닥 상장사와 증권사 리서치 센터를 연결해 스몰캡 리포트를 생산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은 기업 설명에 어려움을 느끼는 코스닥 상장사들을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거래소 측은 “코스닥 시장과 유가증권시장기업의 리서치 커버리지 갭을 축소하려는 KRP의 1차 목표는 어느정도 달성됐다”고 평가하며 사업 중단의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KRP 사업을 갑자기 접는 것은 증시에서 소외된 유망 코스닥 상장사의 IR 출구를 막는 일이라며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러나 업계 관련자들은 현실적인 한계로 어려움이 크다고 토로한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스몰캡 인력은 몇 안되는데 커버해야할 종목들만 수백개"라며 "시총 규모가 큰 종목이나 대기업과 관련이 있는 기업들을 중심으로 살펴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한 “회사의 수익성을 생각을 해야 하는 부분도 있다”며 “외국인이나 기관투자가들의 관심을 끌 만한 종목들 위주로 분석을 해야 투자 약정을 유치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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