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 회장 '부정부패와 전쟁' 선언

입력 2011-06-09 11:15 수정 2011-06-09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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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단속없이는 외부전쟁 패한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연합뉴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사실상 윤리 경영을 선언했다.

이건희 회장은 지난 1993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마누라와 자식 빼고는 다 바꾸자”며 신경영(품질 경영)을 내세워 외환위기를 극복했고 삼성전자를 세계적인 기업으로 키웠다.

또 지난 2009년 3월 경영에 복귀한 이후, 삼성의 체질 변화를 가져온 신경영의 초심을 강조했다. 글로벌 기업의 경영위기에 대한 경계감에서다.

이 회장은 삼성테크윈의 사례에서 드러났듯 그동안 양적 성장 과정에서 각종 부정과 부패가 만연했다고 판단, 대대적인 조직 쇄신에 나섰다.

◇ 이건희 회장 격노로 긴장한 삼성=9일 강남구 서초동 삼성타운 출근길 직원들의 표정은 어두웠다. 이건희 회장이 유례없이 강한 어조로 부정부패에 대한 척결의지를 밝힌 탓이다. 특히 지난 8일 삼성테크윈의 비리 사례가 전 계열사에 전달된 이후 이날 출근길에서는 모든 계열사에도 부정부패 사례가 산적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날 오창석 삼성테크윈 사장이 그룹 내부감사로 비리가 드러난 데 따른 책임을 지고 사직서를 제출한 사실이 알려졌지만, 일벌백계 차원으로 받아들였다. 삼성 계열사 대표이사가 임기 중 사직서를 제출한 것은 이우회 전 에스원 사장이 내부 직원이 저지른 범죄를 책임지고 물러난 이후 두 번째이며 내부 비리로는 처음이다.

그러나 이 회장은 9일 그룹 전체가 부패에 감염됐을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또 감사 기능 강화를 지시했고, 전 계열사 임직원들이 초긴장상태에 빠졌다.

이 회장이 격노한 이유로는 삼성 내부의 비리와 도덕적 해이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미래전략실 경영진단팀은 익히 알려진 삼성테크윈의 군납 비리 문제 뿐 만 아니라 향응대접·부적절한 경비 사용 등 세세한 비리까지 찾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미래전략실 내 경영진단팀은 이영호 전무가 이끌고 있으며 각 계열사는 상무급 또는 부장급의 책임자를 두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로 20여명에 불과한 그룹 경영진단팀의 조직과 역할이 대폭 확대되고 감찰 기능도 강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또 부정부패 척결에는 상하가 없다는 점을 대내외에 과시하기 위해 감사책임자의 직급도 대폭 격상될 전망이다.

◇계열사별 강도 높은 감찰 이어지나=삼성 전 계열사에 대한 대대적인 사정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건희 회장은 평소 사소한 부정이라도 저지르면 용인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문제는 지난 4월 말 삼성SDS 김모 부장과 삼성카드 정모 차장이 외국계 기업과 국회의원의 명의를 도용해 구속되는 등 내부비리가 터진 데다 삼성테크윈의 내부 비리가 불거졌다는 점이다.

이인용 커뮤니케이션팀장(부사장)은 “삼성이 자랑하는 깨끗한 조직문화가 훼손된 부분이다”며 “사회적 통념상 그렇게 크지 않은 문제라도 삼성에서는 문제가 된다는 질책”이라고 이건희 회장이 질책한 부분에 대한 의미를 설명했다.

앞으로 감사 대상은 하청업체(협력회사)가 많거나 비리 적발 가능성이 높은 삼성전자·삼성물산·삼성SDS 등 주력계열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납품 비리나 공사 비리가 발생할 수 있는 계열사들이 주 조사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며 “삼성그룹 규모가 커지면서 그룹 안팎에서 사각지대에 대한 우려가 크다”고 했다.

이 회장은 “과거 10년간 한국이 조금 잘되고 안심되니 이런 현실이 나타난 것 같다”며 “나도 더 걱정이 돼서 요새 바짝 이 문제를 챙겨보고 있다”전했다.

삼성의 감찰부서에서 세세한 부분까지도 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발언이다.

삼성 계열사 임직원들 사이에 주말 골프약속 취소와 저녁 술자리를 취소해야 하지 않느냐는 분위기도 감지될 정도로 삼성그룹 전체가 초긴장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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