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 작지만 핫아이템 즐비…트렌드 이끄는 새 패션 메카

입력 2011-06-08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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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상권]① 신사동 가로수길

▲새로운 트렌드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는 신사동 가로수길. 26일 오후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여러 시민들이 거리를 걷고 있다. 노진환 기자 myfixer@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카페 골목으로 유명했던 신사동 ‘가로수 길’. 이제는 트렌디한 패션의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 신사동 가로수 길은 신사역에서 압구정 현대고등학교까지 전체 길이라고 해봤자 700m가 채 안되는 짧은 길이에 폭 15m정도의 좁은 2차선 도로로 이뤄져 있다.

명동이나 홍대의 쇼핑 거리에 비해면 아주 작은 쇼핑거리라고 할 수 있지만 이곳은 국내 어디를 가도 느껴보지 못할 특별한 매력이 있다.

좁은 거리에 다닥다닥 붙어있는 옷가게와 레스토랑들은 모두 각각의 개성을 살린 인테리어로 젊은이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고, 거리 분위기는 마치 외국의 유명 거리에 온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이국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또 이 거리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타깃 고객층이 확실하다는 거다.

홍대나 이대 쇼핑거리 같이 대학생을 포함한 20~30대의 젊은층을 타깃으로 한 것이 아니라 20~30대 중에서도 여성, 또 그 가운데서도 럭셔리함과 개성있는 스타일을 추구하는 여성들을 집중 공략했다.

이 때문에 신사동 가로수길의 한복판에서 주위를 둘러보면 여유롭게 쇼핑을 즐기는 여성들과 레스토랑에서 데이트를 즐기는 젊은 커플이 대부분이며 여성과 남성은 7대 3 정도의 비율을 이루고 있다. 이곳에 들어선 패션 매장들이나 카페, 레스토랑들은 주 타깃층에 맞게 여성 특유의 감수성을 자극하는 음악과 인테리어, 특유 콘셉트로 짜여진 메뉴얼과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더불어 타깃층이 젊은 층이지만 럭셔리함을 추구하는 이들이기 때문에 가로수 길에서 소비되는 가격대를 살펴보면 전반적으로 강남역이나 대학가보다는 비싼 편이고,30~50대들이 즐겨찾는 청담동보다는 싼 편이다.

쇼윈도에 디스플레이된 의상과 신발, 액세서리 등의 제품들은 평소 백화점이나 쇼핑거리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각 매장의 개성과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핫 아이템’으로 가득하다. 서비스 또한 20~30대 여성들이 가장 선호하는 서비스로 구색을 맞췄다.

보통 옷을 구입하러 의류 매장에 들어서면 1명 이상의 매장 종업원이 졸졸 따라다니며 이런저런 아이템들을 추천하는 등 상품 구매를 유도해 충동매매가 빈번하게 이뤄지기도 한다.

그러나 이곳의 매장들은 무조건적인 ‘구매’가 목적이 아닌 ‘놀이 공간’의 개념으로 콘셉트를 정해 고객이 자유로운 쇼핑을 할 수 있게끔 분위기를 조성했다. 각 매장에 들어서는 순간 개성있는 인테리어와 상품구색은 눈을 즐겁게 한다.

매장 전체에 울려퍼지는 하우스 클럽음악이나 최신 팝송은 젊은 분위기를 한층 돋보이게 하며, 물건을 사지 않고 오랫동안 음악을 들으면서 구경만 해도 눈치 한번 주는 사람이 없다.

최근 몇년새 신사동 가로수 길을 찾는 사람들은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는 반면 좁고 한정된 거리는 한적했던 2차 상권을 또하나의 문화공간으로 만들기 시작했다. 이른바 ‘세로수 길’이라 칭해진 이 거리는 가로수 길 옆 골목에 위치하고 있다.

한마디로 도로변의 가로수 길이 패션 상권으로 자리 잡았다면 골목 안쪽의 세로수 길은 외식 상권이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은 셈이라고 할 수 있다. 이곳의 레스토랑 상권 또한 강남지역 중에서 최근 가장 트랜디한 상권으로 손꼽히고 있다.

2~3년전 까지만 해도 압구정 로데오 주변이나 청담동이 젊은 세대들에게 맛의 아이콘으로 각광 받았지만 중심축인 20~30대가 대거 이동하면서 신사동 가로수길이 새로운 메카로 부상했다.

삼청동이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루며 다양한 볼거리와 맛을 제공한다면 이곳은 트랜디한 맛과 음식 속에 녹아 있는 개성있는 문화까지 즐길 수 있는 젋은이들의 ‘놀이공원’과 같은 곳이라고 보면 된다.

이에 따라 세로수길의 메인 타깃층은 가수수길과 마찬기지로 20~30대, 그 가운데서도 젊은 여성들을 집중 공략한다. 각 레스토랑에서는 여심을 자극할 만한 아기자기한 인테리어에 그곳에서만 즐길 수 있는 개성있는 메뉴들를 선보이고 있다.

이곳은 기존에 외식 상권이 들어섰던 곳이 아니었던 터라 대형 음식점보다는 작은 평수의 식당들이 대부분이지만 분위기 만큼은 이국적이면서도 개성있는 가로수 길의 특색을 그대로 살렸다.

특히 가로수길만의 트렌디한 여성문화가 자리잡아가면서 젊은 여성들의 입맛을 자극할 수 있는 디저트 전문 레스토랑이 대표 키워드로 떠올랐다.

‘웰빙’을 추구한 ‘홈 메이드’ 스타일의 디저트 가게나 브런치 전문 레스토랑, 수제버거 가게 등이 여성들에게 인기를 끌자 너도너도 골목 귀퉁이에 개성있는 레스토랑을 오픈하기 시작했다. 이에 신사동 가로수길부터 세로수길까지 디저트, 간식 전문레스토랑만도 수십개가 넘는다.

각 레스토랑에서는 빵 하나 음료 한 잔까지도 개성있는 맛을 살리고 웰빙 코드가 부합된 식자재를 사용해 여성고객들을 자극한다. 물론 바쁜 현대인들을 위해 테이크 아웃 서비스는 필수로 제공하고 있다.

현재 세로수길 골목 사이사이에는 브런치를 즐길만한 테라스형 레스토랑부터 이국적인 퓨전 음식점, 수제 햄버거가게, 디저트 전문카페, 와인바와 사케바 등이 작은평수로 촘촘하게 위치해 있다. 최근에는 젊은 층의 입맛을 공략한 실내포장마차도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들은 이곳 상권에 대해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는 유동인구를 고려하면 향후 발전 가능성이 무한한 곳이라고 입을 모은다. 다만 임대료와 권리금이 높기 때문에 투자비용 대비 수익률을 잘 고려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마진율이 높은 업종을 선택하거나 제품의 품질을 높여 고단가의 업종, 고단가를 받을 수 있는 업종을 선택하면 골목사이길이나 2~3층 매장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설명이다.

◇3년전 시대의 2배 임차문의 줄 이어 = 현재 가로수길은 임대물건은 없고 창업하려는 사람은 넘처나는 이른바 ‘공급자 위주의 시장’이 된지 오래다. 시세는 3년전에 비하면 약 두배 가량 뛰어올랐다고 볼 수 있다.

가로수길 도로변 점포 34㎡ 1층의 경우 임대료 수준은 권리금 2~3억 수준에 보증금 1억원, 월세 300만원 정도이다.

2008년까지만 해도 1억원이 채 안되는 권리금에 한달에 보증금과 100~150만원 정도의 월세면 도로변 1층에 웬만한 점포창업이 가능했지만 이제는 그 정도 금액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이곳에 창업을 생각한다면 적어도 3~4억원의 여윳돈을 갖고 상권 트렌드에 맞는 아이템으로 경쟁력을 갖춰 출발하는 것이 좋다.

세로수길 같은 경우 같은 규모(점포 34㎡ 1층)의 시세가 권리금이 3000만원에서 1억원 수준이고 보증금 1억원에 월세 100만∼200만원 가량으로 형성돼 있다. 이또한 3년전에 비하면 1.5배 가까이 오른 수준이다.

이곳은 1억5000만원에서 2억원의 자금으로 작지만 특색있는 레스토랑을 창업하기에는 안성맞춤이다.

부동산 업계 한 관계자는 “가로수길 상권은 압구정동이나 청담동 상권이 포화를 이루면서 높아진 임대료 때문에 창업자들이 하나둘 이곳에 모여들면서 생겨난 상권이지만 이제는 청담동 못지않은 고급 상권이 됐다”면서 “이 지역은 하루에도 몇 번씩 점포 임차문의가 이어지고 창업하려는 대기자가 줄을 서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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