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정석원 "연기와 운동의 공통점? 할수록 겸손해진다"

입력 2011-05-25 11:00 수정 2011-05-25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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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정석원, 해병·스턴트맨 출신…'미친 존재감' 날갯짓

▲사진=고이란 기자
스턴트맨. 해병대 출신. 단역. 모두 배우 정석원을 따라다니는 꼬리표다. ’그들이 사는 세상’, ’찬란한 유산’, ’인연 만들기’, ’마이더스’ 등 드라마에 출연해 조용히 역할을 다하던 그가 이제 비상할 준비를 하고 있다.

정석원은 최근 종영한 SBS‘마이더스’에서 김희애의 비서로 조용히 묻혀지는 듯 했지만 마지막 회에서 충격적 반전의 캐릭터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유인혜(김희애 분)를 감시하던 게 드러나 충격을 주더니 제임스(김병세 분)를 총으로 사살하는 반전으로 모두를 놀라게 했다.

그는 “원래 ‘마이더스’에는 큰 배역이었는데 기회가 쉽지 오지 않았다. 처음에는 애가 탔지만 서서히 나를 보여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기다렸다. 마지막 회 대본을 받고 나니 ‘기회가 왔구나’ 싶더라”며 심경을 전했다.

그는 “사실 ‘마이더스’때는 막연한 자신감만 있었던 것 같다. 내가 어느 정도 준비가 됐다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연기는 철저한 분석, 감성, 노력, 연습이 다 따라줘야 이룰 수 있다는 것도 배웠다. 이젠 정말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정석원은 스턴트맨으로 방송을 시작했다. 연기 공부를 하던 중 자신도 모르게 연기에 대한 열정을 가지게 됐고, 감독님이 그의 열정을 알아봐 캐스팅 되는 행운을 안았다.

2008년 방송된 KBS‘그들이 사는 세상’에서는 대사 한마디 없는 역할이었지만 감독이 대사를 던져주기도 했다. 그는 캐릭터를 소화할 때 준비된 스턴트맨도, 대역도 거절했다. 본인이 준비한 걸 보여줄 기회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는 스턴트맨과 해병대 출신 등인 것이 알려져 남자다운 이미지가 각인될까 조심스러웠다고 털어놨다.

“사실 스턴트맨, 해병대 출신이라는 것을 알리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요즘 느끼는 건, 오히려 그런 점이 나한테 도움이 된다는 거다. 남자답고 강하기만 할 줄 알았는데 이렇게 부드러운 면도 있구나... 이렇게 느끼는 것 같다. 영화 ‘사물의 비밀’에서는 부드러운 이미지를 많이 어필했다.”

처음에 대사 한마디 없는 배우에서 이제 서서히 자리를 잡아가고 입지를 넓혀나가는 그지만 좌절도 겪어야 했다. 근래에는 SBS‘닥터챔프’ 주인공에 대한 상심이 컸다고 한다.

처음에는 주인공을 제안 받았지만 촬영을 앞두고 갑자기 정겨운으로 결정됐다는 소식을 전해들었던 그는 친구 역을 맡는 데 그쳐야 했다. 정석원은 “소식을 듣고 드라마 초반에는 겨운이 형과 신경전도 많이 했던 것 같다. 하지만 형이 워낙 자기만의 색깔로 잘해줘서 오히려 고맙다는 생각이 들더라”며 웃어보였다.

그는 운동과 연기가 비슷한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연기는 감정도 꾸준히 길러야 하고, 꾸준히 공부해도 계속 벽에 부딪치는 것 같다. 운동도 마찬가지로 내가 좀 알겠다 싶으면 벽을 만난다. 겸손해지기 위해서 정말 쉬지 않고 공부해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열심히 할수록 겸손해지는 게 바로 운동과 연기라는 설명이다.

그는 어떤 배우를 꿈꾸고 있을까?

“백지 상태에서 다시 시작할 수 있는 배우이고 싶다. 어떤 옷을 입어도 어울릴 수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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