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던힐 가격인상 해명 없는 BAT

입력 2011-05-1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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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힐’ 등 양담배 가격 인상에 대한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다. 담배회사가 애연가들의 건강을 챙기기 위한 사회공헌도 제대로 하지 않고 자신들의 이익을 해외로 모두 가져가버리는 행태도 그렇지만, 담뱃값 인상에 대한 해명이 궁색하기 때문이다.

수익성 악화가 가격인상의 주된 이유라고 했지만 누구 하나 그 말을 믿지 않는다. 표면상으로 BAT코리아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마이너스다.

순이익 비율에 따라 납부하는 법인세를 46억원 밖에 내지 않았다. 동종 외국회사인 필립모리스는 BAT코리아보다 10배 가량 많은 449억원을 납부했다. 국내 담배시장 점유율 2위 업체가 3위 보다 10배 이상 적게 냈다는 사실은 같은 사업구조를 가진 회사들간의 액수 차이라고 보기엔 납득하기 힘들다. 어떤 회계 방법을 동원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좀처럼 보기 힘든 결산이다.

그러면서도 작년 순이익 122억원은 몽땅 해외 대주주에게 몰아줬다. 물론 매년 수백억원씩 꼬박꼬박 챙겨주고 있다. 반면 2009년 기부금은 2억6794만원으로 매출 대비 0.04% 수준이다. KT&G는 같은 해 426억원을 기부했다.

BAT코리아는 다국적기업이 쓰는 법인세 절세 기법인 ‘이전가격 조종’을 한다고 알려졌다. 손인계산서를 보면 이전가격조정(1166억원)이란 항목이 있다. BAT코리아는 경남 사천에 공장이 있지만 곧바로 한국시장에 담배를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세율이 낮은 나라에 회사를 하나 더 만들어놓고 그곳(로스만스 극동지부 한국사무소)를 거쳐 한국에 들여온다. 저가로 상품을 공급하고 고가로 다시 매입하니 이익이 날 수가 없는 형태다. 국세청이 이를 수상하게 여겨 2005년 606억원의 세금을 물렸지만 조세심판원 항고심에서 져 모두 되돌려줬다.

이 글을 쓰고 있는 기자는 최근 수년 째 피던 한 담배를 차마 끊지 못하고 다른 제품으로 바꿨다. 국세청도 이기지 못하고 지방정부가 외국 담배회사를 지원했던 마당에 힘없는 담배 소비자가 할 수 있는 ‘소심한 반항’이 뭐가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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