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KCC 우승의 숨은 주역 신명호, 유병재 선수

입력 2011-05-09 18:16 수정 2011-05-19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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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KBL

2010-2011 프로농구에서 우승을 거머쥔 KCC 이지스(이하 KCC)는 여전히 파티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강병현, 하승진, 추승균 선수등 스타플레이어들이 유독 많은 KCC에 남모르게 마음 고생하며 우승에 힘을 보탠 선수들이 있다.

정규리그와 챔피언리그에서 눈부시게 활약한 KCC의 유병재와 신명호 선수는 “우승이 아직도 얼떨떨하고 믿기지 않는다”고 말하며 쑥스럽게 웃어보였다. 우승의 공이 강병현이나 하승진에게만 돌아가서 억울하지 않냐는 질문에도 “그 선수들이 KCC대표 선수들이고, 잘 하는 것도 사실이다. 당연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KCC의 우승이 확정되던 챔피언 결정전 6차전 4쿼터. 신명호의 빈틈없는 수비와 적재적소에 터지는 3점슛은 KCC의 우승을 결정지은 ‘한방’이 확실했다. 하지만 신명호는 “전 다 차려진 밥상에 숟가락 얹어 놓은게 전부”라며 손사래를 쳤다.

유병재는 정규리그에 출전하는 날이면 폭풍같은 득점 실력을 선보이며 관중과 감독의 기대를 충족시키는 모습을 보였지만 정규리그에서의 활약만큼 챔피언 결정전에서 활약할 시간이 적어 아쉬움을 달래야만 했다. 그런 그는 2010-2011 프로농구 챔피언이 결정되던 순간도 마음껏 기뻐하지 못한 선수 중 한명이었다.

창원 LG와 맞붙는 날이면 항상 문태영 선수를 전담 마크한 유병재는 “플레이 오프에서도 내심 LG와 맞붙길 바랐다. 감독님께서도 문태영 선수를 나에게 주문하셨는데 문태영 선수에게는 유독 자신이 있었다”면서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자신보다 신체조건이 좋은 혼혈선수지만 유병재 특유의 탄력과 스피드는 문태영 선수를 막기에 충분했다. 챔피언 리그에서의 출전시간이 적었던 데에 대해서는 “아직 배우고 있는 단계라고 생각한다. 다음 시즌에서는 더 많은 출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의지를 다잡았다.

신명호는 제대하자마자 팀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해 적응할 시간을 제대로 갖지 못했다. 이후에는 잦은 부상에 시달렸지만 그에게 주어지는 출전기회는 그냥 흘려보내지 않았다. 이번 시즌 KCC 우승에는 “신명호가 없었다면 사실상 우승은 불가능 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적지 않았다. 그는 하승진이 커버하지 못하는 골 외곽까지 신경쓰며 1인 2역을 해내는 ‘능력맨’이었다.

‘신(神)스틸’이라는 별명이 따라 다닐만큼 수비에 능한 신명호는 “지금까지 수비 하나로 농구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무엇보다 우리 팀에서 내가 할 일은 화려한 일보다 궂은 일이 맞는 것 같다”고 말한다. 수비와 공격을 넘나드는 그의 플레이에 본인은 겸손한 자세다. 그러면서도 그는 “양동근 선수나 이정석 선수를 마크할때면 아직도 부담스러운게 사실”이라면서 “워낙 경험도 풍부하시고 능력도 뛰어나신 분들이다”며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신명호가 드래프트에 참가한 2007년, 그는 수많은 논란을 이겨내야 했다. 당시 프로에서 탐내던 훌륭한 선수들을 제치고 KCC 허재 감독이 그를 지명하자 고개를 갸우뚱한 사람이 적지 않았기 때문. 이런 오명은 다행히 이번 시즌 우승에 힘을 보태며 벗을 수 있게 됐다.

신명호 본인도 “KCC에 뽑히고 나서 너무 많은 이야기를 들었고 그것 때문이라도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이번 시즌 끝나고 많이 만회한 것 같아 다행”이라며 웃었다. 그는 무엇보다 자신보다 더 많은 이야기를 들었을 감독님이 자신을 믿고 큰 기회를 주신 것에 감사한다는 말을 전했다.

챔피언 결정전 6차전에서 눈에 띄는 것이 있었다. 무릎인대 부상으로 병원에 있어야 했던 강은식 선수의 유니폼을 벤치에 앉혀 놓았던 것. 이런 KCC 선수들의 동료애는 관객석에도 전해졌다. 애초 이 생각은 KCC선수들 모두가 같이 했다. “함께하고 싶었는데 아파서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 우리도 그렇게 하길 바랐다”는 것. 이어 두 선수는 “하지만 승진이가 우승 후 은식이 형의 옷을 입는 것은 계획에 없어 우리도 놀랐다”며 입을 모아 웃어보였다.

KCC는 팀 내 분위기가 화기애애하기로도 유명하다. 유병재는 “승균이 형이나 재현이형과 나이 차이가 많이 나서 어려운 관계를 정선규 선수, 이동준 선수, 강은식 선수가 가운데서 잘 이끌어 주신다”고 전했다. 게임이 잘 안 풀리는 날이나 유독 힘든 날은 선수들끼리 소주한잔 기울이는 시간도 이들에게 큰 힘이 된다.

유병재와 신명호는 수많은 여성팬으로도 유명하다. 신명호 선수는 경기장마다 장미꽃을 사들고 오는 팬이 있을 정도로 KCC 핫스타로 급부상 중이다. 여성팬이 많은 이유가 뭐냐는 질문에 “그 팬들 돈 주고 사느라 요즘 힘들다”는 농담을 툭툭 던졌다.

유병재가 KCC에 입단하던 2007년에는 농구계의 꽃미남이 입단했다는 소문이 자자했다. 아직도 그의 이름이 소개되는 순간에는 잠시 귀를 막는 것도 좋다는 말이 있다. 함성소리가 너무 커 놀라기 때문이다. 지난해 제대한 그는 군대로 직접 찾아온 팬도 끊이지 않았다. 군대에 있는 2년동안 팬들은 그를 잊지 않고 꾸준히 찾아주는 정성을 보였다.

KCC 입단 당시 ‘추승균의 후계자’로 이름을 널리 알린 유병재는 지난 시즌 부상으로 출전 시간이 자연스럽게 줄어들었다. ‘추승균의 후계자’라는 부담도 그의 활약에 방해가 되진 않을까 걱정스럽기도 하지만 그는 “그건 아니다. 내 출전시간이 다른 사람 때문일 수는 없다. 단지 내가 부족했기 때문”이라며 “승균이 형은 대한민국 최고의 포워드가 확실하고, 내가 많이 의지하는 정신적 지주이기도 하다. 항상 벤치에서도 다독여 주시고 힘을 주신다. 그런 모습까지도 많이 배운다”고 말을 이었다.

지난 시즌을 통틀어 가장 아쉬웠던 점을 묻자 유병재는 “이번 시즌에서는 성적이 안 좋으면 많이 의기소침해졌던 것 같다. 하지만 다음 시즌에서는 혼자 힘들어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달라져 돌아올 그의 모습을 피력했다. 휴가 기간에도 꾸준히 슛 연습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신명호는 인터뷰를 마치며 “이번시즌보다 다음시즌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KCC 선수들 모두가 2연패에 욕심내고 있다. 나도 2연패에 꼭 일조하고 싶다”면서 “더 발전된 모습 분명히 보여드리겠다. 지켜봐달라”는 말을 잊지 않았다.

이들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열정적인 에너지는 2011-2012 시즌 KCC의 운명을 짊어져도 될만큼의 힘이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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