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묻지마 식 발표에 피멍든 기업

입력 2011-05-0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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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으로는‘프렌들리’를 말하면서 언론 플레이를 펼치는 정부 때문에 기업이 존폐 위기를 겪고 있다. 지난달 28일 농림수산식품부가“매일유업이 포름알데히드가 섞인 사료를 사용했다”고 발표하면서 위해성과 상관없이 매일유업의 제품이 소비자들로부터 기피식품이 됐다. 언론보도가 나간 후 이 회사 제품은 30%이상 매출이 급감했다. ‘이러다가 망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과장은 아니다.

업계 일각에서는 매일유업에‘괘씸죄’가 적용된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지난달 초 식중독균 사건 당시 매일유업이 검출 발표를 정면부인하면서 굴육을 당한 관계 당국의 보복이라는 시각이다.

포름알데히드는 공기 중에도 일정량 포함돼 있고 문제가 된 우유도 자연상태의 우유에서 검출되는 수준이지만 농식품부는‘문제가 있다’는 식으로 몰아갔다.

논란이 계속되면서 농식품부는“우유가 위해하다고 한 적은 없다. 사료에서 포름알데히드가 섞인 사료를 썼다고 밝힌 것일 뿐”이라고 발을 뺐지만 매일유업은 소비자들로부터‘포르말린 우유’로 낙인찍힌 뒤였다.

매일유업은 검사 결과 해당 우유의 위해성이 없다고 홍보에 나섰지만 소비자의 마음을 돌리기에는 역부족인 것 같다.

정부는‘묻지 마 발표’피해에 대한 선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에도 역시 일단 발표부터 하는 우를 범했다. 1989년 당시 1등 기업였던 삼양식품은 “공업용 쇠기름으로 라면을 튀겼다”는 검찰 발표로 3개월간 공장 문을 닫았다. 8년간의 재판 끝에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한번 등돌린 고객은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업계는 식품 위해성 발표에 정부가 좀 더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업계 관계자는“안전성에 대해 정확한 분석 없이 일단 발표부터 하고 보자는 정부에 진저리가 난다”며 “친 기업은 커녕 낙인 찍는 정부 밑에서 무슨 사업 계획을 세우겠냐”고 털어놨다. 정부에 대한 불신만 커져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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