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컨버전스 시대] IT에 빠진 제철소...'친환경'을 말하다

입력 2011-04-25 11:07 수정 2011-06-20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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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작업 시스템화로 위험 최소화

철강 시황의 변동주기가 눈에 띄게 짧아졌다. 불과 몇 년 사이에 갈수록 변동 사이클은 짧아져 최근에는 1년 미만으로 압축됐고, 급기야는 분기 단위, 월 단위, 주 단위로 시황 변동이 급박해졌다.

과거 철강 시황은 대체로 4년을 주기로 움직여 왔다. 세계 5위 철강기업인 포스코조차 향후 철강경기를 예측하기 힘들다고 어려움을 토로한다. 철강산업은 대표적인 대규모 장치 산업으로 미래 수요와 공급에 대한 예상이 수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 처럼 시황의 진폭이 커진 가장 큰 원인은 ‘속도’다. 철강 제조 기술이 혁신적으로 바뀌어서 그런 것이 아니다. 바로 정보를 처리하는 속도를 높였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최근 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 중 하나인 IT와의 융합이 바탕이 됐다. 글로벌 경쟁과 전후방 산업의 환경 변화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집중도를 높이고 있지만, 그것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언가 특별한 것을 요구했다. 바로 IT와의 융합이다.

▲현대제철이 IT를 활용한 친환경 제철소로 불리는 당진 일관제철소에 도입한 밀폐형 원료처리시스템의 모습.

◇IT가 굴뚝공장 이미지 확 바꿔놔= 제철소에서 철이 생산되는 과정은 매우 복잡하다. 모든 과정에서 고온이 발생, 위험 요소가 산재해 있다.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선 자동시스템이 필수다. 컴퓨터로 모든 업무를 제어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기 위해선 IT기술이 무엇보다 중요한 게 철강산업이다.

IT 접목이 본격화되면서 고로 가동에 필요한 인력도 줄었다. 근무 교대까지 합치면 수는 늘어나겠지만 통산 8명 안팎으로도 운영이 가능하다. 모든 작업이 시스템화 돼 있어 근무자는 중앙 관제실에서 모니터를 보고 마우스 하나로 제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가능케 한 것은 고로와 주변 시설물에 있는 각종 센서와 CCTV, 제어 시스템이다. 모두 IT기술을 기반으로 한다.

때문에 철강기업들은 IT 역량을 높이는데 집중하고 있다. 계열사별로 흩어져 있던 IT 관련 연구개발(R&D) 창구를 일원화해 시너지를 발산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공장 효율성을 높이고 IT 접목 신사업 발굴에도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황석주 포스코 정보기획실장(상무) 등 포스코 및 포스코ICT 관계자 7명은 9박10일 일정으로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의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을 방문했다.

포스코가 지난 1월부터 추진 중인 전사통합시스템 ‘포스피아 3.0’ 구축을 위한 신기술 동향 파악과 클라우딩 컴퓨터 기술 검증 등을 위해서였다.

포스코는 지난해 12월 말 지난 10년간 포스코의 경영 토대가 됐던 기존 전사통합시스템인 포스피아를 포스피아 3.0으로 업그레이드하는 내용의 ‘포스피아 3.0 메가 Y 프로젝트’ 추진을 선언했다.

포스코 측은 이 프로젝트가 단순한 기능 개선이 아니라 기존 철강 중심 업무에서 소재별 특성에 맞는 고객 지향 업무로 일하는 방식을 완전히 탈바꿈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정준양 회장도 “포스코 임직원들의 일하는 방법을 혁신적으로 새롭게 그린 포스피아 3.0이 실현되어야 ‘비전 2020’(2020년 매출액 200조원 달성 목표)이 현실화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IT를 활용하면 ‘친환경 제철소’= 펄펄 끊는 쇳물, 후끈한 열기, 매캐한 연기 등 대표적인 굴뚝산업인 철강산업의 이미지다. 그러나 쇠가루와 석탄먼지가 풀풀 날리는 낡은 제철소 이미지를 벗은 철강산업이 IT와의 융합을 통해 최첨단 친환경 산업으로 변신, 철강신화를 다시 쓰고 있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11월 충남 당진에 위치한 일관제철소 제 2고로의 화입식을 갖고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갔다. IT을 활용한 친환경 제철소다. 철광석과 원료를 실내에 저장하는 세계 최초의 ‘밀폐형 원료 저장시설’과 프로세스 자동화가 핵심이다.

우유철 현대제철 사장은 “21세기 한국의 제철소는 어떤 차별화를 둘 것인가를 고민했다”며 “한국의 강점인 IT를 활용한 친환경적인 제철소가 그 답변”이라고 말했다.

포스코가 세계 최초로 선보인 파이넥스 공법 역시 탄소 배출 제한이 의무화 될 때 피해를 최소화 시킬 수 있는 최첨단 철강기술이다. 포스코의 IT 기술이 다양하게 적용된 설비다. 철강 기술 발전과 더불어 축적된 기술이 조화를 이뤄낸 셈이다.

파이넥스 공법은 기존 철강 제조 과정에서 철광석과 유연탄을 결합시켜야 하는 공정을 뺀 것이 특징이다. 고로에 비해 투자비를 20% 절감할 수 있다. 쇳물 제조 원가는 85%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 특히 환경오염 물질 발생량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다. 친환경기업으로 전혀 손색이 없는 수준이다.

동부제철은 선진국형 첨단사업을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혁신하고 투자하는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스마트 경영을 통해 경쟁업체와 차별화를 추진하고 있는 것. 쇳물은 고로로 만들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깬 아산만공장은 국내 최대인 160톤 전기로 2기를 비롯해 고급강 제조를 위한 진공 정련설비 1기와 박슬라브 연주기, 열간압연설비 등을 갖췄다.

동부제철의 전기로 제철공장은 자원을 재활용하고 이산화탄소를 적게 배출하며 에너지 소비 또한 현저히 적은 미래형 설비로 인정받고 있다.

철스크랩을 원료로 하는 전기로는 철광석과 유연탄을 주원료로 하는 고로에 비해 이산화탄소와 에너지 소비량이 4분의 1에 불과하다. 또한 분진과 소음, 에너지소비량을 더욱 줄이기 위해 국내 최초로 콘스틸(Consteel) 방식을 채택해 친환경성을 높였다.

업계 관계자는 "막대한 에너지를 사용하는 제철소의 경우 IT 활용을 통해 효율성을 조금만 높여도 큰 폭의 경비절감 효과가 있다"며 "그동안 꾸준히 IT와 접목을 시도해왔지만 친환경 녹색경영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어 IT 활용도가 대폭 상승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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