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뷰-포인트]'준법지원인' 제한적 시행을

입력 2011-04-2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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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선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상무

지난 4월 14일자로 공포된 상법개정 내용 중 이른바 준법지원인제도에 대한 사회적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이미 법으로 확정돼 시행을 앞둔 제도에 관해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다.

법은 보편적 가치를 가지고 이해관계자를 조정해 불편부당하게 제정돼야 한다는 특성 때문에 예전부터 타협의 산물로 지칭되고 있다.

그런데 끊이지 않는 준법지원인제도에 관한 사회적 논란이 야기되는 것은 이해상충이 있는 법안을 입법과정에서 상호간 충분한 논의와 상대방에 대한 진지한 설득과정 없이 일방적으로 처리되었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법률 제·개정 과정과 마찬가지로 기업관련 법률의 제·개정 과정에서도 기업이 처한 법현실이 국가적 차원에서 우선적이고 필수적으로 고려돼야 한다.

준법지원인제도가 우리가 처한 국내외 경제현실에서 기업의 국제적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업경영의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 불요불급한 법제도인지를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기업현실을 둘러싼 국내외 경제여건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고, 우리기업들은 세계 각국의 기업들과 적자생존을 위한 국경 없는 무한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러한 기업을 규율하는 법률은 당연히 변화하는 국내외 경제여건 속에서 기업경영이 효율적으로 이뤄지고 사회적 생산과 국가의 부가 증진되도록 뒷받침하고, 부당한 행위를 제어해 사회적 폐해와 비능률을 방지하는 방향에서 제정돼야 한다.

준법지원인제도는 기업의 준법경영과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기 위해 고안됐지만, 실상 세계 어디에서도 그 독자적 입법례를 찾아볼 수 없고, 더구나 일정 상장회사에 획일적으로 의무화 한 예가 없는 제도이다.

업무집행과정의 법률리스크를 회피하기 위한 준법통제제도는 기업경영에서 기본적으로 요구되는 제도적 장치이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이러한 준법통제는 내부통제의 일부분이라 할 수 있다.

즉 내부통제는 기업의 경영목표인 주주가치 또는 기업가치 극대화를 달성하기 위해 업무집행의 효율성 제고, 재무보고의 신뢰성 확보, 법규준수를 목적으로 하고 있으며, 세계 각국은 자기나라의 기업현실과 경제여건에 적합한 내부통제제도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에 내부통제제도의 일부인 재무보고의 신뢰성 확보를 위한 ‘내부회계관리제도’를 이미 법제화하여 운영하고 있으며, 이번 개정상법에 준법통제기준과 준법지원인을 두도록 해 또 다른 내부통제제도의 일부라 할 수 있는 준법통제제도를 도입하고 있는 것이다.

실무자의 입장에서 보면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내부통제제도로 인해 어떤 업무를 추진할 때(예컨대 경쟁입찰방식의 구매업무) 다른 법률과 별개의 시스템에 의하여 회계통제와 준법통제를 각각 받음으로써, 업무의 지연과 비능률, 경쟁력 저하를 초래하는 상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듯 내부통제제도의 일부분인 준법통제를 독립적인 별개의 제도로 정립코자 하는 준법지원인제도의 도입은 이론적 합리성이나 논리적 타당성, 실무적 정합성이 담보되지 않을 뿐더러 막대한 사회적 비용이 수반되는 법적 낭비를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되고 있다.

따라서 준법지원인제도는 내부통제제도의 한 부분이므로 이를 분리해 도입·시행하기 보다는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내부통제제도, 한국형 내부통제제도를 정립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즉 내부통제 중 한 부분인 준법통제는 이미 도입되고 있는 회계통제 등과 같이 종합적으로 검토되어 통일적으로 적용돼야 할 것이다.

이미 입법화된 준법지원인제도는 기업부담, 비능률 등 그 부작용을 고려, 최소화된 형태로 시행되도록 시행령을 보완해야 할 것이다. 즉 준법지원인의 자격을 기업에 근무하고 있는 법무전문가로 확대하고 상장회사에 대한 전면적 시행보다는 대규모기업 등 제한적인 범위에서 시범적으로만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시행령으로 기업의 부담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 정해졌으니 이제는 모두가 힘을 합쳐 지혜를 모아야 할 때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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