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삶]소리없이 다가오는 失明… 녹내장 '주의보'

입력 2011-04-20 11:00

초기·중기 특별한 증상없어 초지 진단 중요

▲고려대학교병원 안과 의료진(오른쪽)이 녹내장 환자를 대상으로 눈 정밀 검사를 실시하고 있는 모습.(사진제공 고려대의료원)

현재 방영중인 MBC 주말드라마 ‘반짝반짝 빛나는’에 출연중인 배우 고두심은 극 중 이권양 역을 맡아 녹내장 말기 환자의 삶을 그려내고 있다. 녹내장 말기에 이르면 시력을 잃게 돼 이 사실을 깨달은 두 딸은 최근 방송분에서 오열하며 시청자들의 눈시울을 붉혔다.

드라마뿐만 아니라 최근 사회적으로도 녹내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눈 건강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당부된다. ‘소리없는 실명’으로도 부르는 이 질병은 초기와 중기에 특별한 증상이 없어 감지하기 어렵기 때문에 개인의 눈 건강을 위해서는 병원을 찾아 정기적인 검사로 병의 유무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난 18일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2002년 녹내장 진료환자는 20만6000여명이었으나 2009년 40만1000명을 넘어서 7년 사이 2배에 가까이 증가했다. 특히 여성환자수가 남성보다 많았으며 80대 이상 노인 10만명당 환자 증가율은 7년간 12%를 기록해 전체 연령층에서 제일 높았다.

또한 고려대의과대학부속병원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실명 인구 70만명 가운데 38%가 녹내장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녹내장은 시신경이 손상되고 그 결과로 시야결손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높은 안압(눈의 압력)과 시신경 혈류의 이상 등이 주요 발병 기전으로 알려져 있다. 녹내장은 과거에는 높은 안압이 시신경을 압박해 손상이 나타나는 병으로만 인식됐으나 정상 안압에서도 녹내장이 발생할 수 있다.

우리나라와 일본에서는 ‘정상안압녹내장’이 전체 녹내장 환자의 다수를 차지한다. 한국녹내장학회가 2007년 말부터 4개월간 충청남도 금산군 남일면에서 40세 이상 주민 153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녹내장의 국내 유병률은 3.5%이고 이 중 77%가 정상안압녹내장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안압이 정상인데도 녹내장이 발생하는 이유는 개인마다 인종마다 시신경이 견딜 수 있는 안압의 수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시신경과 연관된 혈류장애도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안압 측정 하나만으로는 녹내장 여부를 알 수 없고, 정밀검사를 통해 시신경과 시야의 상태를 살펴봐야 한다.

녹내장의 원인은 아직 정확히 밝혀져 있지 않으나 고령(40세 이상), 인종적 특성, 가족력(유전), 고도근시, 당뇨병 등의 전신질환, 편두통 등이 발병 위험인자들이다.

특히 가족력의 경우 부모가 녹내장이 있으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녹내장 발병 확률이 2~3배 높고, 형제가 녹내장 환자면 5~7배 높다.

하지만 녹내장 유전자가 있으면 반드시 100% 유전되는 것은 아니다.

급성 녹내장의 경우, 갑작스런 안압 상승으로 인해 구역질,구토,두통,안통, 시력 저하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그러나 대부분의 녹내장은 만성으로 서서히 진행하고 중심시력보다 주변시력을 담당하는 시신경이 먼저 손상되기 때문에 병의 초기 및 중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아 위험하다.

이 시기에는 시신경 및 시야를 검사해봐야 녹내장의 변화를 알 수 있다. 말기에는 터널 속에서 밖을 보듯 주변시야가 좁아져 중심부만 보이게 되는데 환자가 이런 정도의 시야 손상을 느낄 정도면 이미 시신경이 많이 손상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녹내장을 ‘소리 없는 실명’이라 부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조기진단이 중요하다.

녹내장 치료는 진행되고 있는 시신경 손상을 중단시키거나 최대한 억제하는 것으로 치료를 시작해도 눈의 기능을 질병 발생 전의 상태로 되돌리지 못한다.

녹내장의 종류에 따라 치료 방법에 다소 차이가 있지만 안압하강을 목표로 하는 점은 동일하다. 치료 방법에는 약물, 레이저 및 수술 등이 있다.

약물 치료는 수술에 따른 합병증을 피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수술에 앞서 선택한다. 약물치료에 부작용이 있거나 약물만으로 안압을 충분히 떨어뜨릴 수 없는 경우엔 레이저 치료나 수술을 하게 된다. 수술했다고 녹내장이 완치되는 것은 아니며 수술 후에도 안압 재상승 가능성이 있어 지속적으로 정기 검진을 받아야 한다.

녹내장 예방 생활수칙으로는 금연, 카페인 음료 절제, 물구나무서기와 같이 머리로 피가 몰리는 자세 피하기, 욋몸 일으키기와 같이 복압을 증가시키는 자세 피하기 등이다. 또 어두운 곳에서 TV 시청과 독서, 컴퓨터 사용을 오랫동안 하지 말아야 하며 한번에 물을 많이 마시지 않고 넥타이 느슨하게 매기 등은 안압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유정권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안과 교수는 “녹내장은 조기진단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40세 이상이거나, 젊은 층이라도 녹내장 발병 위험인자가 있으면 눈에 특별한 증상이 없어도 안과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유 교수는 이어 “녹내장 진단을 받았다면 이미 손상된 시신경은 회복시킬 수 없으므로 더 이상의 시신경 손상을 막기 위해서 나쁜 생활습관을 개선하고 꾸준히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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