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결핵 진단받은 할머니, 무료 치료 병원 찾다 숨져

입력 2011-04-16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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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관방에서 홀로 지내온 70대 할머니가 폐결핵 진단을 받고 보건소와 시립병원 등을 찾아다니다 치료를 받지 못한 채 지하철역에서 결국 숨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6일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14일 오후 6시께 김모(78·여)씨가 지하철 6호선 응암역에서 쓰러져 119구급대가 출동, 김 할머니를 인근 병원으로 옮겼지만 끝내 숨졌다.

김 할머니는 최근 고열과 기침에 시달리자 13일 밤 인근 병원을 찾았지만 링거를 맞았을 뿐 별다른 치료를 받지 못했다.

다음날인 14일 오전 평소 머물러 온 여관 주인 A(62·여)씨의 도움으로 근처 다른 의원을 찾은 김 할머니는 폐결핵 진단을 받고서 어려운 형편상 무료로 치료받을 곳을 찾으려고 삼양동주민센터와 강북구보건소, 시립서북병원을 찾아다녔다.

하지만 김 할머니는 자녀가 있는 데다 건강보험에 이름이 올라 있어 무료 진료를 받을 수 없다는 얘기를 듣자 발걸음을 돌려야 했고 결국 지하철역에서 쓰러졌다.

유족 뜻에 따라 부검하지 않기로 해 정확한 사망 원인을 알 수는 없지만 폐결핵과 영양실조로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경찰이 말했다.

김 할머니는 아들과 함께 살다가 약 20개월 전쯤 집을 나와 강북구 미아동의 한 여관에서 혼자 지내온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할머니가 치료를 받으려고 병원 찾아다니다가 지하철역에서 돌아가셨다는 이야기에 많이 안타까웠다. 여관 주인에게서 할머니가 시립병원에서 무료 진료가 안 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크게 실망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여관 주인 A씨는 “할머니가 특별구호 대상자라서 지원금이 20만원밖에 안 나오는데 치료비가 걱정돼서 무료로 치료받을 곳을 찾고 싶어 했다. 빨리 입원하셨어야 했는데 서로 미루면서 안 된다고 했다”고 전했다.

그는 “몸이 안 좋으신 걸 알았지만 이 정도일 줄 몰랐다. 한참 돌아다니다 시립병원에 찾아갔는데 아들이 있다고 (무료 진료를) 안 받아주는 건 너무하지 않나”라며 “한국은 사람 목숨보다 법, 제도가 먼저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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