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핫핫핫]"입양아가 1위에 오르다니 감개무량"

입력 2011-04-0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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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비맥주, 진로서 내놓은 카스 인수 후 1위

지난주 유통업계 최대 이슈 중 하나는 오비맥주의 ‘카스’가 하이트맥주의 ‘하이트’를 제치고 1위에 등극한 것입니다. 묘하게도 카스의 1위 소식은 오비의 이호림대표(사진)의 취임 4주년 이틀 전에 거의 모든 매체에 보도됐습니다. 지난 1일 서울 모처에서 열린 이 대표의 취임 4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오비맥주의 임원은 “적으로부터 데려온 입양아가 1위에 올라 감개무량하다”고 말했습니다. 카스는 1994년 출시됐습니다. 17살이 된 이 친구의 인생을 돌아보면 이 임원의 말은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사실 카스는 1992년 진로쿠어스맥주가 설립되면서 1994년 전격 등장했습니다. 쉽게 눈치채셨겠지만 카스는 소주시장 1위인 진로 계열사의 맥주 브랜드로 출발했습니다. 1993년 이전까지만 해도 맥주시장은 오비(옛 동양맥주)가 절대적인 독주 체제를 구축하면 당시까지만 해도 조선맥주(현 하이트맥주)의 ‘크라운’이 넘보지 못하는 존재였습니다. 그러나 이후 조선맥주는 ‘100% 천연암반수’를 내세운 하이트 브랜드를 내놓으며 전세를 역전시켰고, 오비맥주는 점유율이 계속 하락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1994년 진로쿠어스맥주가 내놓은 ‘카스맥주’의 여파로 고전은 더해졌습니다.

이후 오비맥주는 두산에서 외국계 인베브로 주인이 바뀌고, 카스맥주 까지 흡수합병했지만 점유율은 40% 초반에 머물렀습니다. 이 때가 2007년 이호림 대표가 취임했을 시기이고, 오비의 시장 점유율이 40.6%였습니다. 하지만 오비맥주는 지난해 45.4%로 폭발적인 성장을 했습니다. 그 일등 공신이 카스로 하이트의 17년 아성을 깨뜨렸습니다. 진로쿠어스맥주가 모기업 진로의 부도 이후 우여곡절 끝에 현재 하이트-진로그룹의 일원이 됐으니, 하이트측에서 봤을 때는 옛날 버려진 자식이 현재 부모에게 칼을 들이대며 권좌에 올라온 형세입니다. 당연히 오비맥주로서는 적으로부터 입양한 자식이 옛 부모를 눌렀으니 감개무량할 수 밖에 없겠지요.

하지만 지난 금요일 기자가 오비의 이 대표에게 카스가 1위에 올라 감격이 남다르시겠다 물으니 크게 기뻐하는 모습을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카스브랜드가 올 1월 반짝 1위를 차지했지만 아직 전체 맥주시장 점유율에서 1위를 기록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빠르면 이번 달부터 진로와 하이트의 통합영업이 시작됩니다. 이 대표는 이와 관련해 지난해 기자간담회에서 “내년에는 두려운 환경이 조성됩니다. 오비맥주의 1600명 임직원이 모두 똘똘 뭉쳐서 손실을 최소화할 것입니다”라고 비장한 각오를 밝혔습니다. 이 대표가 카스 1위에도 자만하지 않은 이유를 쉽게 알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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