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열패밀리]美 '곡물 거인' 카길 가문

입력 2011-03-11 10:59

곡물시장 75% 지배...지구촌 '밥상' 주물럭

“선거로 선출된 어떤 공직자보다 공공정책에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하던 인물이 은퇴했다. 그는 반 평생 카길의 내정과 미국의 농업, 그리고 미국의 가장 강력한 우방과 적국의 외교정책에 영향을 끼쳤다. 하지만 세계는 그에 대해 거의 들은 바가 없다”

미국의 곡물 거인 ‘카길’의 윌리엄 피어스 부회장이 은퇴한 1993년 당시 지역 신문에 실린 기사내용이다.

전세계 곡물시장의 75%를 주무르는 초국적 곡물기업 카길의 본질을 적나라하게 요약하는 대목으로서 자주 회자되고 있다.

카길은 전 세계에서 13만1000명의 직원을 거느린 거대 기업으로, 지난해 매출 1098억달러를 기록해 포브스가 선정한

미국 최대 비상장 민간기업에 꼽혔다.

▲윌리엄 카길 창립자(왼쪽), 카길 최초의 곡물창고(가운데), 창립자의 사위 존 맥밀란(오른쪽)

카길은 그럼에도 비공개 기업으로 가족 경영 형식을 146년간 유지하고 있다. 설립자인 윌리엄 카길과 그의 사위 존 맥밀란의 자손들이 회사 지분의 90%를 쥐고 있다.

카길은 미국의 남북전쟁이 끝나가던 1865년 아이오와주의 곡물창고에서 출발했다.

창립자인 윌리엄은 형제들과 함께 남북전쟁 이후 시작한 연방정부의 재건정책에 힘입어 사업을 확장했다.

정부가 사회기반시설(인프라) 확충의 일환으로 미국 대륙을 철도로 연결하면서 전미 지역의 곡물수요가 급증했다.

윌리엄은 전국에서 거둬들인 곡물매출로 보험, 제분, 석탄, 부동산, 목재, 철도 분야로도 발을 넓히는 등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윌리엄이 무리한 문어발식 사세 확장으로 은행에 지나치게 많은 채무를 짊어진채 사망하면서 카길은 일대 위기를 맞는다.

이때 윌리엄의 사위 존 맥밀란이 카길의 구원투수로 등장했다.

맥밀란은 1909년 윌리엄의 뒤를 이어 카길을 진두지휘하며 강도높은 구조조정에 나선다.

그는 핵심사업인 곡물거래를 제외한 대부분의 사업을 접고 재무건전성을 높이기 위해 회계과정을 투명화했다.

맥밀란의 노력에 은행은 카길의 신용을 확대했고 늘어난 신용으로 카길은 곡물사업에 집중했다. 캐나다, 네덜란드, 아르헨티나 등 전 세계 주요 도시에 지점을 설립하고 글로벌 곡물시장 석권에 나섰다.

카길은 1930년대 전보식(teletype) 곡물거래 시스템을 도입하고 곡물연구소를 설립하는 등 명실공히 업계를 선도하기 시작했다.

맥밀란의 손자인 존 맥밀란 주니어는 1940년대 카길의 새로운 리더로 사업을 다각화했다.

과거 창립자와 달리 유통에 집중하던 곡물사업을 재배에서부터 가공에 이르기까지 전 분야로 확대하며 종자유도 개발했다.

카길이 1964년 최초로 공개한 연간 실적보고서는 업계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당시 카길이 발표한 매출은 20억달러로 업계 최대 규모였다.

카길은 이후 1976~1995년 휘트니 맥밀란 휘하에서 비상장기업으로서는 상상하기 힘들 정도의 거대 곡물기업으로 거듭났다.

스페인과 아르헨티나에 대규모 곡물농장을 소유해 유럽과 남아메리카 시장까지 장악했고 곡물은 물론 사료, 소금과 철강까지 생산·가공·판매했다.

카길은 자사 홍보인쇄물에서 “우리는 당신이 먹는 국수의 밀가루, 감자튀김 위의 소금, 토티야의 옥수수, 디저트의 초콜릿, 청량음료 속의 감미료”라고 스스로를 자찬하고 있다.

21세기 접어들면서 카길은 선물거래에 필요한 재원과 인프라를 구축하면서 곡물 뿐 아니라 모든 분야의 상품거래와 곡물을 이용한 에너지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일례로 카길은 2007년 미국 중북부 네브래스카주의 옥수수 곡창지대 블레어에 옥수수 합성수지 공장을 설립했다. 카길은 이 공장에서 옥수수를 가공해 분해가능한 화학제품 폴리랙틱애시드(PLA)를 만든다.

PLA는 각종 포장재와 플라스틱은 물론 이불 의류 카펫의 원료로 쓰인다. 원유로 만들던 PLA를 옥수수로 만드는 것이다.

주정부는 카길의 옥수수를 이용한 사업을 환영하고 있다. 네스래스카 주당국은 “카길 공장은 일자리 창출 뿐 아니라 미국의 원유 의존도를 낮추는 역할도 수행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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