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문덕 하이트 회장 왜 배당 포기했나

입력 2011-03-09 11:01 수정 2011-03-09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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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 인수 후 실적 악화 ‘경영책임론’ 의식

▲하이트그룹 박문덕 회장
하이트그룹 박문덕 회장이 올해 지분에 대한 현금배당을 포기했다. 지주회사 설립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2005년 진로 인수 이후 경영난에 빠진 현 상태에서 배당금을 챙기기에 주변 시선이 곱지 않음을 의식했다는 것이 재계 안팎의 시각이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하이트홀딩스 이사회는 지난 3일 보통주 1주당 150원과 우선주 1주당 200원씩 22억9800만원 규모의 현금 배당을 결정했다.

이사회는 하나의 중대한 결정을 내렸다. 박문덕 회장의 지분 보통주 684만3432주(29%)와 우선주 74주에 대해 현금배당을 주지 않기로 한 것이다.

하이트홀딩스의 현금배당은 다음달 중으로 박 회장 이외의 다른 대주주와 소액주주들에게만 지급될 예정이다.

이번 이사회의 최대주주에 대한 무배당 결정은 박 회장의 경영 책임론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그룹 한 관계자는 “회사 상황이 좋지 않아 이사회에서 대주주들에게 배당을 하지 않기로 결정됐다”고 말했다.

하이트 그룹이 처한 현 상황을 분석해보면 박 회장이 맘 편하게 배당금을 챙길 수가 없는 실정이다.

그룹내 주력사인 하이트맥주가 재무건전성 악화와 시장점유율 하락 등 내우외환에서 벗어나지 못해 주류업체 1위 자리를 위협받고 있다. 2005년 인수한 진로의 실적 역시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진로 인수의 후유증은 지주사인 하이트홀딩스의 재무 안정성을 뒤흔들고 있다.

하이트맥주의 2010년 매출액은 1조223억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0.5% 오르는데 그쳤다. 영업이익은 1390억원으로 24% 줄었다. 순이익은 704억원으로 29%가 감소하면서 어닝쇼크 수준의 성적을 냈다.

2009년 실적부터 감소세를 보이기 시작한 진로 역시 2010년 매출액은 7055억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4% 올랐으나 영업이익은 869억원으로 24% 줄고, 순이익은 622억원으로 49% 급감했다.

주력계열사의 실적 부진은 지주사인 하이트홀딩스의 실적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 하이트홀딩스는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과 비교해 47% 줄었다. 영업이익은 53% 감소했다.순이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특히 하이트홀딩스의 재무건전성은 이미 적신호가 켜진 상태다. 이 회사의 부채비율은 2008년 53%에 그쳤으나 2009년 장·단기 차입금의 급증에 161%로 껑충 뛰었다.

부채비율의 증가세는 2010년에도 계속 돼 178%를 기록해 독점규제및공정거래에관한법률(이하 공정거래법) 위반 기준에 육박하고 있다. 공정거래법은 부채비율이 200%를 넘어설 경우 악화 원인 조사 후 유예기간과 함께 시정명령을 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그룹 회장이 배당을 포기했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면서 “박 회장의 배당 포기는 경영 악화에 대한 도덕적 책임감의 표현으로 읽혀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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