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출신을 CEO로"…금융권 패러다임 바뀐다

입력 2011-03-09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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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모피아(옛 재무부와 마피아의 합성어)와 삼성 금융계열사 출신들이 독점했던 금융권 최고경영자(CEO)에 민간 또는 내부출신이 중용되면서 CEO 패러다임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이는 현장 중심의 경영으로 직원들과 소통을 통해 조직안정 등 현안을 해결하는 한편 업무에 대한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이종휘 행장부터 시작된 내부출신 은행장 계보를 이어갈 전망이다. 오는 16일 진행되는 우리은행장 후보 면접에 참여하는 이순우 우리은행 수석부행장, 우리금융지주의 김정한·윤상구·정현진 전무, 이병재 우리파이낸셜 사장, 김희태 우리은행 중국법인장 등 6명 모두 우리은행 출신이기 때문이다. 앞서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 역시 연임에 성공하면서 내부출신 CEO의 명맥을 이어가게 됐다.

또한 통상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의 행장은 차관급 관료가 내려오는 자리였으나 공채출신 행장이 조준희 기업은행장이 선임되면서 모피아들이 독점했던 CEO에 내부출신이 중용되고 있다.

민병덕 국민은행장은 지난 2001년 구 국민은행과 구 주택은행간 통합 이후 첫 내부 출신 행장에 이름을 올렸고, 서진원 신한은행장도 내부 출신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들어 모피아들은 산업은행, 기업은행 등 과거 독점했던 국책은행장에서 조차 민간 출신에 밀리고 있다”며 “정부가 대주주인 우리금융에서도 박병원 회장(재정부 차관)을 제외하면 관료들이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반면 차기 외환은행장으로 내정된 윤용로 전 기업은행장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명맥이 끊어진 고위 관료 출신 시중은행장 계보를 다시 이어갈 전망이다.

이같은 CEO 패러다임의 변화는 보험업계에서도 불고 있다. 과거 삼성 금융계열사 출신 CEO들이 득세했으나 최근 대기업들이 그룹 내에서 자체적으로 성장시킨 인물을 발탁하고 있는 것이다.

한화손해보험 CEO는 삼성 금융 계열사 출신이던 권처신 전 대표에서 제일화재(계열분리 이전 한화그룹 계열사로 현재의 한화손보), 한화증권, 대한생명 등을 두루 거친 박석희 대표로 바뀌었다.

또 대한생명도 기존의 신은철 부회장 외에 차남규 사장이 지난달 각자대표로 발탁됐다. 신 부회장이 삼성생명 등을 거친 영입 인사였던데 비해 차 대표는 1979년 한화그룹에 입사한 이래 30여년 이상 재직해온 정통 한화맨이다.

동부화재도 지난해 김순환 부회장이 동부CNI 부회장으로 옮겨가며 김정남 대표가 회사를 책임지고 있다. 김 부회장이 30여년 가까이 삼성생명, 삼성화재 등에서 일하다 2004~2010년까지 동부화재를 이끈 반면 김정남 대표는 동부그룹에서 잔뼈가 굵은 내부 인사다.

보험업계에서는 그룹 편입이나 회사간 통합, 재정비 등의 부여된 임무를 맡았던 삼성 출신 CEO들이 임기를 다하면서 자연스럽게 물갈이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조직소통과 안정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외부인사보다는 내부 인사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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