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n fun 동아리] 우리자산운용 '우산회'

입력 2011-03-08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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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오르며 끌어주고 밀어주고, 쓰레기 주우며 회사 홍보까지

▲우산회는 작년 10월 지리산 둘레길을 다녀왔다. (첫줄 오른쪽에서 세 번째가 차문현 대표)

우리자산운용 채권운용본부 크레딧분석팀 최현우 대리는 지난 17일 차문현 대표에게 메일 한 통을 보냈다.

(현빈) 라임씨, 이 길이 최선입니까?

(라임) 최고봉 한라산을 2월 마지막주에 다 함께 오르는 것만이 진정 최선입니다. 몰랐숑? (아! 우리회사 지원씨 사진을 첨부하고 싶지만 맞을까봐 보여줄 수도 없고) 라임이랑 현빈이랑 보고 싶음 빨랑 신청해 &^^&

‘마감주의!’라는 빨간 글씨로 끝난 장난스런 메일을 받은 것은 차 대표뿐이 아니다. 작년 8월 입사한 막내직원까지 최 대리의 센스에 즐거워했다. 우리자산운용 직원 120여명 전부가 우리산악회, ‘우산회’의 회원이기 때문이다. 매월 1회, 전 직원에게 산행 공지를 돌려 참가자를 모집한다.

산을 워낙 잘 타 ‘산신령’ 별명을 가진 차성녕 경영전략본부 전무는 “운용업무ㆍ미들오피스ㆍ백오피스 등 업무가 나눠져 직접 만날 기회가 없었던 직원들이 같이 산을 오르며 친목과 건강을 다지는 모임”이라고 우산회를 소개한다. 차 전무는 “서로 다른 분야에 있는 직원들과 고민을 나누다 보면 창의적인 해결책이 도출될 때가 많다”고 덧붙였다.

우산회는 지금까지 북한산ㆍ마니산ㆍ후지산 등 국내외를 넘나들며 산행을 즐겼다. 특히 지난 2009년에는 퇴근 후 금요일 밤에 배를 타고 출발, 새벽 4시에 일본에 도착해 10시간을 걸어 후지산 정상에 올랐다. 등반을 끝내고 두 팀으로 나눠 도쿄와 디즈니랜드를 돌아본 후 서울에 도착한 것은 월요일 아침 7시. 우산회 멤버들은 재빨리 집에 ‘들러’ 옷만 갈아입고 출근해서 다시 평소처럼 일했다는 전설이 회자된다.

전설의 주인공 중 한 명인 임선호 컴플라이언스팀 이사는 “13시간 동안 같이 배를 타고 가면서, 산에서 서로 끌어주면서 친해지지 않을 수 없었다”고 자랑한다. 실제로 우리자산운용이 ‘분위기 좋은 회사’로 손꼽히는 비결 중 우산회의 역할이 참 커 보였다. 식구들과 동행하거나 퇴직 임원들, 인턴 직원까지 산행에 참가할 정도로 가족적이다. 산을 내려와 함께 나누는 술 한 잔 뒷풀이에 사이는 더욱 돈독해진다고.

경남 통영의 사량도 지리망산을 등반할 때는 배 안에서 아침으로 김밥을 먹은 송현진 마케팅본부 대리가 체했다. 비상약을 미처 준비하지 못해 고생했지만 직원들이 모두 제 몸처럼 걱정해주고 끌어주었다고 한다. 산을 타다 보니 피부가 확실히 좋아지는 것을 느낀다는 송현진 대리는 “차 전무님이 제 가방까지 다 들어 주시는 등 다들 워낙 잘 챙겨주셔서 무작정 산에 오르기 시작했는데, 올라가다 보니 나았어요”하며 환하게 웃는다.

우산회를 통해 이들이 얻는 것은 친목과 건강뿐이 아니다. 우리자산운용 직원들의 산행에는 검정 비닐봉지가 필수품이다. 산을 오르며 눈에 띄는 쓰레기를 주워담아 ‘윤리경영’을 실천한다. 회사 조끼를 입고 쓰레기를 줍는 모습을 보고, 오며가며 만나는 등산객들이 “우리은행 고객인데 앞으로도 쭉 애용해야겠다”고 건네는 말이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다고 입을 모으는 우산회 회원들이다.

지난 2009년부터는 1사1촌으로 우리자산운용과 인연을 맺은 충주 하신마을을 연 4회 이상 찾고 있다. 근처 산을 등반하는 것보다 중요한 일정은 특산물인 삼색토마토, 무 수확 돕기. “땀흘린 후 먹는 막걸리는 취하지도 않는다”며 웃는 이들의 얼굴이 건강하다.

우산회는 지난 25일 인천에서 배를 타고 제주도로 떠나 한라산 백록담을 밟고 26일 돌아왔다. 이들의 다음 목표는 백두산 등반이다. 물론 우리자산운용 조끼를 입은 우산회 회원들의 손에는 어김없이 검정 봉지가 들려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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