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브랜드숍 최대 격전지 '명동'선 지금

입력 2011-03-07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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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m 사이에 숍만 무려 11개…호객행위 ‘눈살’

패션의 중심지 명동이 화장품 브랜드숍 간 최대 격전지로 떠올랐다. 각 매장마다 ‘초미니스커드’를 입고 마이크를 든 나레이터 모델들의 호객행위는 시끌벅적한 시장판을 방불케 하고 있다.

완연한 봄 날씨를 보인 주말의 명동 한복판은 거리로 나온 시민들을 비롯해 중국, 일본 등의 관광객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명동 거리에 온통 울려 퍼지는 소리는 마이크를 들고 외치는 화장품 브랜드숍의 판매원 목소리. 명동 쇼핑거리의 중앙로는 약 30M의 짧은 구간에 11개의 브랜드숍이 몰려 있다.

또 얼마 떨어져 있지 않은 명동 성당 부근 거리에도 똑같이 10개가 넘는 브랜드숍이 다닥다닥 붙어 있다. 업계에 따르면 미샤, 더페이스샵, 네이처 리퍼블릭, 이니스프리, 아리따움, 토니모리 등 약 11개의 브랜드 숍은 명동 쇼핑거리에만 평균 3~4개 이상의 매장을 두고 있으며 에뛰드 하우스는 무려 5개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이렇게 수십개나 되는 각 브랜드숍 매장에서는 나레이터 모델을 앞세워 더 큰소리로 “사은품 드립니다. 구경만하고가세요” “스루고토다케데모 다이죠부데스” “커이칸마” 등을 마이크를 통해 외쳐댄다. 또 지나가는 행인들을 붙잡고 사은품을 나눠주는 등 브랜드별 손님끌어들이기 경쟁은 그야말로 치열했다. 이에 눈살을 찌푸리며 귀를 막는 시민들도 적잖게 보였다.

40대 여성 이 모씨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명동거리가 이정도까지 시끄럽지는 않았는데 지금은 화장품 가게 앞 나레이터 모델들의 천편일률적인 말투가 귀에 박힐 정도인 데다 상품이 아닌 ‘성’적인 면에 초점을 맞춘 호객행위로 보여 불쾌하다”며 “예전까지만 해도 명동거리 하면 패션이라는 단어가 먼저 떠올랐지만 이제는 나레이터 모델의 목소리에 화장품 매장에 붙어있는 ‘세일 숫자’가 먼저 떠오를 정도”라고 말했다.

또 30대 후반 여성 김 모씨는 “이제 명동거리가 더이상 한국이 아닌 일본 쇼핑가로 변해버린 것 같은 느낌”이라며 “각 매장에서의 호객행위가 이제는 명동의 한 문화로 자리잡은 것 같아 특별히 불쾌한 느낌은 없지만 화장품 매장에서 쇼핑하다 보면 국내 시민들보다 해외관광객을 더 중요시 하는 것 같은 ‘역차별’느낌을 종종 받는다”고 말했다.

반면 10, 20대 젋은 층을 비롯한 해외관광객들은 이같은 호객행위에 대한 반감보다는 되려 거리의 활기를 더해주는 하나의 문화요소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이같이 각 브랜드숍이 명동시장에서 호객행위를 하며 해외고객 끌어들이기에 사활을 건 이유는 명동이 해외 관광객 여행코스 중 필수코스로 자리잡은 데다가 각 매장에서 일본·중국 고객이 매출의 대부부을 차지하는 등 해외시장에서 인지도를 높이는 데도 한 몫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명동 각 브랜드숍의 매출은 해외 고객 매출 규모가 전체의 80%를 넘어설 정도로 1회 구매량이 국내 고객의 10배에 달한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한 브랜드숍 관계자는 “국내 고객의 1명당 1회 평균 구매액이 1만원인데 비해 일본 고객은 30~50만원일 정도로 우리 매장 매출의 85% 정도는 해외 고객이 차지하고 있다”며 “아무래도 국내 고객보다는 매출 비중이 큰 해외 고객들을 타깃으로 판매를 하다보니 외국어가 능통한 종업원을 고용하는 등 해외 고객 편의를 위한 판매 방식으로 바뀌고 있는 상황이고, 한국어를 전혀 모르는 외국인들을 위한 호객행위가 필요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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