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톱의 길-日本에 묻다] ⑧ 게임-1

입력 2011-03-0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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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물 안 개구리’ 벗어나 글로벌 콘텐츠 개발하라

닌텐도와 소니로 대표되는 콘솔게임 종주국 일본이 세계 시장에서 점점 빛을 잃어가고 있다. 전통적으로 게임 시장의 강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던 일본이 세계 게임시장 점유율 하락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발간한 ‘2010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2009년 일본은 세계 게임시장의 전체 매출액(1173억7200만달러) 중 13.4%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이는 2007년에 비해 2.5%포인트, 2008년에 비하면 0.2%포인트 떨어진 수치로 2012년에 일본은 세계 게임시장 점유율의 11.3%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국내 게임시장이 세계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10년 3.6%, 2011년 4.0%로 향후 점차 증가할 것으로 점쳐진 것과는 상반된 분위기다.

승승장구하던 일본 게임 시장이 정체 상태에 빠지고 향후 전망도 낙관적이지 않은 원인은 온라인과 모바일로 대표되는 신규 플랫폼 확장 등 일본 내 게임 환경의 변화 때문이라는 것이 지배적인 분석이다.

이것은 비단 다른 나라 문제만은 아니다. ‘우물 안 개구리’처럼 내수 시장에만 머무를 수 없고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려야할 국내 게임업계에도 고민해봐야 할 과제로 다가왔다.

◇오타쿠과 변화의 물결=한 때 세상을 주름 잡던 ‘게임강국’ 일본이 변화의 물결에 제대로 흔들리고 있다.

일본 대중문화가 뛰어난 적응력으로 서양문화의 장점들을 흡수해 왔다는 것은 정설이다.

일본은 17세기 도쿠가와 막부 시대에 이미 독일과 민간 차원에서 문물교류를 시작했다. 이는 일본인들이 서구 문화에 대해 갖는 근본적 공포와 경계심을 늦추게 했다.

또 일본의 한 단면으로는 일명 ‘오타쿠’ 문화가 있다. 오타쿠란 일본의 존대 접두어인 ‘오’와 집을 지칭하는 한자 ‘댁(宅)’이 합쳐진 말로, 한 가지 일에 광적으로 집착한다는 뜻이다. 과거엔 좋지 않은 뜻으로 쓰였으나 지금은 게임, 애니메이션 마니아 정도로 쓰이는 경우가 많다.

남보다는 자신의 의식에 충실하고 남과의 관계성에 철저히 무관심한 폐쇄적 개인주의가 일본을 대표하는 문화적인 특성이다.

일본 게임 시장은 아케이드와 비디오 게임 시장이 대세를 이루고 있지만 온라인 게임과 모바일 게임 업체가 늘어나면서 서서히 게임 시장의 흐름이 바뀌고 있다.

일본의 게임잡지사인 엔터브레인(Enterbrain)의 분석에 따르면 비디오게임 하드웨어 시장규모는 2008년 4년만의 첫 감소세를 보인 이후 2009년에도 역시 전년대비 감소세를 나타냈다. 또 2009년 하드웨어 판매량은 1062만3200대로 전년대비 -13.5%의 성장률을 보였으며 매출액 역시 2165억엔으로 전년 대비 -13.6%의 성장률을 보인 것.

인구고령화와 신작 부재로 신규 수요 창출이 어려운데다 새로운 플랫폼으로의 변화가 비디오 게임 시장을 정체시키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20년 이상 비디오 게임에 익숙해져 있는 일본의 오타쿠들이 다른 게임에 적응하기에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전통적으로 콘솔이 강한 일본 게이머들에게 PC를 이용한 온라인 게임은 상대적으로 낯선 방식이고 온라인 게임 발전 속도 역시 인프라, 인구 규모, GDP 수준 등 일반적인 시장 매력도와 비교할 때 기대보다 낮은 편이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닌텐도는 위 핏 플러스 모델로 탤런트 김혜수를 기용해 친근한 이미지로 국내 시장을 겨냥,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
▲휴대용 게임기 닌텐도 DS시리즈 중 DSi

◇‘내수’는 그만, 기회는 있다!=내수 중심의 일본 게임업체들은 시장 침체에 대응하기 위한 고육책으로 해외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그동안 코에이(Koei) 등 일본의 유명 게임업체들은 전체 매출의 상당량을 내수에 의존하고 있었다.

소니 재팬 스튜디오 고바야시 부사장이 DICE Summit Asia 강연에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코에이는 전체 매출의 91.8%를 자국 시장에서 올리고 있으며 템코(Temco)와 스퀘어 에닉스(Square Enix) 역시 내수 시장 의존도가 각각 89.6%와 86.6%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바야시 부사장은 “상당수의 일본 게임업체들이 자국 소비자들에게만 통할 법한 게임을 개발해 온 것이 사실”이라며 “앞으로의 생존과 발전을 위해서는 침체를 거듭하고 있는 일본 시장에서 벗어나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타이틀을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침체된 일본 게임 시장에서 휴대용 게임기 닌텐도DS와 콘솔 위(Wii) 등은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일본 게임 전문 미디어 iid가 실시한 가정 내 게임 이용 실태 조사에 의하면 닌텐도DS의 점유율은 무려 90%에 이른다.

닌텐도의 성공 요인은 교육적인 요소를 가미, 게임은 부정적이라는 인식에서 탈피시키고 부모의 저항감을 최소화해 구매를 이끌도록 한 데 있다. 또 거실을 플레이 장소로 설정하고 가족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게임을 선보인 것도 인기몰이에 한 몫한 것.

이 전략은 국내에도 그대로 먹혀들었다. 닌텐도는 제품 출시 초기부터 장동건, 이나영, 송혜교, 원빈, 김혜수 등 톱스타를 모델로 기용해 소비자들에게 친근한 이미지를 심어주었다. 또 인파가 밀집해 있는 지역에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체험관을 운영해 직접 느끼고 체험해 볼 수 있게 한 점도 높이 평가받았다.

지난 2008년도 영업이익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일본 경제의 장기 불황의 늪에서도 승승장구했던 닌텐도지만 최근 스마트폰의 등장과 새로운 게임 소프트웨어 개발의 부진으로 유저들에게 식상함을 주었고 실적은 바닥까지 추락했다.

닌텐도는 지난달 26일 출시된 ‘닌텐도 3DS’로 다시 한 번 세계 시장 겨냥에 나선다. 전용안경없이 3차원(G) 동영상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는데다 통신 기능까지 갖춘 3DS에 벌써부터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게임 업계 관계자는 “닌텐도는 일본의 게임산업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늘 세상을 놀라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면서 “해외에 진출해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우리 기업들은 닌텐도의 성공과 실패가 던져주는 교훈을 꼭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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