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참 리더의 조건

입력 2011-03-04 12:04 수정 2011-03-04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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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혁 부국장 겸 증권부장

A사장은 회사를 마치 사유물처럼 생각한다. 사적인 이해관계로 의사결정을 내리기 일쑤다. 경영정보를 개인적으로 활용, 금전적인 이익을 취하기도 한다. 그러다보니 회사에 손해를 끼치는 경우도 있다.

B사장은 과거의 틀을 깨지 못한다. 신분이 180% 변했지만 구태(舊態)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우물안 경영을 하고 있다. 회사가 나갈 큰 그림을 그려야 하지만 주판알을 튕기며 숫자놀이 치중한다. 부하직원들이 답답해하는 건 불문가지다.

C사장에게 회사는 정거장이다. 외부의 힘에 의해 자리를 꿰차다 보니 회사에 큰 애착이 없다. 한 두건 생색나는 프로젝트를 터뜨리고 또 다시 다른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밖으로 나가 정치(?)만 한다.

D사장은 자칭 경영의 달인이다. 매사에 ‘북 치고 장구 치고’ 하다 보니 직원들은 뒷짐만 지고 있다. 언어의 유희를 즐기며 “내 지시대로 하라”고 외치지만 조직은 반응이 없다.

유학파인 E사장은 해외에서 배운 이론을 적용하면 무조건 생산성이 오를 것이라고 맹신한다. ‘얼리 어탭터’ 인 것을 자랑하며 직원들과 여러 가지 방법을 의사소통을 하려 한다. 그런 사장을 향해 직원들은 이상주의자라고 말한다.

지금까지 언급된 경영자들이 실제 인물은 아니다. 그러나 도처에 이런 유형의 경영자들이 조직을 이끌어 가고 있다.

그렇다. 경영자는 많은데 리더가 없는 게 현실이다.

경영전문가 공병호 박사는 “화가나 음악가와 마찬가지로 경영자는 사업을 통해서 자신을 세상에 표현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공 박사는 “자신을 세상에 표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때 감동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점에서 경영은 예술과도 맥이 닿는다.

리더로서 감동을 주려면 참 리더십을 갖춰야 한다. 소설가 김훈 씨가 말한 이순신 장군의 리더십은 시사하는 바가 많다.

“오늘은 흐리고 추웠다. 오수(부하)가 청어 365마리를 잡아왔다…”(난중일기) 이순신 장군은 전쟁 와중에서도 부하가 잡아온 청어 개수까지 정확히 기록하는 섬세한 리더십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이순신 장군은 자기 자신에 대해서는 굉장히 엄격했다. 고문을 받고 풀려나던 날 “오늘 옥문을 나왔다”라는 단 한마디의 말을 할 정도로. 타인에겐 섬세하고 자신에겐 엄격하다보니 참 장군으로 추앙받는 것이다.

미국의 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은 “자질이 뛰어난 사람들을 발굴해 옆에 둘 수 있는 탁월한 감각을 지닌 사람이 리더”라고 규정했다. 그리고 그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자질이 뛰어난 사람들이 맡은 일을 수행하고 있을 때 그들이 무슨 일을 하든 간섭하지 않는 충분한 자기 절제력을 지닌 사람은 유능한 리더”라고 말했다. 많은 경영자들이 뛰어난 사람들을 발굴해 옆에 두는 것까지는 그런 대로하는데 문제는 절제력이 없다는 게 루스벨트 대통령의 생각이다.

강렬한 카리스마가 있다고 해서 유능한 리더라고 생각하면 오해다. 참 리더는 듣고, 공유하고 함께 간다. 내 목소리는 죽이고 남이 내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임직원들 머리와 마음속에 있는 무언가를 터트려 주기 위해 노력한다. 더 나아가 임직원들이 마음 놓고 실수할 수 있는 기업문화를 만들어 간다. 경영자가 이런 덕목을 갖추고 있을 때 그 기업은 창조적 상상력이 넘쳐난다.

높은 자리에 않아있다 해서 다 리더는 아니다. 자신의 성격을 바꿔가면서까지 참다운 조직을 만들려고 노력하는 사람만이 진정한 리더다.

얼마 전 한 취업 사이트에서 대학생들을 대상으로‘우리 사회에서 그래도 가장 존경할 만한 집단이 있다면’이란 설문조사를 했더니 가장 많은 응답자인 21.8%가 ‘경영자’를 선택했다. 교육인(17.1%)이나 시민단체(10.3%)보다 경영자를 더 존경한다고 하니 격세지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사회가 존경하고 있는데 경영자도 변해야하지 않겠는가. 존경을 받고 있다는 건 그만큼 책임감이 크다는 얘기다.부하 직원 마음속에 있는 고독을 건드리는 경영자, 그런 경영자를 많아 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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