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후재팬, 입시부정 사건 불똥으로 곤혹

입력 2011-03-04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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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후 질의응답사이트 악용...앞으로도 속수무책

인터넷 포털 사이트 야후재팬이 일본 사회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대학입학시험 문제 유출 사건과 관련 ‘부정의 장’을 제공한 대가로 곤혹을 치르고 있다.

부정의 장이 된 야후재팬의 ‘지혜주머니’는 한국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지식인’처럼 이용자들끼리 궁금증을 제시하고 해결하는 코너.

입시 부정을 저지른 수험생들은 지혜주머니의 이 같은 방식을 악용해 휴대전화로 입시문제와 해답을 실시간으로 주고받았다. 결국 이 사건에 연루된 한 입시학원생이 경찰에 구속됐다.

일본 사회에서는 밀실공간에서 치러지는 입시가 정보기술(IT)에 의해 얼룩지자 비난의 화살을 야후재팬의 지혜주머니에 퍼붓고 있다. 끊임없이 진화하는 인터넷이 생활의 편의를 넘어 사회의 혼란을 초래했다는 이유에서다.

야후재팬의 지혜주머니는 야후가 2004년부터 시작한 일본 최대 규모의 무료 질의응답 사이트로 현재 749만명의 회원이 등록해 활동하고 있다.

여기에는 하루 5만건 이상의 질문이 쏟아지며, 이에 대한 응답건수도 12만건을 훌쩍 넘는다.

문제는 범죄나 사생활 침해와 관련한 사안들은 키워드를 통해 검열에 걸리지만 이번 같은 입시문제 유출은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는 점이다.

야후 측은 “질문 내용만 가지고 현재 치러지고 있는 입시 문제라고 판단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해 지혜주머니에 큰 구멍이 있음을 인정했다.

그러나 야후는 “지혜주머니가 악의를 갖고 이용되면 예방할 도리가 없다”면서 “향후 감시체제를 강화할 계획도 없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에 대해 “첨단 기술의 폐해”라며 다른 IT 부문에서도 악용되는 사례가 잇따를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예를 들어 애플의 스마트폰인 아이폰은 다양한 응용프로그램(애플리케이션, 이하 앱)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일본의 유명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베스트셀러 소설 ‘1Q84’의 전자책 해적판이 나돌면서 애플에는 회사의 저작권 보호 능력에 불만을 품은 이용자들의 불만이 빗발쳤다.

애플은 방대한 앱을 일일이 보호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었다.

현재 전세계에서 앱은 35만개가 넘는다. 스마트폰이 등장한 2008년 800개에 불과하던 것이 2년반만에 440배나 증가한 것이다.

이와 유사한 사건이 발생해도 방관할 수밖에 없는 것이 업계의 현실이다.

일본의 질의응답 사이트인 OK Wave의 가네모토 사장은 “야후 덕분에 질의응답 사이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이번 사건으로 관련 사이트에 대한 좋지 않은 인식이 생기게 돼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OK Wave의 경우 교과서나 문제집의 해답을 가르쳐달라는 질문은 무조건 삭제하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비용은 많이 들지만 검열 기능을 강화해 사고를 미리 방지하기 위한 회사의 노력이다.

전문가들은 기술 향상에만 주목하기보다 그에 따른 사각지대에도 관심을 쏟아 범죄의 온상이 되는 것을 미리 막아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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