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카다피 최대 위기...軍 일부 시위 동참(종합)

입력 2011-02-21 14:28 수정 2011-02-21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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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다피 아들 "시위 지속시 내전 발생할 수도"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가 연설하고 있는 모습을 현지 국영 TV가 20일(현지시간) 방송했다. (AP/연합)
리비아의 민주화 시위로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가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카다피 국가원수에 충성했던 군도 일부 시위대에 동참하고 나서 카다피 정권의 붕괴가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관측까지 제기되고 있다.

카타피의 아들 사이프 알-이슬람은 반정부 시위가 지속될 경우 내전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도 개혁 요구를 받아들일 의사가 있음을 내비쳐 국제사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전통적으로 카다피 국가원수에 대한 반대여론이 높은 제2의 도시 벵가지는 20일(현지시간) 사실상 시위대의 손에 넘어간 상태며 일부 군인도 시위대에 동참했다고 CNN방송이 보도했다.

현지 병원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날 반정부 시위대는 폭탄을 실은 차량 등을 이용해 벵가지 시내에 있는 알파딜 아부 오마르 군 기지를 공격했으며 이를 진압하려는 보안군이 실탄을 발사하면서 25명이 숨졌다.

국제인권단체인 휴먼라이트워치(HRW)는 이날 하루 최소 60명이 사망했으며 시위로 인한 희생자는 최소 233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카다피 국가원수의 아들 세이프 알-이슬람은 지금까지 사망자가 40명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정부는 언론과 인터넷 차단에 나서 정확한 사망자 집계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일부 군인들이 시위대에 합류한 가운데 압델 에후니 아랍연맹 주재 리비아 대사도 이날 정부가 무고한 국민을 살상하고 있다면서 사직하는 등 반정부 분위기가 급격히 확산되는 양상이다.

에후니 대사는 "시위대가 정상적인 것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카다피는 국민을 잃었기 때문에 조만간 정권이 무너질 것"으로 내다봤다.

주로 벵가지에서 이뤄졌던 반정부 시위는 이날 수도 트리폴리와 서부 해안지역 등으로 퍼지면서 이번 시위 사태를 동부지역에서 봉쇄하려던 카다피 정부의 노력은 사실상 무산됐다.

리바아 동부의 부족인 '알주와이야'의 지도자는 정부가 시위대에 대한 탄압을 중단하지 않을 경우 24시간 내에 서방국가로의 원유수출을 차단시킬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도 리비아 정부에 유혈진압 중단을 촉구하고 나서면서 리비아가 시민혁명에 성공한 튀니지와 이집트의 전례를 따를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실었다.

필립 크롤리 미 국무부 공보담당 차관보는 이날 성명에서 "사실을 확인 중이나 수백명의 주민이 사망했다는 믿을 만한 소식을 접했다"면서 "평화적인 시위대에 대한 폭력 사용에 강력하게 반대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카다피의 유력한 후계자로 거론되는 알-이슬람은 이날 관영TV로 생중계된 국민 연설을 통해 반정부 시위가 계속될 경우 내전 가능성을 경고했다.

그는 "리비아가 튀니지와 이집트와 다르다"면서 "무기를 들고 마지막 총알이 남을 때까지 싸울 것"이라고 밝혀 42년간 리비아를 통치해 온 정권을 순순히 내줄 뜻이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아랍 위성TV 방송인 알-자지라는 카다피 국가원수가 베네수엘라로 출국했다고 보도했으나 알-이슬람은 "아버지는 리비아에 있으며 군으로부터 변함없는 지지를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일부 군사 기지와 탱크, 무기 등이 반정부 시위대에 장악된 사실과 함께 이번 시위에서 군이 시위 대처 훈련을 받지 않아서 실수를 저질렀다고 밝혀 유혈진압 사실을 처음으로 간접 인정했다.

알-이슬람은 조만간 '역사적인 국가적 이니셔티브'를 내놓겠다고 말해 소요사태를 진정시키기 위한 개혁조치를 곧 발표할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일부 제한조치를 철폐하고 헌법과 관련한 논의를 시작할 용의가 있다"면서 "언론법과 형법 등을 포함해 일부 법도 개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943년까지 30년간 리비아를 지배한 뒤 지금까지 정치·경제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이탈리아 외교부도 리비아가 헌법 개정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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