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로에 선 손학규

입력 2011-02-20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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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보선 결과, 명운을 가를 듯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기로에 섰다. 박지원 원내대표와의 불협화음이 수면 아래로 잦아들자 이번엔 4.27 재보선에 대한 우려가 깊어졌다. 세를 넓히며 압박하고 있는 정동영 최고위원도 언제든 전면공세로 전환할 수 있다. 반면 이를 잘 헤쳐나간다면 위기는 한순간 기회로 바뀔 수 있다. 민주당에 뿌리를 착근시킴과 동시에 차기 대권주자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굳힐 수 있다. 위기와 기회의 기로에 선 것이다.

관건은 4.27 재보선 결과다. 불리하지 않을 것 같던 선거흐름이 유력인사들의 잇단 불출마로 난관에 봉착했다.

강원도지사 선거의 경우 후보0순위였던 권오규 전 경제부총리가 끝내 마음을 돌리지 않고 있고, 조국 서울대 교수 또한 손 대표가 직접 만나 설득했음에도 불구하고 분당을 보선 출마에 부정적이다. 안방인 순천에선 민주노동당의 단일후보 양보 요구가 갈수록 거세지고 있고, 재야 수장인 김근태 고문마저 공개편지를 통해 손 대표 압박에 가세했다. 여기에다 친노 진영의 지원을 받던 김경수 봉하재단 사무국장마저 김해을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재보선 밑그림을 다시 짜야 할 상황에 이르렀다.

반면 한나라당은 한승수(강원도)-정운찬(분당을)-김태호(김해을)로 이어지는 총리벨트 카드를 만지작거리며 역공에 나섰다. 재보선 4곳 중 최소한 3곳(강원도, 김해을, 순천)의 승리를 기대했던 4.27전략이 밑동부터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상황이 악화되면서 당내 비주류는 손학규 차출론을 꺼내들 태세다. 무관(원외)의 손학규가 직접 나서 흐름을 바꿔야 한다는 얘기다. 비주류를 중심으로 간간히 제기되던 의견이 점차 당 전반으로 확산될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호남의 한 의원은 20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손 대표 측에서) 정략적으로만 볼 문제가 아니다”며 “사즉생의 각오로 결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주류에 속한 또 다른 의원은 “만약 이번 재보선에서 진다면 손 대표는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며 “그럴 바에야 직접 나서는 게 여러 전략상 오히려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손 대표 측은 ‘도대체 의도가 뭐냐’며 불쾌감을 숨기질 않고 있다. 강훈식 정무특보 지난 18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일부 비주류 쪽에서 그런 얘길 하고 있는데 이는 ‘손학규 흔들기’로밖에 볼 수 없다”며 “무덤 파놓고 들어가라는 것이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또 “기본적으로 여당선거는 조직선거고, 야당선거는 바람선거”라며 “여당후보가 정해졌을 때 야당도 상대에 맞게 후보를 내서 바람을 일으켜야 하는데, 이는 전혀 앞뒤가 맞지 않는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지난 10.3 전당대회를 통해 화려하게 부활, 차기 주자로서의 입지를 굳히고 있는 상황에서 자칫 분당乙 출마가 패배로 이어질 경우 사실상 대권 도전은 어렵지 않겠느냐는 시각이 깔려있는 것이다. 이는 지난 18대 총선에서의 아픈 경험과도 무관하지 않다. 손 대표는 지난 대선 패배 직후 치러진 총선에서 당대표로서 희생을 감수하겠다며 서울종로에 나섰다가 패배, 오랜 시간 동안 춘천에서 칩거하며 권토중래(捲土重來) 해왔다.

그럼에도 마땅한 돌파책이 보이지 않는 손 대표로서는 이래저래 4.27재보선이 그의 명운을 가를 분기점임에는 틀림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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