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명가 재건’… 이서현 부사장의 야망

입력 2011-02-17 11:00 수정 2011-02-17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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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사장 승진후 발빠른 행보…제2 ‘빈폴신화’ 구체화

2000년대 거리에는 자전거 로고로 유명한 ‘빈폴’이 물결을 이뤘다. ‘갤럭시’ 정장은 성공한 남성들의 전유물로 여겨졌고 일명 ‘이건희 정장’으로 일컬어지는 ‘란스미어’는 CEO전용 수트가 됐다. 젊은 여성은 물론 중년여성까지 ‘구호’와 사랑에 빠졌고 패셔니스타는 더 이상 ‘원정쇼핑’을 가지 않고 청담동의 ‘10 코르소 코모’를 찾는다.

이 모든 것은 국내 1위 패션업체 제일모직의 작품이다. 그리고 그 뒤에는 삼성가(家)의 차녀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이 있다.

제일모직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패션 왕국을 건설하겠다’는 그의 꿈이 한층 무르익고 있다. 올초 부사장 취임이후 문화체육관광부 주관으로 개최된 ‘한국패션의 새로운 방향 모색’정책간담회를 통해 모습을 드러내는 등 ‘글로벌 브랜드와 세계적인 디자이너 육성’을 강조하며 본격적인 경영활동을 시작했다.

패션전문가인 그가 본격적으로 제일모직을 이끌어나감에 따라 그간 2차전지 등 정밀화학 중심으로 성장해왔던 제일모직이 ‘패션명가’로서 본연의 모습을 되찾을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이 부사장은 내년 상반기에 신규 SPA(제조·유통·판매 일괄) 브랜드 론칭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 패션 브랜드를 만들겠다’는 그의 숙원사업이 첫 시동을 걸었다. 무려 3년 넘게 준비해온 신규 브랜드는 ‘유니클로보다 품질은 좋게, 자라보다 감도는 높게’라는 이 부사장의 특별 지시아래 디자이너만 최소 30~40명 동원돼 준비작업이 한창이다.

제 2의 ‘빈폴 신화’를 이룩하겠다는 것. 서울예고와 미국파슨스디자인스쿨을 졸업한 이 부사장이 2002년 제일모직 패션연구소 부장으로 부임하며 만들어낸 첫 번째 신화가 바로 ‘빈폴’이다. 이 부사장은 빈폴 제품 품평회 등에 일일이 참가하며 ‘빈폴’에 애정을 쏟았다. 빈폴 영역을 맨즈, 레이디스, 골프, 진, 키즈, 액세서리 등 6개 서브라인으로 확장시켜 외형을 키우도록 주문한 것도 이 부사장이다. 특히 2003년에는 대형 플래그십 스토어 빈폴 종합관을 오픈하면서 패션 유통의 새 역사를 썼다.

이 같은 애정에 힘입어 빈폴 매출은 2005년 3000억원을 돌파했고 지난해에는 5000억원의 고지를 넘겼다. 전 세계에서 폴로를 제친 유일한 토종 브랜드 ‘빈폴’을 만들어낸 이서현 부사장이 다시 한번 ‘브랜드 신화’를 써내려 갈 예정이다.

국내 명품시장도 이 부사장의 행보에 집중하고 있다. 패션·명품에 정통한 그가 국내 명품산업 발전에 가장 큰 기여를 했다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잇 브랜드’인 발망, 토리버치는 물론 발렉스트라와 릭오웬스도 그의 손을 거쳐 국내에 입성했다.

이 부사장은 요즘도 1년에 2~3개월을 해외에서 보낸다. 해외에서 트렌드를 직접 경험하고 ‘된다’ 싶은 느낌이 드는 순간 바로 국내에 들여오기 때문이다. 이에 이 부사장이 지난 14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한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1’ 행사장에 나타나면서 패션업계는 그의 바르셀로나 행을 두고 다양한 추측을 내놓고 있다. “이서현이 머무는 곳의 명품은 국내에서 만나볼수 있다”는 우스갯소리가 나돌고 있는 만큼, 토리버치·발렉스트라를 잇는 ‘잇 브랜드 론칭’이 관심받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제일모직은 해외 명품 브랜드를 가장 공격적으로 들여오고 국내 제품의 고급화에 가장 노력을 기울이는 기업”이라며 “이를 주도한 이 부사장이 앞으로 어떤 제품을 내놓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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