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 전세 재계약 ‘비상’...2년전보다 최대 2배 뛰어

입력 2011-02-15 07:53 수정 2011-02-15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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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판교신도시의 전세 재계약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 2009년 2월 입주 초기에는 전세물량이 넘쳐 전셋값이 폭락했으나, 최근 전세물건이 씨가 마르는 통에 전셋값이 최대 두배까지 치솟고 있다.

입주 2년째를 맞는 새 아파트의 전셋값 급등 현상이 지난해 서울 송파, 서초 등 서울에 이어 올해는 판교신도시에서 재현되고 있는 것이다.

오른 전셋값을 감당하지 못한 이 지역 서민들은 용인 등 싼 전세를 찾아 이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전셋값 최대 2배↑..‘전세난민’ 급증=15일 부동산114와 현지중개업소에 따르면 지난 2009년 2월 입주를 시작한 동판교 봇들마을 1,2단지의 전용면적 85㎡(분양면적 106~109㎡) 초기 전셋값은 1억3000만~1억5000만원이다. 그러나, 현재 전셋값은 2억9000만~3억원을 호가한다.

2년 전 전세를 싸게 구했던 세입자들은 재계약을 하려면 가격을 2배나 올려줘야 하는 것이다.

한 달 뒤인 2009년 3월에 입주를 시작했던 판교 원마을 9단지 전용 85㎡도 입주 초기 1억5000만원까지 떨어졌던 전셋값이 최소 1억원 이상 올라 현재 2억6000만~3억원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판교 W공인 관계자는 “전세를 싸게 놔주는 중개업소에는 주인들이 물건을 안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판교신도시의 현재 전셋값은 3.3㎡당 936만3000원으로 이 지역의 전세 시세가 처음 조사되기 시작한 2009년 7월(679만5000원) 대비 38%가 뛰었다.

전셋값이 큰 폭으로 뛰면서 판교신도시에는 전세 재계약을 포기하고 나가는 명 ‘전세 난민’이 늘고 있다.

올해 판교 신도시에서 입주 2년차를 맞는 아파트는 총 1만6300여가구에 이른다.

판교 인근 K공인 대표는 “입주 당시 새 아파트인데도 전셋값이 분당신도시보다 훨씬 낮아 용인, 분당, 수원 등 인근지역에 거주하는 서민들이 많이 유입됐었다”며 “강남권과 달리 서민들이 많이 살다보니 오른 전셋값을 부담하지 못해 이사를 가는 사람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판교신도시는 이 때문에 2년 재계약 물량이 시장에 나오면서 전세난을 겪는 다른 지역과 달리 전세물량이 증가하고 있다.

반면 용인, 수원, 분당 등의 전세시장에는 판교에서 나온 세입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2년 주기 급등락..잠실, 서초와 닮은꼴= 최근 입주 2년차 아파트의 전셋값 급락·급등세는 서울 송파, 서초구 등 강남권에서 먼저 나타났다.

송파구의 경우 잠실 저밀도지구 재건축 입주가 시작됐던 2007년에 5523가구, 2008년에는 무려 2만2800여가구가 한꺼번에 쏟아졌고, 2008년 말에는 서초구 반포 자이(3410가구), 2009년 7월에는 래미안 퍼스티지(2444가구)가 입주했다.

당시 강남권에 쏟아진 새 아파트는 해당 아파트는 물론 주변지역 전셋값 하락을 가져왔고 저렴한 전세를 찾는 세입자들을 빨아들이는 ‘블랙홀'’노릇을 해 2008년 가을부터 2009년 초까지 서울, 수도권 전역에 이어진 ‘역전세난’을 촉발하기도 했다.

그러다 2년 재계약 시점을 맞는 작년 가을부터는 전셋값이 급등해 송파구와 서초구의 경우 입주물량이 쏠렸던 2008년 말 대비 현재까지 전셋값이 각각 46.7%, 38.5% 상승했다.

반포 자이 116㎡(전용 85㎡)는 2008년 말 3억원 안팎이던 전셋값이 현재 6억000만~7억원으로 2배 이상 뛰기도 했다.

◆“아파트 위주 공급 탓..전셋값 널뛰기 계속될 것”=전문가들은 아파트 위주의 주택공급 구조상 강남, 판교와 같은 전셋값 널뛰기 현상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되풀이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대량 공급, 대량 입주 구조는 결국 시장 침체기에 대량 매물로 이어져 가격이 급락했다가 다시 급등하게 만드는 것이다.

박원갑 부동산1번지 소장은 “과거 죽전택지지구, 동탄신도시 입주 때도 대단위 입주 여파로 전셋값 변동이 심했다”며 “전세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지는 새 아파트일수록 2년 마다 고비가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주기적으로 되풀이되는 전세문제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서민들을 위한 소형주택 및 임대주택을 꾸준히 공급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박원갑 소장 “전세는 가수요가 없고, 당시의 주택 수급상황을 고스란히 반영해 수급이 약간만 꼬여도 역전세난과 전세난을 반복할 수 밖에 없다”며 “소형 분양 및 임대주택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제도적 방안을 마련하는 것 외에는 뾰족한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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