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사라진 돈가스ㆍ족발…먹을거리도 '날벼락'

입력 2011-02-10 11:12 수정 2011-02-10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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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처분 가출 90% 이상 돼지가 차지…판매중단·가격인상 등 고육책 ‘안간힘’

“죄송합니다. 돈가스는 이제 팔지 않습니다.”9일 본지 기자가 찾은 서울역 근처 분식점에 돈가스 메뉴가 매직펜으로 지워져 있고 대신 옆에는 이같은 문구가 적힌 종이가 붙어있다.

구제역이 계속되면서 유통업계를 넘어 식당가에도 후폭풍이 몰려든 것이다. 일부 식당에서 삼겹살 가격이 치솟고 돈가스·족발 메뉴가 사라지고 있다.

구제역과 관련해 지금까지 살처분된 가축은 300만 마리 안팎에 이르고 있으며 이 가운데 90% 이상이 돼지가 차지한다. 이 때문에 시중에 유통되는 돼지고기 공급량이 줄면서 가격은 치솟아 돈가스 음식점들은 메뉴 가격을 인상하거나 판매를 일시 중단하는 등의 고육책을 써가며 불황을 벗어나고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농수산물유통공사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전국 재래시장과 소매점에서 돼지고기 삼겹살(중품)은 500g당 평균 1만110원에 팔렸다. 구제역 발생 직전인 지난해 11월말 8500원과 비교하면 30% 급등했다.

이에 따라 삼겹살 가격이 1000원에서 최대 3000원까지 큰 폭으로 올랐다. 여의도 식당가는 삼겹살 가격이 1인분에 평균 9000원이나 1만원이었지만 현재는 1만2000원이 넘는다.

식당 직원은 “돼지고기가 너무 올랐는데 손해보고 팔순 없어 일부 메뉴 가격을 올렸다”며 “인근 음식점들도 사정은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음식프랜차이즈 브랜드 스쿨푸드는 최근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지를 띄워 ‘구제역 발생으로 돈가스 메뉴 판매가 일시 중단된다’고 밝혀 가격인상 대신 판매중단이라는 고육책으로 구제역 여파에 맞서고 있다.

비비큐가 운영하는 돈가스전문점 유나인도 돼지고기값이 올라 영업자체가 어렵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아워홈 사보텐의 경우는 아직까지는 미리 확보해 놓은 물량이 있어 돈가스 가격을 올리지는 않은 상황이다.

시내 식당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서울역 주변에서 분식점을 운영하는 상인은 “작년에 비해 돼지고기 공급가격이 30% 이상 올랐는데 성수기인 봄이 되면 공급난이 더 심해져 가격폭등을 불보듯 뻔하다”며 “물량확보가 어려운 상황에서 팔지 않는 게 가게 운영에 효율적이다”고 말했다.

근처 또 다른 식당에서는 돈까스, 제육볶음 등 돼지가 주원료인 음식의 가격을 인상해 영업을 하고 있다. 식당 측은 “설 전 돼지고기 가격이 15% 올랐을 때만해도 가격을 올릴 생각이 없었는데 연휴 이후에 가격이 생각보다 더 많이 뛰었다”며 “1인분에 5000원이었던 제육볶음은 5500원으로, 돈가스는 7000원에서 7500원으로 인상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윤이 남기위해서는 1000원 이상씩 올려야하는데 손님들의 발길이 끊길것을 우려해 적자영업을 하고 있는 셈”이라고 하소연했다.

수제돈까스 전문점인 한 가게는 현재 대략 1개월 반정도의 돼지고기 물량을 확보했고 히레까스(7000원), 제육볶음(5500원) 등을 기존 가격대로 팔고 있으나 얼마나 판매를 지속할 수 있을지는 장담하기 어렵고 밝혔다.

돼지고기의 대표음식 족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족발거리로 유명한 공덕동과 장충동은 현재 일부 식당이 영업을 중단한 상태고 문을 연 곳의 절반은 가격을 인상해 구제역 폭풍에 맞서고 있다.

문래동에서 족발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는 한 상인은 “족발 가격을 3000원 인상했는데 서민들 반발도 만만치 않아 가격을 기존대로 하고 양을 줄이는 방법도 고민중”이라고 밝혔다. 식당가 상인들은 날이 따뜻해지면 돼지고기 성수기 시즌이 다가와 가격은 예년에 비해 최대 60%까지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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