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은행권의 악성자산 경고등이 다시 켜졌다.
미국 은행들이 분기별 실적보고서에 표기하지 않은 부실자산이 심각한 수준이며 악성자산 위험이 재부각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은행들이 금융당국에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9월말 기준 미국의 10대 은행들이 최소 일년 이상 투자포트폴리오에 보유한 미실현손실금은 138억달러에 달했다.
이는 은행들의 세전순이익의 21%에 해당하는 규모다.
미실현손실이란 보유자산의 원가에 비해 시장가치가 감소하면서 발생한 손실을 의미한다.
전문가들은 미실현손실 자산을 처분할 경우 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에 은행의 순익을 갉아 먹는 부실자산이 될 수 있다고 평가한다.
이른바 '애물단지'로 평가받는 레벨3 자산비중도 높다.
레벨3 자산은 자본시장에서 거래가 잘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시장가치를 평가하기 어렵다.
10대 은행들이 지난해 9월 30일 기준 보유한 레벨3 자산규모는 3670억달러로 자본의 42.6%를 차지했다.
일례로 씨티그룹의 레벨3 자산은 791억달러로 자본의 48%를 차지했다.
버트 엘리 뱅크컨설턴트는 "수많은 은행들이 레벨3 자산에 대한 정확한 가치를 모르고 있다"며 "담보채권을 비롯한 자산의 가치가 경기회복세에 따라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에 의존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