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톱의 길-日本에 묻다]정부 '통큰 지원'으로 세계 1위, 기술혁신으로 中추격 뿌리쳐야

입력 2011-01-31 11:12 수정 2011-01-31 13:02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글로벌톱'의 길- 일본에 묻다 ④디스플레이

中, 20조원 이상 투자, 한국 방식으로 한국 추월 야심

3D 등 첨단시장 선점해야 선두 유지

▲중국의 평면디스플레이 산업 4대 생산기지.(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1 삼성전자는 지난 20일 네덜란드의 디스플레이 연구개발(R&D) 전문기업인 리쿠아비스타의 지분 100%를 인수했다. 삼성전자는 인수 배경에 대해 차세대 디스플레이의 핵심기술로 주목받는 EWD(Electro Wetting Display) 원천기술을 확보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인수는 지난해 말 전격 이뤄졌다. 삼성전자는 이 기업을 인수하기 위해 1년여 동안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정확한 인수금액을 밝히지 않지만 업계는 지난해 의료기기전문 장비업체인 메디슨의 인수대금인 4000억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2 중국은 지난해 10월 경제정책을 결정하는 ‘제12차 5개년 규획’에서 ‘차세대 디스플레이’ 산업을 7대 전략 신흥 사업 중 하나로 정했다.

쿤산·난징 중심의 화동(華東), 베이징 중심의 화북(華北), 광저우·선전 중심의 화남(華南), 청두·몐양을 중심으로 한 서남(西南) 등 4개의 지역에 산업클러스터를 형성할 계획이다. 또 5~6개의 기업도 정부 주도로 적극 육성할 방침이다. 액정표시장치(LCD)와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에서 성장동력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중국의 대규모 투자, 한국을 잡아라= 최근 평면 디스플레이 패널 산업 흐름을 보여주는 두가지 조류다. 앞서는 자는 선두를 유지하기 위해 고심하고 뒤쳐진 자는 추격에 온 힘을 쏟고 있다.

특히 중국은 정부의 계획 경제 하에 성장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과거 한국이 그랫듯 정부 주도의 대규모 투자가 뒤쳐진 디스플레이 산업을 일거에 끌어올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치가 지난달 발행한 지난해 4분기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시장점유율 잠정치를 보면 매출기준으로 한국의 삼성전자는 25.3%, LG디스플레이는 26.6%를 기록했다. 한국 업체의 시장점유율을 합치면 51.9%로 세계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3위를 기록한 대만의 AU옵트로닉스(AUO)는 15.2%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다. 이어 대만의 치메이이노룩스(CMI, 13.3%)가 뒤를 이어 선두권과 큰 격차를 보였다. 한국 업체들이 반도체에 이어 LCD 패널에서도 독주체제를 굳힌 셈이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이 마음을 놓을 만한 상황이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중국의 LCD 패널 생산업체 TCL은 주강삼각주 지역인 선전에 월 9만장 규모의 8세대(기판크기 2200x2500mm) 생산공장을 건설 중이다. 중국 IVA는 장강삼각지역에 월 9만장 규모의 7.5세대(1950x2250mm) LCD 생산공장을 짓고 있다.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인 비오이오티도 베이징에 월 9만장 규모의 8세대 생산공장을 설립하고 있다.

이들 공장은 상반기에 완공돼 하반기부터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본격 가동에 들어가면 한국 업체들의 주력인 8세대 생산규모를 넘어선다.

한국이 지난 1990년대 산업은행 등 정부 지원 하의 저가 전략으로 일본의 도시바, 히타치, 샤프 등을 따돌렸 듯 중국 업체가 이를 해낼 수도 있는 것이다. 한국 역시 1990년대 전세계 시장의 90%를 장악한 일본을 따라잡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여겼다.

중국은 지방정부와 협력해 디스플레이분야에 1000억위안(20조원)을 지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패널 생산라인 건설 지원, 국가자금지원(R&D), 기업융자, 지방정부의 자금(지분소유 등)과 토지지원 등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위기 속 기회, 첨단 기술로 선두 유지해야= 과거 디스플레이 산업은 일본에서 부품을 들여오고 한국에서 LCD 모듈을 만들어 중국에서 조립하는 구조였다. 일종의 적대적 공생관계가 이뤄졌던 셈이다.

지금은 한국의 부품 기술이 발전해 일본의 의존도가 예전보다 낮아졌다. 중국은 2009년 국가개혁위원회가 마련한 ‘장비 제조업 조정 및 진흥계획’에 따라 디스플레이 부품소재부터, 생산장비, 공법 등 전 과정에서 국산화를 추진하고 있다.

예전의 공생관계는 무너진 지 오래다. 전문가들은 일본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앞선 시장점유율에 자만해 새로운 기술 투자를 소흘히 하면 언제든 뒤집어 질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3D, AM OLED 등 첨단 디스플레이 기술 시장이 열리는 것을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박성배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중국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면서 대만의 여러 업체들을 함께 끌고 가는 것은 아직은 기술력이 부족해 이를 갖추기 위한 것이다”며 “이런 가운데 첨단 디스플레이 기술들이 나오는 것은 한국에게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한국의 평판 디스플레이 패널 생산 업체들이 앞선 기술력을 바탕으로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생산능력을 높이는 데만 주력하지 말고 첨단 기술 투자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올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가전 전시회인‘CES 2011’첨단 디스플레이도 큰 관심거리 였다. 안경 없이 입체영상 시청을 가능하게 해주는 무안경 3D 디스플레이, LCD에서는 볼 수 없는 선명한 색감이 장점인 대면적 AMOLED TV 등이 전시됐다. 한국 업체들이 잡아야 할 차세대 시장이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탕탕 후루후루”·“야레야레 못 말리는 아가씨”…나만 킹받는거 아니죠? [요즘, 이거]
  • 변우석 팬미팅·임영웅 콘서트 티켓이 500만 원?…'암표'에 대학교도 골머리 [이슈크래커]
  • 창업·재직자 은행 대출 어렵다면…'중소기업 취업청년 전월세보증금 대출' [십분청년백서]
  • 서울고법 "최태원, 노소영에 1조3800억원 재산분할"
  • 단독 문체부 산하 한국문화진흥 직원 절반 '허위출근부' 작성
  • 새 국회 '첫' 어젠다는…저출산·기후위기 [22대 국회 개원]
  • 용산역 역세권에 3.7M 층고…코리빙하우스 ‘에피소드 용산 241’ 가보니[르포]
  • 육군 훈련병 사망…군, 얼차려 시킨 간부 심리상담 中
  • 오늘의 상승종목

  • 05.30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4,796,000
    • +0.84%
    • 이더리움
    • 5,242,000
    • -0.46%
    • 비트코인 캐시
    • 652,500
    • +0.69%
    • 리플
    • 727
    • -1.09%
    • 솔라나
    • 232,900
    • -0.38%
    • 에이다
    • 624
    • -2.04%
    • 이오스
    • 1,126
    • +0.09%
    • 트론
    • 155
    • -0.64%
    • 스텔라루멘
    • 149
    • -0.67%
    • 비트코인에스브이
    • 85,950
    • -0.58%
    • 체인링크
    • 25,350
    • -3.58%
    • 샌드박스
    • 610
    • -2.87%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