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벤처 신화를 쓴 변대규 휴맥스 대표

입력 2011-01-27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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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대규 휴맥스 대표
변대규 휴맥스 대표가 지난 1989년 연구실 동료 6명과 함께 휴맥스를 창업한 지 21년 만에 연 매출 1조원을 달성했다.

21년 전 서울대 제어계측과 대학원 시절 동기 6명과 포장마차에서 술잔을 기울이며 미래를 고민하던 변 대표는 한국의 휴렛패커드(HP)를 만들어 보자며 창업했다.

당시 하숙생 신분이던 변 대표는 기술신용보증기금에 찾아가 자본금 5000만원을 빌려 회사를 차렸다.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 휴맥스의 전신인 ㈜건인시스템이다. 창업 첫해 매출이 1억2500만원에 불과했으나 21년 만에 8000배가 늘어나 1조원을 넘겼다.

변 대표는 안철수연구소를 설립한 안철수 의장과 함께 대표적인 국내 벤처기업인 1세대다. 창업 이후 디지털 셋톱박스 단일품으로 세계시장을 공략해 휴맥스를 현재 이 분야에서 세계 4위에 올려놓았다. 15개 해외법인·지사를 설립하고 폴란드 등 7개국에 생산거점을 두고 있으며 전 세계 80개국에 셋톱박스를 수출한다. 매출의 98%가 해외 수출을 통해 벌어 들인 금액이다.

그는 자체 브랜드를 가지고 해외 법인을 세워 직접 영업하는 전략으로 세계시장을 공략해 매출 1조원 성공신화를 써 냈다.

변 대표는 “돌이켜보면 늘 도전하는 자세로 임했다”며 “한번도 시행착오를 겪지 않았던 적이 없었지만 그걸 빨리 보완한 게 휴맥스의 강점”이라고 말했다.

그에게 21년 동안 항상 성공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 96년 9월 셋톱박스 개발과 동시에 1000만달러 수출이라는 쾌거를 올린 기쁨도 잠시, 휴맥스는 엄청난 위기를 맞았다.

수출 대상이었던 방송사가 갑자기 유럽의 대형 방송사에 합병되면서 시장은 사라졌다. 게다가 이탈리아와 남아공에 수출했던 제품들에서 심각한 품질 문제가 발생했다. 많은 연구원들이 현지에 직접 나가 제품을 수리하기도 하고, 일부는 리콜, 폐기처분 하는 등 97년 상반기에 휴맥스는 핚 개의 제품도 수출하지 못하고 품질 문제 해결에만 매달려야 했다.

마케팅 네트워크도 현지 조직도 없는 소규모 기업이었던 휴맥스로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위기였다.

설상가상으로 97년 하반기에는 IMF 경제위기가 닥치면서 국내 거래업체가 부도가 났고, 이 여파로 휴맥스도 부도 직전까지 내몰리기도 했다.

그는 “휴맥스와 같은 기업이 많이 나오려면 국내에서 기반을 갖추고 해외시장으로 나가야 한다”면서 “CEO도 어느 정도 성공했다고 초심을 잃어버리는 행동을 해선 안된다”고 조언했다.

변 대표는 “1970년대 이후 창업한 기업 중에서 매출 1조원을 넘긴 곳은 웅진·이랜드·NHN·휴맥스 등 4~5곳에 불과하다"며 “한국은 대기업 독과점 구조가 정착되어 있어 벤처기업이 한국시장을 기반으로 자본을 축적하기란 힘들다”며 한국 경제의 구조적인 문제를 지적했다.

변 대표는 “전문경영인을 찾아 휴맥스를 맡기고 향후 지주사에서 사업의 기회를 찾는 일에 더욱 몰두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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