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2B 기업들 "소비자 앞으로"

입력 2011-01-20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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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Uㆍ디스플레이 패널ㆍ철강 …직접 파는 건 아니지만…

걸그룹 모델로 '젊은층 다가서기'

온라인 마케팅 넘어 SNS까지

기업 이미지 업, 인재 모으기 효과

"비용 들어도 시장 파이 커진다"

▲인텔의 소녀시대 캠페인 포스터. 인텔은 ‘2세대 코어 프로세스’신제품 홍보를 위해 소녀시대를 모델로 채택했다.(인텔코리아)
인텔이 새로 출시한 ‘2세대 코어 프로세스’의 홍보를 위해 국내 여성가수 그룹인 소녀시대를 모델로 선정했다. ‘비주얼 드림’이란 뮤직비디오를 소녀시대와 함께 제작한 것이다. 인텔은 자사 제품의 우수한 그래픽 성능을 알리기 위해 이 뮤직비디오를 아시아지역 홍보에 활용할 예정이다.

기업간 거래가 영업활동의 대부분인 B2B 기업이 소비자 홍보를 강화하고 있다. PC의 중앙처리장치(CPU) 홍보 모델로 걸그룹을 선택하는 파격 시도도 마다하지 않는다. LG디스플레이,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 등은 생소한 기술을 블로그에 쉽게 설명하는 데 열심이다. 조선ㆍ기계업계는 광고를 활용하며 기업 알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B2B 기업 “소비자에 기업 인식시켜라”= B2B 기업이 소비자 홍보를 강화하는 것은 자사의 이미지를 알리기 위해서다. 비록 소비자가 거래 상대의 주체는 아니지만 기업이미지를 높이는 것이 결국 영업활동에도 도움이 된다는 판단에서다.

이희성 인텔 코리아 사장은 지난 18일 서울 올림픽공원 우리금융아트홀에서 열린 신제품 발표회에서 “예전에는 인텔이 테크놀로지 리더십을 가지고 있었지만 지금의 젊은 세대는 잘 모르는 사람이 많다”며 “젊은 소비자에게 다가가기 위해 소녀시대를 모델로 택했다”고 말했다.

첨단 기술의 이미지 회복 뿐 아니라 ‘2세대 코어 프로세스’란 상표를 각인하겠다는 의미도 있다. 젊은 세대가 노트북이나 PC를 구입할 때 인텔의 제품 이름을 보고 선택하도록 유도하겠다는 전략이다. 인텔의 이번 제품은 ‘빌트 인 비주얼’ 기능을 통해 그래픽 성능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실제로 이날 신제품 발표회에는 소녀시대가 직접 출연해 제품 ‘비주얼 라이프 쇼’란 쇼케이스를 가졌다. 소녀시대가 등장함에 따라 10~20대 젊은 세대 1000여명이 참석하는 등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이들은 신제품 발표회에 입장하기 위해 시작 4시간 전부터 길게 줄을 늘어서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인텔은 전세계 PC에 들어가는 CPU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런 기업이 굳이 막대한 비용을 들여 새로운 홍보 마케팅을 펼치는 데는 시장의 파이를 키우겠다는 전략도 담겨 있다.

인텔이 취약한 태블릿PC 등 모바일 기기 시장이 성장하면서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이 사장은 “소비자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는 것은 시장의 전체 규모를 확장해 고객에게도 득이 될 것”이라며 이번 이벤트의 목적을 설명했다.

더이상 부품-완성품-소비자로 연결되는 시장 고리에서 마케팅은 완성품 업체 만의 전유물이 아니라고 인식한 것이다.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 블로그 초기 화면. 블로그에는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에서 생산한 디스플레이 패널이 들어간 제품 설명부터 OLED 기술 설명 등 다양한 내용이 올라와 있다.
◇온라인 마케팅도 적극 활용= 액정표시장치(LCD) 등 디스플레이 패널을 생산하는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부터 블로그를 운영했다. 지금은 블로그만 이용하고 있지만 기업 홍보를 위해 페이스북,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를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

블로그에는 제품과 기술에 대한 설명부터 맛집 추천, 문화탐방기 등의 다양한 이야기가 올라있다. 20일 기준 방문객은 27만명에 달한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온라인 소통 활동을 통해 IPS(In-Plane Switching) 기술이 무엇인지 일반 소비자들도 알게 되는 효과가 있다”며 “요새 소비자들은 스마트폰을 구입할 때 어떤 디스플레이가 들어갔는 지도 볼 정도로 똑똑해 졌다”고 말했다.

치열해지는 글로벌 경쟁 속에서 온라인 소통 활동이 기업의 위상을 제고하는 역할도 하는 것이다. LG디스플레이 뿐 아니라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 삼성전자, 대한제강 등이 기업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다.

대한제강은 소비자와의 접촉이 전혀 없는 철강회사임에도 지난 2008년부터 블로그를 운영한다.

대한제강 관계자는 “회사 직원의 의견과 친목을 나누는 단계에서 시작해 지금은 외부와의 소통을 위해 블로그 역할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프트웨어 공급회사인 히어세이랩스의 최고경영자(CEO) 클라라 샤이는 저서‘페이스북 시대’에서 “B2B 기업의 제품을 구입하는 기업도 개인이 아닌 조직의 결정을 통해 이뤄지는 것이기 때문에 SNS을 통한 정보 흐름의 개선은 기업 실적에 높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기업의 결정이 조직의 머리를 모아 결정되는 만큼 B2B 기업도 자사 홍보에 주력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파격적인 방법을 쓰는 사례도 있다. 러시아 조선업체인 ‘크레인십’은 지난달 누드달력을 제작해 화제를 모았다. 해외 홍보용이다. 이 회사는 해외에 잘 알려지지 않은 비교적 기업 규모가 작은 업체다. 미모의 누드 모델을 등장시켜 해운 업계에 자사의 존재를 알리는 시선을 끌어모기 위한 것이다.

◇ 광고를 통해 기업 알리고 인재 모으는 효과도= 소비자들은 제품을 누가 만들었는 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굴삭기 등 건설 중장비를 만드는 두산인프라코어 관계자는 “매출이 10조원 가까지 되지만 우리가 만드는 장비를 두산중공업이 만드는 줄 아는 사람이 많다”며 “효과적인 기업 홍보에 대해 고민이 많다”고 털어놨다.

이에 따라 두산인프라코어는 기업 광고를 활용하고 있다. 지난 2008년부터 지금까지 ‘글로벌 비즈니스’, ‘세상을 바꾸자’란 다양한 이미지광고를 TV를 통해 방영했다. STX조선 등 조선업계도 기업이미지 광고를 통해 기업을 알리기에 나서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을 알리는 것이 결국은 기업의 미래를 책임질 우수한 인재를 모으는 효과도 있다”며 소비자들과 직접 소통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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