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作心三日' 안되려면

▲부국장 겸 스포츠레저부장

토끼눈을 감았다가 떴는데 벌써 13일이 지나고 있다. 2012년 이맘때쯤이면 다시 흘러버린 시간을 되새김질하며 “한 일도 없는데 또 나이만 먹었군”하고 후회 아닌 후회를 할 것이다.

새해가 되면 어떤 형태로든 거대한(?) 목표를 세운다. 담배를 끊어야지, 술을 줄여야지, 외국어를 한 가지는 배워야지, 회사 일을 좀 더 열심히 해야지, 한 가지 분야의 전문가가 되어야지, 골프타수를 반드시 90타는 깨야지 등등. 그리고 목표한 바를 이루기 위해 실천의지를 불태운다. 하지만 1년이 지나면 결과가 뚜렷하지 않거나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는 것을 우리는 금방 안다.

‘무엇이 잘못 됐을까?’ 하고 반문해 보면 목표가 명확하지 않았다는데 있다. 금연을 하겠다고 남은 담배를 가위로 싹둑 잘라버리지만 뒤돌아서면 담배연기가 그리워지는 애연가는 작심삼일(作心三日)로 끝나기 일쑤다.

이는 목표가 명확하지 못해서다. 무엇보다 담배를 끊어야 하는 이유가 정확해야 한다. 나의 건강을 위해서인지, 가족을 위해서인지. 담배가격이 부담스러워서인지. 그런 뒤 철저한 계획을 세워야 한다. 끊는 목적과 방법까지 결정해야한다. 구체적일수록 높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하루 한 갑을 피웠던 끽연가라면 1일 10개비로, 2주일 뒤에는 5개비로 줄이는 식이다. 또한 담배를 끊어야지로 끝나서는 안 된다. ‘끊어야지’하는 미래형보다는 ‘끊었다’라는 현재형이 담배를 멀리하는데 더 힘이 실린다.

여행을 갈 때 무작정 여행을 가야지 하고 집을 나서보라. 어디로, 어떻게 가야할지 모른다. 목표와 목적이 상실된 것이다. 가는 곳을 안다면 도착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는 생활 속에서도 자주 일어나는 문제다. 여의도에서 잠실역까지 갈 때 교통편과 가장 빠른 길이 무엇인가를 먼저 검토한다. 시간과 경비절약을 위해 필요한 행동이다.

무엇을 원하는지 최대한 세세한 것까지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차를 구입할 때도 가격, 색상, 모델, 구입 시기, 브랜드 등 가능한 구체적일수록 목표를 이루기가 쉬워진다. 여기에 목적을 달성했을 때 그것이 가져다주는 혜택이나 이로움도 알아야 한다.

목표를 정했으면 그것을 마음에 담고 시각화해야 한다. 돌아올 설 연휴에 필드에 나선다면 그때까지 남은 시간을 어떻게, 무엇을 할 것인지는 분명해진다. 선수들처럼 특훈은 아닐지라도 몸 관리를 위해 술을 줄이고, 근력과 유연성을 기르고, 연습장을 가서 클럽을 휘둘러야 하는 것은 ‘그날 웃기위해서’ 해야 할 일임에 틀림없다.

이것 역시 막연해서는 안 된다. 당장에 드라이버 비거리를 늘릴 수 없다면 스코어를 줄여주는 쇼트게임부터 퍼팅연습에 많은 시간을 쏟아 부어야 한다. 요일별로 연습량과 연습할 것을 메모해 놓고 적어도 하루에 한 번씩 들여다보고 연습장을 찾아야 한다. 목표하는 타수를 머릿속에 그려두고 연습을 한다. 또 플레이할 골프장을 홀마다 상상하면서 샷을 한다. 원하는 타수를 정해 놓으면 더 낫다. 비록 상상력이지만 벙커나 해저드 방향을 피해서 샷을 날려본다. 핀과 남은 거리를 계산해보고 핀에 집중해 그린에 올린다고 생각하고 스윙을 한다. 어프로치도 30, 50, 70야드 등 거리를 정해 놓은 뒤 하는 것이 스코어를 줄이는데 큰 도움이 된다.

이처럼 목표를 적는 것은 목표를 이루기 위한 가장 강력한 비밀병기가 된다. 여기에 무엇 때문에 목표가 필요하고, 왜 목표를 세우는지를 아는 것은 더욱 중요하다.

작심삼일이 흐지부지될 때 다시 결심을 한다. 무엇을 원하고, 왜 원하고, 언제 원하는지를 분명히 한다. 초지일관(初志一貫)을 시각화 한다.

이를 위해서는 습관(習慣)이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습관은 여러 번 반복함으로써 저절로 익고 굳어진 행동이나 성질을 말한다.‘습관은 나와 365일 함께 있다. 습관은 자신이 시키는 대로 한다. 위대한 사람들의 하인이고 또한 모든 실패한 사람들의 하인이다. 위대한 사람들은 사실 습관이 위대하게 만들어 준 것이고 실패한 사람들 역시 습관이 실패하게 만들어 버린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