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송 LH사장, 사업조정 의지 현실 벽 부딪쳐

입력 2010-12-29 14:54 수정 2010-12-29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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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7조원의 부채를 앉고 있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강도높은 자구책과 사업조정 내용이 담긴 경영정상화 방안을 확정 발표했다.

LH는 경영정상화 방안에 내부혁신과 사업조정이라는 양대 축을 중심으로 부채 규모 축소 계획 등 국민 공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담아 냈다. 사업지구에 대한 연간 사업비 규모를 30조원으로 줄이고 무주택 서민 주거안정, 국가 균형 발전 등 주요 정책 사업은 지속하겠다는 내용 등도 담겼다.

사업조정은 보상이 끝난지구와 그렇지 않은 지구로 나눠 진행된다.

이미 보상에 들어간 276개지구 중 착공에 들어간 212곳(189조5000억원, 302㎢)은 공정률 및 공사 일정 조정, 부담금 납부 시기 조정 등 일정 재조정을 통해 투자 효율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조성공사가 시작되지 않은 64개지구(93조원, 96㎢)는 사업성과 투자비 회수가 용이한 사업장과 중장기적으로 수요확보가 어려운 사업장을 구분해 단계별 분할착공하거나 사업을 연기하는 방법으로 완급을 조절해 나가기로 했다.

특히 보상에 들어가지 않은 138개 신규사업지구는 사업성과 공익성을 따져 각 지구별로 주민.지자체 협의를 거쳐 조정방안을 마련한다는 복안이다. 이 사업지구에 대해서는 시기조정과 단계별 추진, 규모조정, 사업방식 변경, 시행자변경, 사업 재검토, 제안철회 등의 방식으로 조정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당초 일괄 발표하기로 했던 138곳에 달하는 신규 사업장 중 사업조정 대상지역은 이번 경영정상화 방안에서 제외됐다.

이번에 드러난 사업조정 지역은 안성뉴타운을 비롯한 총 5곳에 불과했다. 안성뉴타운은 면적축소(403만㎡ -> 85만㎡)가 결정됐다. 성남대장, 부안변산, 고성가진, 김제순동은 제안철회 등의 방식으로 사업을 철회했다.

경영정상화 방안에 사업조정이 제외되면서 이지송 LH사장은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거짓말쟁이가 되버렸다. 이 사장이 약속했던 취임1년째 되는 9월 말 사업조정 대상지역 발표도, 지난 10월 국회 국토해양위 국정감사에서 국민과 했던 11월 중 발표도, 12월 경영정상화 방안에 사업조정 내용을 담아내겠다는 약속도 지켜내지 못했다.

이지송 사장은 사업조정 사업장에 대한 구체적 내용이 수록된 백서까지 발간하며 국민들에게 "LH가 사업조정을 할 수 밖에 없는 이유 등을 소상히 밝히겠다"고까지 했지만 이번 경영정상화 계획에 내용이 빠지면서 거짓이 돼버렸다. 사업을 진행해야 할 사업과 포기해야 할 사업을 명백히 하겠다던 이 사장의 약속이 공염불로 날아간 셈이다.

하지만 양치기 소년이 되버린 이지송 사장과 LH만 탓할게 아니다. 이지송 사장은 내년 사업계획을 위해 사업조정은 반드시 필요하며 국민 혼선을 막기 위해서라도 빠른 발표가 있어야 한다고 줄기차기 주장해 온 터이기 때문이다.

강한 의지를 내비쳤지만 국회와 정부의 강력한 권력의 힘이 작용하는 현실 앞에서는 굴복할 수 밖에 없는 것이 공기업의 한계다. 이제 전국에 산재한 LH 신규사업지구 조정은 힘있는 정치권과 행정권한을 가진 정부의 몫으로 돌아갔다.

사업규모와 조정대상을 위한 가이드라인은 이미 LH가 설정해 놨기 때문에 국회와 정부의 승낙만이 사업조정 대상을 명확하게 확정 지을 수 있다. 그동안 사업조정 대상지로 끊임없이 오르내리는 지역 부동산 시장은 침체될 것이고, 이를 바라보는 주민들의 불안과 불만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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