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뷰-포인트] 보험사업의 기본은 소비자 신뢰

입력 2010-12-23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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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종 생명보험협회 부회장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시험 중 하나가 일본의 사법고시라고 하는데, 일본에서는 이보다 더 어렵다고 여겨지는 시험이 있다고 한다. 바로 검도 8단 승단시험이 그 것인데 합격률이 1%가 되지 않을 때가 많다고 한다.

검도 8단 승단 심사는 1년에 두 번 5월과 11월에 교토와 도쿄에서 각각 개최된다. 심사의 기준은 승패여부가 아니라 정신적 기술적 면모의 완성을 기준으로 한다. 따라서 시합에서처럼 상대를 이기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검도의 기본기를 바탕으로한 정확한 타격만 유효성이 인정되기 때문에 선수권대회 우승자도 호승심과 기교가 오히려 걸림돌이 되어 낙방하는 일이 많았다고 한다.

지난해 일본에서는 이 어려운 시험을 단 1회에 합격한 미야자키 마사히로 사범이 화제가 되었다. 물론 한번에 합격한 사례는 있으나, 미야자키 사범이 특별했던 이유가 있다.

미야자키 사범은 일본에서 가장 권위있는 전일본검도선수권대회를 1990년부터 1999년까지 10년간 6차례나 제패하는 등 전무후무한 대기록을 작성한 뛰어난 검도인이었다.

그러나 미야자키 사범의 검도는 발운용이나 방어법 등에서 일본 정통의 검도와 다소 거리가 있다고 한다. 강한 기본자세를 바탕으로 보폭을 변화시켜 상대를 혼란스럽게 만들고, 독특한 방어자세로 상대의 예봉을 흘려버리며, 이러한 스타일에 상대가 현혹되는 순간 공격을 한다.

그래서 일본 주류 검도계에서는 미야자키 사범의 검도는 정통검도의 品位와 正道에 맞지 않는다며 평가절하하여 왔었으나, 이렇게 정통에서 벗어난 미야자키 사범이 철저하게 기본기를 중심으로 평가하는 8단 시험을 단번에 통과하였다는 점 때문에 화제가 되었던 것이다.

비록 미야자키 사범의 검도가 다소 변칙적이었으나 정통검도의 기본기와 체계적 기술을 완벽하게 소화한 후 자신만의 검도를 완성시켰던 것이다. 이는 검도 뿐만 아니라 다른 스포츠에서도 적용되는 것으로 대가의 반열에 오른 선수는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본인의 독특한 스타일을 개발한 것이다. 따라서 초보자가 특정 선수의 스타일을 흠모하여 섣불리 모방하다가 고전하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는데, 이는 기본기의 부족에서 오는 문제다.

착실하게 기본을 다지며 체계를 갖추어 가는 것보다 단기완성과 속성이 각광받을 수는 있다. 특히 성과주의가 중시되면서 기본기 보다는 빠르게 습득한 기술을 가지고 단기에 성과를 내는 것이 미덕으로 여겨지던 때도 있었다. 보험업계도 소비자 신뢰 확보라는 기본에 충실하며 질적인 성장을 추구하기 보다 단기 실적위주의 양적 성장에 중점을 두었던 시절이 있었다. 설계사 증원, 판매채널 확대 및 영업현장에서의 과도한 경쟁 등을 통해 빠른 성장을 이뤄내기도 하였으나 이로 인한 문제가 적지 않았던 것이다.

2000년대 들어 보험업계는 보험산업의 발전에 가장 기본이라 할 수 있는 소비자의 신뢰를 바탕으로한 질적 성장을 추구함으로써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소비자보호 강화를 위해 광고심의제도를 강화하여 홈쇼핑 보험판매 등에 있어서의 허위?과장 광고의 문제점을 수정하였으며 불완전판매 근절을 위해 설계사 교육을 강화하고 각종 공시제도 확대를 통해 소비자에게 정확하고 빠른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사회봉사단 운영, 저소득층 대상 지원사업 등 다양한 사회공헌 사업을 전개하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함으로써 보험이미지와 소비자 신뢰 제고에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 중이다.

소비자 신뢰의 확보는 보험산업이 장기적이고 안정적으로 성장하기 위한 기본이므로 보험소비자의 권익보호를 통한 신뢰제고를 위해 소비자 보호제도를 합리적으로 운영하고 개선하는 등 지속적이며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소비자 신뢰라는 기본을 견고하게 쌓는다면 외부환경의 변화와 도전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으며, 여기에 보험업계의 노력과 장점을 더한다면 세계에서 당당히 경쟁하는 우리 보험산업의 미래를 어렵지 않게 상상해 볼 수 있다. 소비자 신뢰제고를 위한 노력을 다시 한번 다짐해 볼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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