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큰치킨'팔다가 통뼈 부러진 롯데마트

입력 2010-12-13 10:17 수정 2010-12-13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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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 역행' 프랜차이즈 반발...롯데마트 16일부터 판매중단

롯데마트 ‘통큰치킨’이 판매 일주일만인 오는 16일부터 중단된다.

롯데마트는 13일 고객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의 발표문을 통해 “당사의 애초 생각과는 달리 주변 치킨가게의 존립에 영향을 준다는 일부 여론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한 결과, 16일부터 판매를 중단키로 했다”며 “우리 사회의 다양한 의견을 적극 수용, 반영하는 차원의 결정이었다”고 밝혔다.

이날 여의도 파이낸스센터 동반성장위원회에 참석한 롯데마트 노병용 대표 역시“(치킨 판매가)본래 취지와 다르게 중소상권을 위협하게 된 상황에 많이 고민하게 됐다”며 “여러 의견을 수렴해 고민한 결과 중단키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노 대표는 “1년 판매를 약속했지만 중간에 중단하게 돼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고객들에게 사과했다.

이로써 롯데마트 통큰치킨은 9일 출시하자마자 롯데마트 매장별로 개점과 동시에 수십m씩 줄이 이어지는 등 4일동안 10만마리나 팔리는 최고의 인기상품이었으나 영세상인들의 생존권 침해논란을 불러일으킨 지 1주일 만에 매장에서 사라지게 됐다.

업계에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동반성장과 상생이 사회적 이슈로 자리잡은 가운데 통큰 치킨으로 인해 치킨프랜차이즈업계의 조직적인 반발과 공정위 제소방침, 정치권 압박 등이 판매를 접게 한 주요 이유로 보고 있다.

특히 정진석 청와대 정무수석은 트위터에서 “대기업인 롯데마트가 매일 600만원씩 손해보면서 하루에 닭 5000마리를 팔려고 한다”며 “혹시 ‘통 큰 치킨’은 구매자를 마트로 끌어들여 다른 물품을 사게 하려는 전략 아니냐”고 강하게 비난했다. 이를 본 한나라당 나경원 최고위원은 정 수석의 글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려놓고 동의의 뜻을 내보이며 롯데마트측을 강하게 압박했다.

정 수석의 트위터를 본 롯데마트 노병용 사장은 “물가 안정에 기여하고자 했을 뿐 동반 성장에 역행하려는 의도는 없었다”며 “당장 철회할 경우 부작용이 있고 해서 시간을 주면 잘 해결하겠다”는 답장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롯데측은 주말 동안 밤샘회의를 진행하는 등 통큰치킨의 판매 지속 여부를 숙고하며 13일 오전 판매 중단 결정을 내렸다.

한편 롯데마트는 사회의 다양한 의견을 적극 수용한다는 입장에서 판매중단 방침을 내렸지만 세간의 비난에 대해서는 적극 해명했다. 미끼상품 폄하와 관련, 단기간에 원가 이하로 판매해 고객을 유인하는 속칭 '미끼상품'과는 다르다며 ‘통큰치킨’의 경우 사전 대량 물량 기획과 기존 설비를 이용해 원가를 줄여 일년내내 판매하고자 한 저마진 판매전략의 일환이었다고 롯데마트는 설명했다.

게다가 ‘통큰치킨’의 경우 배달은 하지 않고, 방문고객에만 판매하며, 튀기는 시간 등을 감안하면 점별 하루 평균 300마리 밖에 팔 수 없는 한계가 있었고 또한 원하는 시간에 콜라, 치킨무, 할인쿠폰, 각종 소스 등을 함께 배달해주는 기존 치킨업소와는 분명 시장 차별적 요소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같은 조건에서의 비교를 통해 주변 치킨가게에 영향을 준다는 비판은 참으로 받아들이기 힘든 주장이었다는 것.

롯데마트는 이후 지속적인 공급을 위해 준비한 ‘통큰치킨’ 약 5만마리는 연말까지 각 점포 인근에 거주하는 불우이웃에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통큰치킨의 좋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예상치 못한 사회적 갈등 등으로 인해 판매를 중단하게 된 것에 대해 고객 여러분의 이해와 용서를 부탁을 구한다”고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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