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KTㆍLG U+ 초당요금제 합류

이통사는 수익 큰폭 감소...가입자 요금 절감은 미미

KT와 LG U+가 12월부터 휴대폰 음성통화 초당요금제를 도입했지만 실제 효과는 미미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소비자에게 실익이 없고 이동통신사 역시 수익만 감소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초당요금제는 음성통화 요금부과 방식을 기존 10초 당 18원에서 1초 당 1.8원으로 변경하고 별도의 통화연결 요금없이 사용자가 쓴 만큼 초 단위로 과금하는 방식이다. 이는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 2009년 9월 통신비 절감 정책의 일환으로 제시한 후 SK텔레콤이 올 3월 처음 도입한 것으로 KT와 LG U+도 이 대열에 합류하게 된 것.

통신업계에서는 이동통신 3사가 초당요금제를 도입한 것은 방송통신위원회가 이명박 대통령의 공약 사항인‘통신비 20% 절감’정책을 실현하기 위해 전방위로 압박한 결과라는 시각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KT와 LG U+는 정액제 가입자가 많은 상황에서 초당요금제의 실효성이 크지 않다며 도입을 반대해 왔지만 정부에 사실상‘백기투항’한 것이라는 얘기다.

이동통신 3사는 초당요금제 도입으로 사용자들은 1인 당 연 7500~8000원의 요금절감 효과를 볼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정액제 가입자가 많은 상황에서는 별 실익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이동통신 3사는 700억~2010억원의 수익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동통신 3사는 특히 음성통화로 거둬 들이는 수익이 점차 하락하는 상황에서 초당요금제를 도입하는 것은 통신비 절감이라는 취지와 맞지 않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다. 음성통화보다는 무선데이터 매출이 많은 상황에서는 별다른 효과를 낼 수 없다는 것.

실제 KT와 SKT의 지난 1·4분기 무선데이터 매출을 보면 이동통신사가 초당요금제 도입으로 인한 매출 감소에 직접적인 영향이 미미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KT의 무선 매출은 음성 가입자당 평균매출(ARPU)이 감소했지만 데이터 ARPU 상승과 가입자 수 증가로 전년 동기 대비 18.1% 성장했다. 특히 무선데이터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20.6%의 큰 성장률을 보였는데, 이는 지난 연말 출시한 유무선 통합(FMC) 서비스와 아이폰 등 스마트폰 시장 활성화로 데이터 ARPU가 전년 동기 대비 15.1%나 상승했기 때문이다.

SKT 역시 무선인터넷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8% 증가, 데이터 정액 요금제 가입자는 지난 3월 말 현재 348만여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이동통신 시장이 음성통화에서 무선데이터로 중심 축이 이

동하면서 음성통화에서 더 이상 매출 상승을 기대할 수 없는 처지에 놓인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동통신 3사가 정부의 초당요금제 도입을 수용한 것은 무선데이터 매출 상승이 배경이 됐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여론의 뭇매를 받는 것보다 초당요금제 도입과 함께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겠다는 뜻으로 보인다는 것. 더구나 내년부터 가상이동통신망사업자(MVNO)가 본격적으로 도입되면 음성통화 시장에서 요금 하락은 불가피하다는 것도 초당요금제를 도입한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