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카드가 7741억원 규모의 계열사 주식을 매각한다. 회사 측은 재무구조 개선 목적이라고 밝혔지만 금융권에서는 삼성그룹의 금융지주사 설립을 위한 사전 정지 작업과 법인세 감면 효과를 위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삼성카드는 11일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삼성화재 주식 200만주(처분금액 3810억원), 삼성증권 주식 314만3194주(2036억원), 삼성엔지니어링 주식 70만주(1284억원), 삼성정밀화학 주식 80만4760주(611억원)을 처분한다고 밝혔다.
주식 처분은 12일 이뤄지며 처분에 따른 이익은 약 6136억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권에서는 삼성카드의 이번 주식 매각을 삼성생명을 정점으로 한 금융지주사를 만들기 위한 사전정지 작업으로 보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삼성생명은 현재 26.41%의 삼성카드 지분을 갖고 있는데 삼성생명이 지주회사가 되면 삼성카드는 금융지주 자회사로서 각종 출자 제한을 받게 되기 때문에 미리 출자 지분을 처분한 것이라는 얘기다.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변화도 언급되고 있다. 순환출자로 복잡하게 얽혀 있는 그룹 지배구조를 계열사 주식 처분을 통해 단순하게 정리하고자 한다는 것이다.
법인세 절감 효과를 노렸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삼성카드의 현재 이월결손금은 1조2687억원 규모. 과거 카드대란 당시 대규모의 적자를 기록한 삼성카드는 세법에 의해 5년간 법인세를 감면받을 수 있는데 올해가 그 마지막 해다. 따라서 주식 처분으로 이익을 얻더라도 세금을 내지 않아 순익을 높일 수 있다.
이에 대해 삼성카드 관계자는“수익성 악화와 비용요소 증가 등 경영환경 변화에 따라 자체 자금을 추가로 확보,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보유 중인 주식 중 일부를 매각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주식 매각 대금은 차입금을 상환해 조달금리 부담을 낮추고 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한 영업자금을 마련하며 이월결손금을 해결하는 데 사용될 것”이라며 “각 용도별 규모나 비중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