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주택담보대출 한달만에 다시 증가

기업·가계 대출 모두 증가…수신은 감소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이 한달만에 다시 증가했다. 신규아파트 입주물량 및 중도금대출 취급 증가 등으로 집단대출이 늘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1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9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은 1조3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이는 한달만에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다.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은 정부가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대출규제를 강화한 지난해 9월 감소한 이후 10개월째 증가세를 보이다 지난달 집단대출이 주춤하면서 3000억원 감소했었다.

주택담보대출이 증가세로 돌아선 것은 집단대출이 증가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 금융시장국 김현기 차장은 “신규아파트 입주물량과 중도금대출 취급 증가 등으로 집단대출이 늘면서 증가규모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은행이 대출채권을 주택금융공사에 양도한 물량과 신규 보금자리론 판매량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은 2조7000억원 증가했다. 다만 마이너스통장대출 등의 감소로 은행의 가계대출은 1조3000억원 증가했다.

은행의 기업대출도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각각 1조9000억원과 5000억원씩 2조3000억원 증가해 지난 8월(3000억원)에 비해 증가폭이 크게 커졌다.

대기업대출은 경기상승세 지속에 따른 운전자금 수요 등으로 전월보다 1조7000억원 늘었고, 중소기업 역시 4000억원 증가했다.

김 차장은 “중소기업대출은 은행의 추석자금 지원, 일부은행의 우량기업대출 확대노력 등으로 크게 늘었다가 분기말 은행의 부실채권 상각 및 매각으로 줄어들어 월중으로는 소폭 증가에 그쳤다”고 설명했다.

기업 CP(기업어음)는 분기말 기업의 부채비율관리를 위한 상환에도 불구하고 일부 공기업의 인수합병(M&A) 자금 및 운전자금 조달 등으로 순발행이 지속돼 2000억원 증가했다.

반면 은행 수신은 2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은행의 수신은 9월에 정기예금 증가 폭 축소와 시장성 수신의 감소세, 수시입출식예금 부진 등으로 3조3000억원 줄었다.

은행의 정기예금은 지난 8월 7조3000억원 증가에서 9월에는 6조1000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대부분의 은행이 예금금리를 낮췄기 때문이다. 특히 시장성 수신인 양도성예금증서(CD)와 은행채를 통한 수신은 9월에 각각 2조8000억원과 4조7000억원 감소했다.

반면 자산운용사의 수신은 8월 6000억원 증가에서 9월에 2조원 감소로 돌아섰다. 은행 등 법인자금 및 개인자금 유출로 MMF가 감소했으며 주식형펀드에 대한 환매가 많이 늘어난데 따른 영향이다.

한편 증권사 자산관리계좌(CMA)를 뺀 광의통화(M2·평잔)의 전년동월 대비 증가율은 은행대출 등 민간신용이 크게 늘지 않은 가운데 전년동월중의 외국인 증권투자자금 급증에 따른 기저효과도 작용해 낮은 8% 내외로 추정됐다.